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술 못 뜨는 피해주민들...'망연자실'

밥 한술 못 뜨는 피해주민들...'망연자실'

2015.01.11.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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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순식간에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겨우 추위만 막을 수 있는 인근 초등학교 강당 바닥에 몸을 뉘었습니다.

잿더미로 변해버린 집 생각에 밥 한술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석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연초 날벼락 같은 화재로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주민들.

지자체가 급히 마련한 대피소에 몸을 뉘었지만 막막한 심정에다 여름용 텐트로 밀려드는 한기까지 더해져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기운을 내려고 지친 몸을 이끌고 밥 한술 뜨려 나서보지만 금세 목이 멥니다.

[인터뷰:최명숙, 피해 주민]
"불편한 거야 말해 뭘 해. 불편해서 잠잔 것 같지도 않고 (긴 한숨). 심정이 죽고 싶었어. 진짜."

망연자실, 실의에 빠진 이웃사촌을 바라보는 자원봉사자의 마음도 아프긴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정인균, 대한적십자 자원봉사자]
"이심전심이죠. 가슴 아프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데 연초부터 이러니까 의정부 전 시민들이 가슴 아플 거예요."

입고 있던 옷 한 벌만 겨우 건진 주민들을 위해 긴급 구호품이 도착했지만 헛헛한 마음은 여전하고, 아쉬운 마음에 뭐라도 하나 건질 게 있을까 집에 다녀온 주민은 참담한 현실만 확인하고 돌아와 말을 잇지 못합니다.

[인터뷰:윤영숙, 피해 주민]
"그래도 저희 집은 피해가 덜한데 바로 앞집에 강아지 키우는 아가씨 집이 다 탄 거예에요. 그걸 보니까 너무너무 가슴이 미어져서."
(지금 심정 어떠세요?)
"뭐라고 말을 못 하겠네요."

잠시나마 집에 다녀올 수 있는 주민들은 그나마 나은 편, 피해가 심해 들르지조차 못하는 주민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인터뷰:경찰 민원접수처]
"지금은 감식이 끝나지 않고 해서 들어가지 못하니까 들어갈 수 있게 되면 연락 달라고 하시죠."

집이 잿더미로 변해버려 건질 것 하나 없고 추운 겨울 오갈 데도 마땅치 않은 피해 주민들은 명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통한 신속한 보상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홍석근[hsk820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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