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도 진료종목 따라 빈익빈 부익부

치과도 진료종목 따라 빈익빈 부익부

2015.03.02.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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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원 진료과목 가운데 힘은 적게 들고 수입은 많은 진료과에 의사들이 쏠리는 현상은 이미 알려져 있죠.

그런데 다 똑같은 것으로 보이는 치과에서도 종목에 따른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한 대학 치과병원에서 구강암 수술이 한창입니다.

교수와 전공의, 간호사 등 11명의 의료진이 6시간이나 진땀을 뺐습니다.

그런데 이 수술로 병원이 번 돈은 환자부담금과 건보 급여까지 모두 합쳐 55만 원.

반면 주로 비급여인 양악수술의 경우 비슷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수술비가 많게는 2천만 원이 넘습니다.

이렇다보니 병원 내에서도 자연히 돈이 되는 진료과목을 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치주질환이나 구강암, 사랑니나 물혹제거 같은 치료부문이 양악이나 교정같은 미용부문에 밀려 푸대접을 받는 것입니다.

[인터뷰:명훈, 서울대치과병원 교수]
"저를 가르쳐주신 스승님께 이렇게 힘든 길이고 또 보상이 없는 길이었다면 왜 저를 이렇게 많이 가르치셨습니까라고 그런 볼멘 소리가 나올 정도로..."

일부 병원들은 교수 개개인의 매출을 인센티브에 반영해 의료진의 사기가 더 꺾이기도 합니다.

이렇다보니 '돈이 안 되는' 치료 분야에는 지원도 꺼립니다.

국립병원이라 쏠림이 덜한 서울대치과병원도 교정이나 소아치과는 2:1 안팎의 지원율을 보이지만 구강외과나 병리과는 정족수를 겨우 채우거나 지원자가 아예 없습니다.

또 구강외과 내에서도 양악수술을 배우려는 전임의는 언제나 가득 차지만, 구강암 파트에는 몇 년째 전임의 지원자가 끊겼습니다.

[인터뷰:구기태, 서울대치과병원 교수]
"적절한 수가가 반영이 되고 급여제도가 현실화된다면 아마 후진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학문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치과 내에서도 극명하게 갈리는 빈익빈 부익부!

생명을 구하고 건강을 찾아주는 본연의 임무에 더 매진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가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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