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성완종 전 회장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故 성완종 전 회장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2015.04.10. 오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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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가 열린걸까요?

어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현 정권의 비서실장이었던 김기춘,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거액의 돈을 건낸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그 이외에 고 성완종 전 회장의 유품엔 현 정권의 실세 인사들의 명단과 그들에게 건넨 돈의 액수까지 언론에 공개됐는데요.

당사자들은 절대 아니라며 강한 부정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폭로한 사람은 이미 망자가 됐고, 돈을 받았다고 한 사람들은 절대 아니라며 부인을 하고 있어 진실이 무엇인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왜 성완종 전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걸 폭로하고 그런 극단의 선택을 했을까요.

그제 있었던 그의 마지막 기자회견 속에서 성 전회장의 심경을 찾아봤습니다.

[인터뷰: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4월 8일)]
"저는 MB맨이 아닙니다.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저는 MB맨이 아닙니다. 어떻게 MB정부 피해자가 MB맨 일 수 있겠습니까? 2007년 제18대 대선 한나라당 후보경선이 한창이던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나 뵙게 됐습니다. 이후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 하지만 당내 경선 결과 이명박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됐습니다. 경선 후 박근혜 후보께서는 당락을 떠나 대승적 차원에서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며, 꼭 이명박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고 성완종 전 회장은 2007년 허태열 당시 의원을 통해 박근혜 당시 후보를 처음 만났습니다.

오늘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경선 당시 허태열 의원에게 경선 자금으로 7억을 건네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경선에서 이겼고, 박근혜 후보의 부탁으로 당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도왔다고 말을 했는데요.

성완종 전 회장은, 당시 허태열 의원과 박근혜 후보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되 그들의 정치를 후원했던 것으로 읽혀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명박 정권이 탄생하고 성완종 전 회장은 첫 번째 배신을 맛보게 됩니다.

[인터뷰: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4월 8일)]
"하지만 그 후 돌아온 것은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이었습니다. 2009년 1월, 정부는 부실기업 정리 차원의 워크아웃 명단을 발표하면서 일방적으로 경남기업을 포함시켰습니다. 당시 국내 상장건설사 34개 중 16위인 회사를 워크아웃에 포함시킨 것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성완종 전 회장은, 자신이 친이로 몰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2012년 총선에서 선진통일당 의원으로 당선된 성완종 전 회장은 19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을 성사시키며, 충청민심을 얻는데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역시 본인이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혼심을 다해 도왔다는겁니다.

성완종 전 회장의 말 대로라면 2007년 경선때도 당시 허태열 의원에게 7억이라는 경선 자금을 대주며 박근혜 후보의 경선을 도왔고,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을 이뤄내며 정권의 창출을 도왔는데 이렇게 까지 물심양면으로 정권을 위해 힘쓴 자신에게 돌아온 것은 부패척결로 시작된 자원외교 수사의 표적에 따른 깊은 배신감이었을 겁니다.

오히려 그는 자원외교를 통해 경남기업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을 했는데요.

[인터뷰: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4월 8일)]
"경남기업은 2011년까지 총 1,342억원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였는데, 석유 및 가스탐사 사업 4건에 653억원을 투자하였고, 이 중 321억원은 성공불융자로 지원받고 332억원은 자체자금으로 투자하여 모두 손실 처리됨에 따라 회사도 큰 손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성 전 회장이 결정적으로 마음의 결단을 내린 이유는 검찰 수사였던 것 같습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도 두번의 특별사면을 받은적 있는 성 전 회장이, 이번 정권에서는 어렵다고 느꼈던 걸까요?

성 전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 내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하는데요.

자원외교에서 비리 혐의도 없는 본인을 개인 비리로 둔갑시켜 자신을 표적수사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바로 여기에 자신이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현 정권의 인사들에 대한 심한 배신감이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는 마치 지금의 파국을 예상하는 암시의 말도 남겼는데요.

[인터뷰: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4월 8일)]
"저는 왜 제가 자원외교의 표적 대상이 됐는지, 있지도 않은 일들이 마치 사실인 양 부풀려졌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 믿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나중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나중에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거라는 말을 남긴 성완종 전 회장, 이제는 고인이 되고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현 정국을 뒤엎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었는데요.

그 발표를 한 사람은 성완종 전 회장과 함께 충청포럼 멤버로 있는 이완구 총리입니다.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3월 12일) ]
"저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본색원 하겠습니다. 정부는 모든 역량과 권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구조적 부패의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겠습니다."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 라고 선포를 한 이완구 총리. 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대기업 비리를 뿌리뽑겠다고 했었죠.

당시 이 항목들은 전 정권인 MB 정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 말이 무성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쏘아올린 부정부패 척결의 화살은 성완종 회장의 죽음으로 방향을 잃고 오히려 현 정부에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는 모양새입니다.

과연 이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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