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땅 그러나 희망의 땅, DMZ 1편: 한국의 갈라파고스 DMZ의 생태

잊혀진 땅 그러나 희망의 땅, DMZ 1편: 한국의 갈라파고스 DMZ의 생태

2015.06.22. 오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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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한국전쟁 발발 65주년 특별기획>잊혀진 땅 그러나 희망의 땅, DMZ 1편: 한국의 갈라파고스 DMZ의 생태-DMZ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6/22 (월)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이번 주 목요일 25일은 동족산장의 비극이라고 불리고요. 또 우리 대한민국의 아픈 상처죠.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5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반도에 울리던 포성과 총성은 멈췄지만 65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 종식이 아닌 휴전 상태이기 때문이죠.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한반도의 허리에는 비무장지대 DMZ가 설치됐습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공통 영토라고는 하지만 영토로써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척박한 곳. 65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다양한 생태계가 보존된 곳. 그리고 한국전쟁 발발부터 3년간 치열했던 모습도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 그곳이 바로 비무장지대 DMZ입니다. 뉴스! 정면승부에서는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아 비무장지대 DMZ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65년 동안 우리가 잊고 살았지만 미래에는 우리에게 희망의 땅이 되어줄 이 DMZ. 어떤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고, 또 어떤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는지 이번 한 주 동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도 불리는 DMZ의 생태를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승호 DMZ생태연구소 소장과 함께 합니다.

뉴스! 정면승부가 마련한 한국전쟁 발발 65주년 특별 기획. 잊혀진 땅 그러나 희망의 땅, DMZ. 오늘 첫 시간입니다. DMZ 하면 이 곳에 살고 있는 많은 동물과 식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 본 분들 이미 많으실 텐데요. 그래서 오늘은 첫 시간으로 한국의 갈라파고스 DMZ. 이런 주제로 DMZ의 생태는 현재 어떤 모습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김승호 DMZ생태연구소 소장과 함께 합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DMZ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이하 김승호): 예. 안녕하세요. 김승호입니다.

◇최영일: 아마 DMZ를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겠죠. 그런데 DMZ의 구체적인 위치는 어디서부터 어디인가요?

◆김승호: DMZ는 1953년도에 설정됐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파주에서 고성까지, 우리나라 서쪽에서 동쪽까지 이어지는 통한의 벨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영일: 파주에서 고성까지. 이렇게 생각해 보면 되겠네요.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분단의 비극 때문이기는 한데. 자연 생태의 보존이 가장 잘 되어있는 지역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김승호: 예. 맞습니다. 비무장지대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지 않아서 나타날 수 있는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인데. 아마 우리나라 한반도 전역에서 봤을 때 가장 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으로 저희들이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최영일: 그러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혹시 다른 나라에도 우리 DMZ와 비슷한 곳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요. 분단국가가 없잖아요. 우리가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지역이 아닐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김승호: 예. DMZ 자체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지역인데. 이 부근은 접경지 생물권이라는 부분으로 우리가 이해를 할 수가 있거든요. 유네스코에서 접경지 생물권 보호하고 있는 국제 협약이 있어요. 그 곳이 전 세계 12곳이 있어요. 1992년도에 체코-폴란드, 프랑스-독일의 접경지를 생물권 보존 지역으로 지정을 하고. 2012년도에는 크로아티아와 헝가리가 생물권 보존 지역으로 지정을 해서. 저희들이 비무장 지대. 한반도 비무장 지대의 정치적인 긴장관계는 별로 없지만 접경지 생물권이라는 독특한 생태계를 보존하는 지역이 전 세계 12곳이 있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어찌 보면 구소련 몰락 이후에 동구권이 갈라지면서 새롭게 설정된 국경 지역의 생태 환경을 그렇게 지정한 것이군요. 있긴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DMZ가 가지고 있는 생태학적 가치와 의미가 독특하고 클 것 같은데요. 정리를 해주신다면 어떻습니까?

◆김승호: 이 DMZ는 접경지 생물권 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생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우리나라 동서로 길게 위치하다 보니까 서부 쪽에서는 주로 습지가 많이 발달되어 있고 동부에는 산악이 많이 발달되어 있잖아요? 아예 동부로 내려가게 되면 해안. 새로운 해안의 생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지형과 위치에 따라서 생물의 서식 공간이 아주 다양하거든요. 그래서 전 세계 체코나 폴란드, 프랑스, 독일의 접경지역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독특한 생태 구조를 한국 비무장 지대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해안까지 전부 다 연결되어 있는 지역이라서 아주 독특하죠.

◇최영일: 구체적으로 우리가 DMZ 생태계에 들어가 보죠. 과연 DMZ에는 어떤 동식물이 살고 있고 또 찾아올까 궁금한데, 한 번 설명해 주세요.

◆김승호: 네. DMZ는 조금 전에 사회자님께서 말씀해 주신 갈라파고스라는 표현을 쓰는데.

◇최영일: 예.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했죠.

◆김승호: 여기는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멸종위기인 동물들이 상당히 많이 모여요. 저는 뭐라고 표현 하냐면 소도(蘇塗)라고 표현을 해요.

◇최영일: 소도. 우리가 옛날에 범죄자들이 도망가면 숨겨주던 그 소도인가요?

◆김승호: 예. 맞습니다. 그러니까 소도는 절대 보존하는 그런 형태의 의미를 가지고 있잖아요? 범죄자라도 보호해 주니까. 모든 것을 보호해 주는 형태가 되는데. 역설적으로 사실은 분단의 상처가 아주 큰 지역인데 그 지역에 생물들이 모여 살고 있는데. 의외로 군사적인 목적으로 그곳을 지키고 가둬놓은 것이 오히려 그들을 보호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들을 해왔었죠.

◇최영일: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보존, 보호의 역할을 했다. 그러면 보통 우리가 DMZ를 이야기할 때 말씀하신 대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생태 환경도 다양하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면 맞는 이야기겠죠. 그래서 그 안에는 또 말씀하신 대로 멸종위기 동물도 많이 찾아오는 소도의 역할을 하지만, 굉장히 많은 동식물의 종들이 존재하고 있는 건가요?

◆김승호: 네. 맞습니다. 저희들이 맨 처음에 DMZ를 다닐 때에 정말 여기의 매력에 빠진 것은 너무나도 많은 생물들이 있다는 거죠. 내가 보고 싶어 하는 생물들을 거의 다 볼 수가 있는. 그래서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해서 그 곳을 자주 다녔거든요. 저희들이 조사하고 전체적인 내용을 보고 나니까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종 동물이 환경부가 지정한 게 171종이거든요. 그런데 이 DMZ 일원에서는 75종이나 있어요.

◇최영일: 171종 중에 75종이 DMZ에 모여 살고 있다.

◆김승호: 면적을 보게 되면 남한 전체의 면전의 8.1% 밖에 되지 않거든요. 그런데 8.1% 밖에 되지 않은 그런 작은 면적에 조류 같은 경우에는 멸종위기종의 66%가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서식하거나 월동하고 있고. 포유류는 59%가 거기서 서식하거나 월동합니다. 특히 양서파충류 같은 경우에는 83%예요.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양서파충류 멸종위기종 중 83%라는, 어마어마한 비중이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살고 있는데. 저희들이 조사를 하면서 많이 경험하는 것 중 하나가 비무장지대가 예전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지역이잖아요. 전쟁이 끝나면서 그 지역이 군사분계선으로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철수를 했잖아요. 거기에는 논도 있고 밭도 있었는데. 그런 논과 밭, 하천, 그 다음에 산지. 이러한 생태 구조가 자연스럽게 복원하는 형태를 뗬어요. 저희들이 식생이 아주 우수해서 막 조사를 해보면 평평해요. 과거에 논이었던 거죠. 논이었던 자리의 가장 큰 특징은 수위가 좀 높아요. 물들이 아주 풍부한 거죠. 물이 풍부하다 보니까 생물이 살 수 있는 서식 공간들이 아주 잘 만들어져서 거기가 생태계의 보고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들을 갖추고 있죠.

◇최영일: 어느 곳이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으면 이렇게 독특하고 가치 있는 생태계가 저절로 조성이 되는 겁니까?

◆김승호: 그런 의미도 있지만 접경지, 비무장지대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위치가 중요하거든요. 거기는 우리 한반도 중심 권역이다 보니까 북방계와 남방계의 생물들이 같이 혼합되어지는 연합의 점이지대라고 해요. 그래서 그 안에서는 남방계 식물도 보이고 북방계 식물도 보이고. 저희들이 조사하면서 제주도에서만 보았던 생물들을 거기서 보았고, 백두산에서만 자라던 생물이 거기서 발견되는. 그런 아주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어서. 그게 온대성 생태계의 중심부의 점이지대가 가지고 있는 생태적 가치 및 특수성인 거죠.

◇최영일: 하지만 희귀 조류의 개체 수는 줄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관찰 결과가 있던데. 이것은 어떻게 좀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김승호: 저희들이 비무장지대 인근을 조사한지 10년이 됐거든요. 10년 동안 통계를 죽 내다보니까 남북 관계가 한창 개선됐을 당시에는 그쪽 지역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서 개발을 많이 했어요. 과거에 논밭이 있던 자리를 다시 논밭으로 환원시키고. 그러한 여러 가지 변화가 있다 보니까 생물 서식 공간이 좀 줄어드는 경향이 있고. 또 하나는 한반도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의 하나가 기후 변화예요. 기후 변화에 따라서 거기에 살고 있던, 월동하던 개체수가 그 지역을 포기하고 일본 이즈미까지 넘어가고. 그런 안타까운 경향도 있죠.

◇최영일: 소장님이 두 가지로 정리해 주셨네요. 하나는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거나 하는 시기에는 비무장 지대 안에도 사람들이 들어가서 개발 준비를 하다 보니 생태가 훼손되는 경향이 있고. 또 하나는 기후 변화 탓이 있다. 이렇게 정리해 주셨네요. 그러면 이게 외래종의 유입도 또 의외로. 새로운 종이 들어오는 것도 심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외래종이 DMZ에 들어갈 수 있나요? 일부러 사람이 가져다 풀어놓은 것도 아닐 텐데.

◆김승호: 그게 참 안타까운 문제 중의 하나인데. 특히 미군이 주둔했던 지역 중심으로 해서 보면 외래 식물들이 굉장히 많이 발달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 일대를 중심으로 해서 보게 되면 외래 식물들의 분포가 의외로, 생각 외로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미국 단풍잎 돼지풀이라고 하는 환경 유해 식물. 제일 강력한 유해 식물인데. 그것은 그 쪽 지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죠.

◇최영일: 자. 그런데요. 또 하나 걱정은 이런 것이에요. DMZ에 식물 뿐 아니라 많은 동물이 있는데. 지뢰가 워낙 많이 묻혀있지 않습니까? 동물들이 살아가는데 좀 위험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승호: 지뢰가 심어진 것은 꽤 오래 전에 심어져 있고, 동물들은 지금 적응해서 살아가는데. 저희들이 보니까 동물들이 다니는 길이 따로 있어요. 저희들이 생태계 조사를 다닐 때에도 숲에 지뢰 푯말이 있는데 거기를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저기 아주 중요한 생물이 있어서 꼭 가고 싶으면 밑에 봐서 동물이 다니는 길을 따라 들어가요. 아주 제한적으로 들어가지만. 그럴 경우에는 많이 안전성이 있어서. 동물들은 동물산악지역이나 가끔 멧돼지나 고라니들이 지뢰 터져서 다치는 경우도 있는데. 추가로 지뢰를 설치하지 않은 곳에서는 동물들이 그 위치를 다 이미 파악을 해서 안전하게 살고 있는 것들을 저희들이 관찰할 수 있었어요.

◇최영일: 이게 또 동물의 세계의 지혜가 새삼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 우리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름의 동물의 살아가는 생존 방법이 있다 싶네요. 자, 최근에 가뭄이 심한 상황이죠. 가뭄 때문에 농가들도 굉장히 고통이 심합니다만. 이 DMZ의 생태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아까도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이상기후. 그리고 지구 환경의 변화.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재 가뭄. 이 DMZ도 고스란히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까?

◆김승호: 예. 맞습니다. 저희들이 올해도 조사 들어가서 정말 안타까운 모습 많이 봐요. 과거의 그 아름답던 습지 지역들이 완전히 말라서 아주 황폐화된 모습을 많이 보는데. 한반도의 기후가 봄철에 강수량이 현저하게 줄어들다 보니까 그로 인해서 나타나는 문제 참 많이 있더라고요. 그것도 그거지만 비무장지대 인근의 생태계 변화는 북한에서 만든 댐이 있어요. 임진강 물을 남한 쪽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북한 쪽으로 돌려버렸어요. 그래서 5, 6년 전부터는 임진강 쪽에 물을 흘려보내지 않다 보니까 수위가 너무 낮아졌어요. 임진강 수위가 낮아지니까 서부 민통선 쪽에서는 논의 수위가 전체 낮아지잖아요. 서부 쪽에서는 강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는 게 아니고 그쪽 지역에 둠벙을 팠어요. 이 둠벙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아주 오래 전부터 있던 둠벙인데. 이 둠벙 안에는 아주 소생태계가 만들어져서 DMZ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밑의 하부구조의, 피라미드 하부를 형성하고 있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었는데. 가뭄도 가뭄이지만 지하수위가 전체적으로 낮아지다 보니까 둠벙의 물들이 거의 빠져서. 그로 인해서 나타나는 문제들이 많이 또 진행이 되더라고요.

◇최영일: 그렇군요. 소장님 아까 처음 가보셨을 때 그 매력에 흠뻑 빠져서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DMZ의 생태에 대해서 연구하신지 얼마나 되신 거예요?

◆김승호: 제가 본격적으로 DMZ에만 다닌 것은 2004년부터 다녔으니까. 올해가 11년차죠. 그 이전에는 위의 임진강 줄기를 따라서 임진강을 주로 연구를 했었는데. 임진강을 지나다가 철책 안쪽을 보면 너무 신비스럽게 보이는 거예요. 정말로 그 때 당시에 들어갔을 때에는 매일 가슴이 두근두근할 정도로 너무 아름답고. 정말 많은 새들이 있어서 놀라웠거든요.

◇최영일: 거의 파라다이스를 발견한 기분. 정말 희열을 느끼셨었나 본데요. 표정이 장난이 아니십니다.

◆김승호: 내생에 이렇게 아름다운 부분을 내가 본다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요.

◇최영일: 심장 뛴다는 표현도 하셨는데요. 지금 소장님 표정이 첫사랑 얘기하시는 것 같아서 거의 그런 느낌이었겠구나. 그런데 임진강 연구하시다가 DMZ를 보시고 이곳이다, 하시고 연구 시작하셨는데. 군사분계선을 따라서 형성되어 있는 것이잖아요. 결국은 군사적 목적 때문에 설치된 것이기도 하고. 출입이 까다로운데. 연구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연구하십니까?

◆김승호: 그 부분이 제일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인데. 저희들이 11년 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제일 문제가 군과의 관계예요.

◇최영일: 그렇죠. 군이 통제 관리하는 지역이니까요.

◆김승호: 군 입장에서는 민간인이 왜 주기적으로 계속 들어오나. 너희들이 뭐냐. 도대체가. 그래서 허가를 안 하려고 할 때가 참 많아요. 그래서 그것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되게 어렵고. 저희들이 특성상 조류 같은 것은 새를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조사하지만, 식물 조사는 걸어서 조사를 해야 하잖아요. 옆에 군부대가 있는 줄 모르고 식생이 좋으니까 조사하다 보면 군인들이 와서 데리고 가요. 아주 놀랍니다. 군인들이 조사한다고 하면 우리가 완전 초긴장 상태죠.

◇최영일: 네. 암구호! 해서 모르면. 군인들 입장에서야 경계 근무를 하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지나가니까 일단은 따라오시오.

◆김승호: 그게 가끔 있는 일이라.

◇최영일: 이게 국방부 당국하고 이런 연구가 필요하다. 잘 얘기가 돼서 아까 말씀하신 대로 1년마다 갱신하시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다니시는 지역은 특별히 비표가 있으면 허용해 주면 좋을 것 같은데.

◆김승호: 군 작전상 그게 거기도…….

◇최영일: 군은 또 군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니까요.

◆김승호: 어느 정도 이해를 합니다.

◇최영일: 소장님에게 DMZ란 어떤 의미를 갖는 곳일까요?

◆김승호: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도구로서 DMZ이 저는 의미가 있다고 봐요. 저희 연구소의 중요 목표도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DMZ생태연구소거든요.

◇최영일: 앞의 수식어가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연구’ 그렇게 돼있군요.

◆김승호: 어떻게 보면 비무장지대에 만들어진 생태는 어떤 사람들은 분단으로 인해서 거저 얻었다고 하는데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한국 현대사가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이미 지불을 했어요. 한국 현대사에서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최고의 비용을 들어서 겨우 얻은 것이 생태 자원이거든요. 그것들을 지켜내는 것들을 생물 서식 공간을 잘 유지해내는 것이 분단의 비용을 어느 정도 상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들고 있고. 앞으로 미래 사회에는 생물의 자원들이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잖아요. 특히 생물의 유전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이 온대성 생태계의 생물의 유전자를 잘 보존할 수 있는 지역은 사실 비무장지대 밖에 없습니다.

◇최영일: 자, 그런데요. 지금 평화생태공원 추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개발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생태계에는 이름은 생태공원이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는 되는데. 어떨까요?

◆김승호: 이 부분은 지자체나 통일부에 기획단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봤거든요. 그런데 지자체에서는 이것을 통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생각이고. 통일부 기획단에서는 생태계를 잘 지키겠다고 하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요. 그런데 일반 사람들이 생각할 때 공원 하게 되면 근린공원을 연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떠한 경우에도 무엇을 세워놓고, 상징물을 만들어 놓고. 이런 과정을 기획한다고 하면 사실 굉장히 의미 없는 공원이 되는 거죠. 가만히 놔둘 때 가치가 있는 것이지 훼손해서 무슨 상징물을 만들어도 의미는 아니니까. DMZ의 생태공원은 다른 것과 개념이 접근부터 좀 달리 해야 한다.

◇최영일: 소장님 의견이 많이 개입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지금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르고 65년 동안 이러한 자연 생태 서식 환경이 만들어진 것인데. 여기다가 또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인공 호수를 판다거나, 탑을 세운다거나. 우리가 테마파크 생각하는 것처럼 인위적으로 손을 대는 것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기반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오갈 수 있고 관찰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말씀이시니까. 이게 같은 평화생태공원도 접근법이 전혀 다르게, 상반되게 존재할 수 있겠네요.

◆김승호: 지금 현재 우리 관심 있는 사람들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최영일: 그래서 널리 알리는 활동 중요한 것 같은 것이 땅값 오르는 것만 신경 쓰시지 말고, 이 자연 생태를 잘 보존하면 그것이 굉장히 어마어마한 보고다. 보물이다. 이런 말씀이시겠죠. 그래서 소장님께서 생물 보존을 위한 특구로 지정해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가능할까요?

◆김승호: 지금 그게 좀 어려운 과제 중의 하나인데. 지금까지 제가 10년 동안 왔다 갔다 하고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가 DMZ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책들을 입안하는 것을 보게 되니까. 생물을 지키려고 할 때에 생물을 지킬 수 있는 근거가 없어요. 제도적인 법적 근거가 없어요. 아주 쉽게 말을 하면 구렁이 서식지와 금 개구리 서식지가 관련이 돼있어요. 면적이 넓지는 않은데. 이것을 정부에서 매입을 하자. 그리고 습지를 그냥 유지 한 번 해보자. 이렇게 제안을 했는데 투자 할 근거가 없다는 거예요. 그러기도 하고 어쨌든 비무장지대와 인근의 접경지역 생물권이 한꺼번에 보존되지 않으면 DMZ 생태계의. 우리가 쉽게 말해 갈라파고스라고 별칭을 줄 만큼 중요한 장소가 사라질 수 있어서.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 되게 중요한 문제라고 저는 판단을 했는데. 그것은 우리가 막연하게 선언적으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봐요. 어쨌든 생태계 보존 특구를 지정한다는 것은 그것을 개발을 제한하는 문제도 있지만. 거기 있는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이용하고 활용하는 방법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거든요.

◇최영일: 이 자연생태 서식지는 특구로 지정하는 특별법 정도가 아니면 지금은 법 제도적 근거가 없다. 놀라운 얘기인데요. 중요한 말씀 지적 주셨고요. 앞으로 DMZ를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원칙. 오늘 이 기회에 한 번 간략히 정리해 주십시오.

◆김승호: 비무장지대는 한국 현대사에서 만들어진 정말 아프고 슬픈 땅이거든요. 아프고 슬픈 땅이 상처를 치유하고 그것이 우리 민족의 미래에 큰 자원이 되기 위해서는 그쪽에 살고 있는 생물의 서식 공간들을 잘 보존하는 것이 되게 중요한 문제인데. 저희들이 현재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생태계가 완전히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독일도 통일이 되고 난 다음에 생태계 보존하려고 애를 썼거든요. 분단 상태에서는 신경을 못 쓰다가. 그런데 우리는 이미 그 교훈을 얻었어요. 이미 분단 상태에서 남북 간이 공통으로 그것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이러한 비정치적인 문제부터 우리가 교류를 하면서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영일: 소장님. 오늘 너무 중요한 말씀 감사합니다.

◆김승호: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한국전쟁 발발 65주년 특별기획. 잊혀진 땅 그러나 희망의 땅 DMZ. 지금까지 김승호 DMZ생태연구소 소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내일은 국립생태원 박용수 박사와 함께 DMZ에 살고 있는 희귀동물들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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