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버린 폐수 50만 톤...예외 조항 기대어 버티기?

바다에 버린 폐수 50만 톤...예외 조항 기대어 버티기?

2015.02.24. 오후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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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350여 개 기업이 50만 톤에 가까운 산업 폐수를 바다에 버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폐수 처리 설비 설치에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다에 떠 있는 거대 선박 사이에서 노란 물줄기가 보입니다.

기업들이 버린 공장 폐수와 폐수 찌꺼기인 '오니'입니다.

폐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 가고 이 바다에서 잡은 어패류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것입니다.

지난해 바다에 폐기물을 버린 기업은 모두 358곳, 폐기물 양은 49만 천 톤이나 됩니다.

환경운동연합이 조사해 보니, A4용지 등을 만드는 펄프제조회사, 무림 피앤피가 가장 많은 양의 폐수 6만 천여 톤을 바다에 버렸고, 국내 최대 닭고기 회사인 하림, 대기업인 한솔과, 유명 우유업체인 서울우유도 지난해 각각 5천 톤 이상을 바다에 버렸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산업 폐수를 바다에 버리는 국가는 우리나라 뿐.

지난해부터는 폐기하지 못하도록 결정했지만, 육상 처리시설을 준비하지 못한 기업은 2016년까지 계속 버릴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적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을 악용해 육상 처리 비용이 많게는 3, 4배 더 비싸기 때문에 기업들이 설비를 갖추는 기간을 최대한 늦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인터뷰:최예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소장]
"기업의 편의를 들어준 것으로 결국은 국민들의 공공의 환경 영역인 바다를 기업들의 이윤 추구에 의한 쓰레기 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결과가 됐습니다."

하지만 업체들은 육상에서 폐수를 처리하려면 대규모 설비가 필요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고, 정부 유예 기간인 올해 말에 맞춰 뒤처짐 없이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올해도 319개 기업들이 폐수 25만 3천여 톤을 바다에 버릴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기업들이 오는 5월 31일 바다의 날 이후부터는 해양 투기를 멈추고 다만 7개월이라도 빨리 바다를 숨쉬게 해주자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YTN 정유진[yjq0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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