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자수한 진짜 이유는?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자수한 진짜 이유는?

2015.01.30. 오후 5: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수사에 난항을 겪었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가 어젯밤 드디어 자수했습니다.

크림빵 아빠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경찰의 집중 수사로 미궁 속에 빠지는 줄 알았던 사건이 해결됐습니다.

소식을 들은 피해자 아버지는 경찰서로 달려와 자수해줘서 고맙다며 용서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인터뷰:강태호,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해자 부친]
"잡히지 않고 자수를 했다니까 엄청나게 고맙더라고요. 그리고 그분도 부인과 애들이 있을 거라, 어른들이 계실 거니까 그분들이 얼마나 상심이 크겠어요. 그래서 죽은 사람 편할지 몰라도 산사람은 고통스러울 것 같아 위로 좀 해주러 왔어요."

하지만 피해자 가족의 배려 깊은 모습에도 불구하고, 피의자가 보여준 태도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구심을 사게 했습니다.

[인터뷰: 크림빵 사건 피의자]
"죄짓고 못 삽니다. 사정이 있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피의자 허씨, 죄책감에 시달려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큰 소리를 치는 모습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자수하기까지 19일이라는 시간 동안 피의자는 무엇을 했고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사건을 한번 되짚어보겠습니다.

피의자는 사건 당일 동료와 함께 소주를 4병이나 마신 채로 운전을 했습니다.

만취 상태였기 때문에 분간이 잘 안 가지 않아 사람을 친 줄 몰랐다는 것이 피의자의 진술이었습니다.

[인터뷰:허 모 씨, 피의자]
(사고가 났다는 것을 전혀 모르셨나요?)
"알았습니다."
(아셨는데 왜 도망가셨어요?)
"사람이라기보다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어요."

사건 나흘 후에야 뉴스를 보고 사실을 알게됐다는 피의자.

하지만 피의자 아내에 의하면, 사건 당일 귀가한 남편이 자신에게 사람을 치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피의자의 거짓 진술에, 자수해서 고맙다던 피해자의 아버지도 절대 용서 못 한다면서 분개했습니다.

[인터뷰:강태호, 피해자 아버지]
"처음에 잘못했으면 말이 천 냥 빚을 갚는다고 말 한마디도 유가족한테 죄송합니다, 용서를 빌겠습니다. 그 한 마디 못 해줘요?"

[인터뷰:강태호, 피해자 아버지]
"진짜 자기가 잘못했으면 솔직하게, 어차피 자수도 지금 인정을 못 할 정도에요."

허 씨는 그동안 죄책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지만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크림빵 뺑소니가 국민적인 관심을 받아 언론에서 수사 내용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추이를 살피던 허 씨는 사건 열흘 만에 차량 수리에 나섰습니다.

발각될 것을 염려한 허 씨는 수리업체에 맡기지 않고 부품을 구입해 직접 수리했습니다.

또 차를 음성에 있는 부모의 집까지 가져가 수리하고 숨기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차량을 수리한 것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습니다.

부품을 구입하며 신용카드를 쓴 것으로 덜미가 잡힌 겁니다.

경찰의 수사 결과 천안의 한 대리점에서 가해 차량인 윈스텀 부품이 출고됐고, 결제시 사용된 신용카드를 조회한 결과 허 씨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카드사로부터 경찰의 신원 확인 요청이 왔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허 씨, 결국 궁지에 몰려 자포자기 상태가 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김성백, 청주 흥덕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저희가 이제 수사를 더 진행해서 윈스톰 차량으로 다시 차량이 특정이 돼서 바뀌었는데요. 윈스톰 차량 특정 후 저희가 청주뿐만 아니라 대전,충남지역의 부품가게라든지 정비업소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추적수사 활동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신분이 드러나다 보니까 심적 부담을 많이 느꼈고요."

피해자 유족들은 가족을 잃은 힘든 상황에서도 피의자를 용서하려고 노력했지만, 그의 양심 없는 모습에 자수로 인정할 수 없다며 실망을 표했습니다.

이제라도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