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무법자들...분노 조절 장애?

도로 위 무법자들...분노 조절 장애?

2015.01.22. 오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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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있었던 삼단봉, 가스총 사건 기억하시죠?

도로 위에서 생긴 실랑이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다툼 끝에 길에 서 있던 운전자를 차로 그대로 들이받은 사건이었는데요,

참으로 각박한 세상입니다.

먼저, 이윤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골목길에서 승용차 한 대가 후진을 합니다.

곧이어, 급가속을 하더니 앞에 서있는 사람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차에서 내린 남성은 바닥에 쓰러진 사람을 발로 찰 것처럼 위협합니다.

또 대수롭지 않은 듯 담배를 피우고, 자동차에 걸터앉아 다툼을 계속 합니다.

피해자는 앞서 500여 미터 떨어진 삼거리에서 차를 몰다 상대 운전자가 욕을 하며 빠르게 지나가자 뒤쫓아왔던 상황.

피해 운전자는 욕설을 한 이유를 따지려고 쫓아왔다가 이곳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말다툼을 벌이던 중 상대 운전자가 피해자를 차로 들이받은 겁니다.

[인터뷰:민병구, 경기도 수원시 세류동]
"갑자기 후진하더니 저한테 돌진해서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차에 부딪히고, 넘어진 상태에서… 차에서 그분이 내리시더니 저를 전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발로 차신 거예요."

이 사고로 피해자는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쳐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인터뷰:한문철, 변호사]
"이건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일으킨 사고로 보입니다. 자동차로 사람을 밀어버린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측면에서 일벌백계를 (해야합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단봉, 가스총으로 위협하는 것도 모자라 홧김에 사람을 치는 사건까지, 도로 위 다툼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앵커]
이렇게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도로 위의 무법자들이 요즘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동부간선도로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화면 함께 보시죠.

동부간선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급정거를 반복합니다.

화를 못참은 뒷차량 운전자, 차에서 내려 앞차 운전자에게 다가가는데요,

갑자기 후진을 하더니 뒤따라가던 운전자를 들이받습니다.

고의성이 다분해보이죠.

화가 난다고 해서 자동차로 일부러 사람을 들이받는 이런 행위,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등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인터뷰:손수호, 변호사]
"현행 판례에 따르면 자동차도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도 자동차를 휴대에 해당된다고 보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가해자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플러스 다른 징역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반성을 하고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으면 실형을 살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이른바 '삼단봉 사건' 가해자도 무거운 처벌을 받았는데요.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119차량을 뒤따라 끼어드려는데, 앞차가 끼워주지 않자, 삼단봉을 휘두르며 분노를 표출한 사건이었습니다.

얌체 차량 운전자, 앞에 차를 세우더니 다가와 이렇게 위협합니다.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결국 이 운전자는 구속 기소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 성남의 도로에서는 가스총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가해차량이 우회전을 하려고 가는데 깜빡이를 키지 않고 가자 뒤 차량이 앞 차량을 보고 경적을 울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앞 차량 운전자가 이렇게 가스총을 들고 뒷차량 운전자를 위협한 사건이었습니다.

[인터뷰:강연재, 변호사]
"트렁크를 열어서 야구방망이를 꺼내서 때린다든지 저렇게 차를 직접 사람 몸에 위협돌진을 한다든지 하는 거는 진짜 실형을 내려야 합니다. 다시는 저렇게 실수로 뭔가를 휴대해서 했을 때는 사람을 살인할 수 있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걸 빨리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잇따른 이런 사건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점점 분노하는 사회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드는데요.

전문가들은 삶이 각박해지다보니 양보나 배려심이 사라지고 분노가 표출되는 사회적 병리 현상이 숨어있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뷰: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사회적 스트레스 수준이 상당히 일정수준을 넘어섰다, 바꿔 얘기를 하면 이루려고 하는 목표와 이걸 이룰 수 있는 수단 간의 간극을 우리가 얘기를 하고 있는데 도를 넘다 보니까 분노가 마음 속에서 응어리가 지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촉발요인만 생기면 이제는 양보와 배려가 아니고 나에 대한 체면 손상, 불쾌감 때문에 바로 공격행위가 나간다."

[인터뷰:이동형, 시사평론가]
"주차 문제, 층간 문제, 식당의 서비스 문제 등 이런 것을 갖고 살인이 일어나거든요. 그런 것들이 사회가 점점 각박해진다고 보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더불어 사는 사회라고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우리가 예전부터 경쟁교육에 던져지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 속에서 30년을 누구를 이겨야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되니까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것 같은데"

양보하고 배려하는 관용의 문화 대신 경쟁만 부추기는 사회에서 경제도 어렵다보니, 마음 안에 '화'가 쌓이고 급기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하더라고 도로 위에서 흉기나 다름 없는 자동차로 상대를 위협하는 행위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행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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