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해 줄 사람 찾다가"...'동반자살'의 늪

"이해해 줄 사람 찾다가"...'동반자살'의 늪

2015.03.31. 오후 8: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여러 명이 모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동반자살'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부분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만나게 되는데요.

집단 비관 속에서 삶을 놓아버리는 일이 끊이지 않지만, 온전히 차단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변에 있는 텐트 안에서 남성 4명이 연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0대 남녀 4명이 차량 안에서 함께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함께 자살할 사람을 찾는 일은 대부분 인터넷 자살 사이트와 SNS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커뮤니티에서 자살 충동을 공유하는 행동은 위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고립됐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된다는 부담감을 가진 사람들은 자살 충동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런데 자살 관련 SNS나 사이트에서 여러 사람의 자살 충동과 구체적인 실행 방법 등이 오가면서, 가벼운 자살 충동을 가진 사람도 실제로 동반자살까지 몰아가는 집단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홍진표, 한국 중앙자살예방센터장]
"자기랑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게 속 깊은 마음인데, 구성원 가운데 한두 명이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면 된다면서 이끌어나가면 나머지 사람들은 꼭 죽을 생각이 없었는데도..."

하지만 온라인 자살 정보를 모두 막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경찰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 적발해 포털사이트에 차단과 삭제를 요청한 자살 정보만도 7백 건이 넘지만, 폐쇄된 일부 사이트는 해외 서버 등을 이용한 우회 접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 가운데 자살하는 사람은 30명 가까운 수준.

인터넷과 SNS상의 자살 정보를 온전히 막는 것이 힘든 상황에서,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들이 건전한 소통의 장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합니다.

YTN 임성호[seongh12@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