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살해' 도대체 왜?...내일 현장 검증

'세 모녀 살해' 도대체 왜?...내일 현장 검증

2015.01.11. 오전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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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화요일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던 '서초동 세 모녀 살해 사건'.

이 사건의 피의자인 40대 가장 강 모 씨는 생활고 때문에 가족을 죽이고 자신도 함께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어긋난 부정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무거운 죄'를 짓고 만 건데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생활고'라는 범행 이유는 여전히 석연치 않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경찰 조사에서 범행동기는 '생활고'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습니다.

두 딸과 아내를 살해한 강 모 씨는 3년 전 실직한 뒤 주식에 투자했다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5억 원 가운데, 2억 7천만 원을 날린 겁니다.

그러나 강 씨의 강남 아파트 가격은 10억 원 이상으로 집을 팔아 빚을 갚아도 최소 수억 원이 남습니다.

게다가 아내 통장에 3억 원이 있다고 진술한 점 등으로 미뤄 경제적 어려움이 이유라는 설명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엘리트로 강남에서 살아온 강 씨가 연이은 실패에 자포자기했고,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는 분석도 있지만 역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말 한 차례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하는 등 우발적 범행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가정생활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게 본인과 주변인의 진술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갈등은 없었는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만 죽으면 남은 가족들이 멸시받을까 두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없이 어렵게 살까 봐 걱정됐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가장이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엇나간 '가족주의' 문화가 동반자살 등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한국가정의 가장들은 가족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기보단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들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에 대한 인식도 좀 부족한 편입니다."

강 씨를 구속한 경찰은 내일과 모레 이틀에 걸쳐 현장 검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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