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조현아 항소심서 집행유예...석방

[앵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놨습니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던 '항공기 항로변경 혐의'가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종원 기자!

먼저 선고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서울고등법원은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던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월 1심에서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아왔는데요.

지난해 연말 구속된 지 140여 일 만에 석방돼, 풀려났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구치소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변호인 측에서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승용차를 타고 11시 40분쯤 법원 청사를 빠져나갔습니다.

오늘 선고 결과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항공기 항로변경' 혐의가 쟁점이었는데, 항소심이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죠?

[기자]
항소심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의 항공기를 되돌린 행위가 항로변경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현행법에서 항로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사전적인 의미를 확장해서 해석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적어도, 지상 계류장에서의 이동은 항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육상에서 17m가량 이동한 것에 불과해 항로변경으로 볼 수 없다던 변호인 측의 주장을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국토부의 조사 과정을 방해했다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승무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등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저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처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오늘 공판은 법원에서 가장 큰 150석 규모의 대법정에서 열렸는데, 방청객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법정 앞에 긴 줄을 서기도 했고, 외신 기자들도 상당수 참석해, 관심을 보였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오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면서, 검찰이 상고할 경우 불구속 상태로 상고심 재판을 받게 됩니다.

지금까지 서울고등법원에서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