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여성 집행유예..."이병헌 빌미 제공"

[앵커]
영화배우 이병헌 씨에게 음담패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수십억 원을 요구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협박녀들에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법원은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밝히면서, 피해자 이병헌 씨가 범행의 빌미를 줬다는 부분을 다시 한 번 지적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화배우 이병헌 씨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모델 이 모 씨가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함께 범행을 벌였던 걸그룹 멤버 다희 씨와 함께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것입니다.

이 씨는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고 서둘러 재판정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인터뷰:이 모 씨 측 변호인]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재판 끝나고) 나와서 얘기할게요."

두 사람은 지난해 여름 음담패설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퍼뜨리겠다며 이병헌 씨에게 50억 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이 돈을 목적으로 계획적 범행을 저질렀고, 이병헌 씨의 명예를 훼손한 점 등을 고려해 이 씨에게 징역 1년 2개월, 다희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조금 달랐습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과 마찬가지로 혐의 사실을 인정하긴 했지만 정상 참작 여지를 들어 두 사람에게 집행유예 2년씩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병헌 씨가 이 씨 등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 두 사람이 초범인데다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이병헌 씨가 나이 어린 피해자들에게 성적 농담을 하는 등 범행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유명 영화배우를 상대로 철없는 협박 행각을 벌여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두 사람은 겨우 구치소 행을 면하게 됐습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