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송도 저어새 습지'

위기에 처한 '송도 저어새 습지'

2015.02.01.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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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은 람사르협약이 지정한 '세계 습지의 날'입니다.

국내에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곳이 19곳인데요, 이 가운데 '송도 습지'는 세계적 희귀조류 저어새의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그런데 송도가 대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서식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상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해의 관문 인천 앞바다에 송도 습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마다 겨울철새 마도요가 모여 갯벌을 콕 콕 찍어댑니다.

작은 칠게를 잡아 먹는 겁니다.

다른 한 켠엔 천연기념물 흰꼬리수리가 5년여만에 처음으로 송도를 찾아왔습니다.

이제 겨울이 가면 전세계에 3천마리도 남지않은 진짜 VIP 저어새 수백마리가 찾아와 번식할 겁니다.

[인터뷰:남선정, 인천 저어새 네트워크]
"다른 번식지와 다르게 이곳은 도심이잖아요? 한쪽에는 공단 한쪽에는 아파트 도심에서 번식을 하고 있다는 게 어디서든 볼 수 없는 매우 중요한 특징 같습니다."

이 결과, 송도를 기준으로 왼쪽 위 2.5㎢와 오른쪽 아래 3.61㎢가 지난해 '람사르습지'로 지정됐습니다.

현재는 송도습지 보전대책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황인근, 인천시청 해양환경팀장]
"저어새 등 송도갯벌의 주요생물과 습지의 순기능 보호, 복원 등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고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통해 천혜의 갯벌 자원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문제는 저어새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는 남동유수지 같은 곳입니다.

보전대책에는 먹이활동을 하는 갯벌만 있지 번식지에는 별다른 고려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매립지역이 점점 늘어나면서 먹이가 줄고 있는 것도 저어새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남동유수지에 2009년 모니터링이 실시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에는 저어새의 둥지당 번식률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대도시와 인접한 곳에 희귀 조류가 서식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입니다.

이런 귀중한 생태계가 더 훼손되기 전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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