땅콩 한 봉지, 26일간의 논란

땅콩 한 봉지, 26일간의 논란

2014.12.31. 오전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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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한 달 가까이 세상을 떠들하게 했던 이번 사건은 땅콩 한 봉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른바 '갑질 논란'에 이어 '칼피아' 의혹으로 까지 확대된 이번 사건을 최원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앵커]

'땅콩 회항' 논란은 지난 5일 뉴욕에서 서울로 오려던 대한항공 여객기 일등석 칸에서 시작됐습니다.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내놓은 승무원 태도를 질책하다 여객기까지 강제로 돌려 서비스 책임자를 내리도록 한 게 발단이었습니다.

[인터뷰:회항 당시 일등석 승객]
"여승무원을 일으켜 세워서 밀친 것을 봤어요. 무릎 꿇은 상태에서 (매뉴얼을) 찾고 있었어요. 승무원들에게 내리라는 이야기, 너 내려, 너 내려 이러는 것을 들었어요."

재벌가 딸의 이 행동은 무소불위 논란과 세계적인 웃음거리로 이어졌고 결국 국토부 조사와 검찰 고발로 이어졌습니다.

사건 일주일 만에 조 전 부사장은 국토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허리를 숙이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조현아의 아버지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번 바랍니다."

이후 검찰은 대한항공 압수수색으로 운항기록 등을 확보한 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직원들을 조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객실 담당 상무의 증거인멸 정황을 일부 포착하면서, 조 전 부사장과 함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인터뷰: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허위 진술 강요한 것 보고받으셨습니까?)
"......"

항공업계 비리 이른바 '항피아' 논란과 국토부의 봐주기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회항 문제를 조사해야 할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 대다수가 대한항공 출신이라는 점이 드러났고, 한 조사관이 아예 대한항공에 조사 내용을 누설한 혐의까지 일부 드러나면서 구속된 겁니다.

결국 조현아 전 부사장은 불법 회항으로 승객과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고, 올해 마지막까지 우리 사회를 시끄럽고 또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YTN 최원석[choiws888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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