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신입생 학과 없앤다...'기업식 개혁' 논란

중앙대, 신입생 학과 없앤다...'기업식 개혁' 논란

2015.02.27. 오전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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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앙대가 내년부터 1, 2학년 학과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인문학 등 비인기학과 폐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학과 구조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이 철저히 배제됐다는 반발이 거셉니다.

이형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에는 '학과제 폐지'를 발표한 중앙대.

지난 2010년 학과 수를 40% 줄이는 통폐합 안을 낸 지 5년 만에 다시 학과 구조조정안을 내놓았습니다.

[인터뷰:박상규, 중앙대 행정부총장]
"입학정원을 계열별로 조정하고 최근 3년간의 학생 선택 결과를 보고 저희가 유망 학문 쪽에 많은 정원을 배정하는 그런 자원 배분의 선택과 집중을…."

당장 내년 입시부터 학과 없이 신입생을 뽑게 되고, 이 학생들이 2학년 2학기가 됐을 때 학과를 선택하게 되는 겁니다.

이 같은 구조 조정을 위해 학교 측은 교수, 학생 등 학내구성원과 장기간 조율을 했다고 밝혔지만, 발표장을 급히 찾아 반대 목소리를 높인 교수들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조율'이란 말을 무색게 했습니다.

[인터뷰:김누리,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장]
"학생들을 상대로 마치 실험을 하겠다는 이런 방식들은 지극히 위험하다."

대학 측의 결정을 뒤늦게 알게 된 학생들도 '밀실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인기학과의 경우 정원을 늘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해결한다는 입장은 결국 기초학문을 도외시하게 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김동구, 중앙대 물리학과]
"1학년 때부터 이제 전공을 살리는 그런 게 더 맞는 거 같아요. (학교 방침은) 제가 봤을 때는 공대를 키우려는 성향이 좀 보이더라고요."

이런 가운데 다른 대학들도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맞춰 인문학보다는 이공계열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업식 대학 개혁에 대한 논란이 다시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형원[lhw9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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