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차고지까지 파고든 '도박판'

섬마을·차고지까지 파고든 '도박판'

2015.03.27. 오전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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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이슈오늘 (08:00∼10:00)
■ 진행 : 이종구 앵커

[앵커]
사회부 사건팀과 함께 하는 동분서주 오늘은 나연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나연수 기자,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이 도박을 하다가 걸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버스 차고지에 있는 휴게실에서 단체로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인 버스기사들과 도박장을 운영한 업자가 붙잡혔습니다. 경기도 부천시와 서울 양천구에 있는 전세버스 차고지 등 3곳 컨테이너를 빌려서 도박장을 차렸는데요. 명목상으로 휴게실이라고 불려서 모여서 같이 음식을 먹기도 하고 도박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전세버스 기사들이 조금 시간이 많이 남는 편인가요?

[기자]
한 번 운행을 마치고 와서 그다음 날 근무가 있다던가 하기 전까지 대기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 시간에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음식도 먹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이 도박은 오후 3~4시 무렵 퇴근을 하면 집에 가서 쉴 수도 있는데 이때부터 도박을 시작해서 밤을 꼬박 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운행에도 지장이 있을 정도로 도박에 한 번 빠지면 그만두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실제로 이렇게 퇴근 후에 오후부터 시작해서 또는 저녁부터 날 새기로 도박을 하다보면 아침에는 굉장히 피곤했다고 하는데요. 운전기사들에 따라서는 다른 기사들한테 아예 일당에 웃돈을 얹어주면서 나대신 갔다오라고 하기도 하고요. 또는 졸음을 참으면서 통근버스를 운행을 한다든지 아니면 부산같은 장거리를 뛰기도 해서 본인들이 생각했을 때도 상당히 위험했다고 합니다.

[앵커]
시간이 남아서 장난삼아서 재미남아서 한 것인지 아니면 판돈이 큰 실제 도박인지 궁금합니다.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판돈은 한 번에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수천 만원까지 오갔다고 하는데요. 운영업자들이 그동안 도박자금을 빌려준 것만 해도 한 15억원가량 됩니다. 이자를 연이율 최대 1800% 이상 붙여서 받아내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운행을 하다 보면 도박자금을 갚지 못 해서 가지고 있는 버스를 통째로 빼앗긴 사람들도 있었거든요.

예를 들면 도박자금 3800만원을 갚지 못해서 운영업자들이 기사가 몰던 회사 소유 버스 열쇠를 뺐어서 물류센터 같은 데다가 숨겨놓고 주지않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거의 생업을 걸고 했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대청도에서도 도박판이 벌어졌다는 건데 어떤 사건인가요?

[기자]
대청도는 서해5도 가운데 하나죠. 서해 북단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건설업자 2명이 섬 안에 있는 본인 집과 또 본인 소유의 펜션에다 도박장을 벌인 겁니다. 섬이 주민들이 한 1200명 정도 된다고 하니까 서로 잘 알 텐데 주민들이 알음알음 오며가며 이 도박장에 끼게 됐고 3~4명 예닐곱 명씩 도박판을 벌였습니다.

여기도 도박판이 벌어지면 수백만원에서 최대 수천만원까지 오가기도 했다고 하는데 지난 1년 동안 오간 판돈이 4억원가량 된다고 합니다.

[앵커]
대청도가 그렇게 크지도 않고 섬 주민들끼리 서로 잘 알고 있을 텐데 1년 동안 그렇게 도박을 해도 걸리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그래서 지금 경찰도 대청 파출소 직원들이 도박판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겠느냐 알고서도 눈을 감아준 게 아니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청파출소장이 지난해 2월에 부임했다고 하는 데 몇 차례 주민들에게서 식사를 제공받기도 했다고 해요, 큰돈은 아니었지만요. 그래서 이런 친분관계를 가지고 도박 사실을 알고서도 그냥 봐준 게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회부 사건팀 나연수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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