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댓글' 부장판사 사표 수리

'막말 댓글' 부장판사 사표 수리

2015.02.14. 오후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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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 상에 막말댓글 수천 건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은 현직 부장판사의 사표가 수리됐습니다.

파문이 불거진 지 사흘만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구수본 기자!

사표가 수리됐네요?

[기자]
인터넷 상에 막말 댓글 수천 건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난 현직 부장판사 이 모 씨의 사표가 수리됐습니다.

대법원은 수도권 지방법원에 근무하던 이 모 부장판사가 어제 자로 사의를 표명해, 오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작성자 신분이 노출되지 않은 익명의 댓글을 작성한 행위를 '직무상 위법행위'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작성자의 법관신분이 공개되면서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받게 돼 사표를 수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사는 최근 인터넷 상에 정치편향적, 지역 비하성 댓글을 수천 건 상습적으로 달아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습니다.

이 판사가 작성한 댓글 중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모욕한 누리꾼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결을 비난하거나,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들을 조롱하고 호남지역 국민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포함돼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아이디 여러 개를 바꿔가면서 만 건에 육박하는 막말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습니다.

[앵커]
논란이 된 이후에 이 부장판사는 휴가를 낸 상태 아니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 판사는 파문이 불거지자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7일까지 휴가를 낸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법관 정기인사로, 이 부장판사는 설 연휴가 끝난 뒤부터 서울의 한 지방법원으로 옮기게 돼있었는데요.

그러니까 현재 몸담고 있는 법원 업무는 일단 후임자에게 모두 넘길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 부장판사가 정치편향성을 적나하라게 드러낸 만큼 옮겨간 법원에서 사건을 맡더라도 법관 기피신청 대상이 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결국 징계는 차치하고라도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할 거라는 전망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대법원이 이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시사했었는데, 징계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이 부장판사의 막말 댓글이 확인되자마자 대법원은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징계방침을 강하게 시사한 건데요.

실제로 대법원은 이 판사가 댓글을 작성한 경위와 댓글 작성 사실이 알려진 경위를 함께 조사해왔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앞서 밝힌대로 직무상 위법행위라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사건 처리를 모두 끝내도록 돼있지만, 이번 경우는 여기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워 사표 수리를 거부할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파문 초기에는 익명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을 이유로 제재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본인이 담당한 사건 관련 기사에도 댓글을 달고,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하며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구속 여부를 심리한 사실이 밝혀지며 사법 불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힘을 얻었습니다.

지금까지 대법원에서 YTN 구수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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