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은 그만..."반에서 몇 등이니?"

이런 말은 그만..."반에서 몇 등이니?"

2015.09.25. 오전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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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연휴, 오랜만에 친지들이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서도 서로 상처가 되는 말은 피해야겠죠.

특히 학생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척 어른들이 불쑥 성적부터 물을 때 가장 속이 상한다고 합니다.

YTN 추석 연속기획, "이런 말 마음 아파요", 첫 번째 순서로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10대들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시죠.

김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박승호, 서울 현대고 2학년]
"5시에 학교 끝나면 바로 학원 가서 10시까지 있고 집에 와서 씻고 숙제하면 새벽 되니까 자고 일어나면 학교 가죠."

2015년, 대한민국 10대가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는 제법 무겁습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 30개국 가운데 1위로, 가장 낮은 네덜란드의 3배에 이릅니다.

[황지빈, 서울 진선여고 3학년]
"열심히 하지만, 그래도 그것만큼 성적이 안 나올 때 많이 힘들어요. 요즘 점수로 등수와 등급이 갈리는 데 제가 노력했던 것보다 안 나오면 많이 힘들어요."

잘 살고 싶으면 공부부터 하라는 말을 쭉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조인오, 서울 대원외고 1학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서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해 왔으니까 그게 가장 목표인 것 같고, 대학 졸업하고 나서도 제가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거나…"

이렇게 대학 입시를 향해 내달리는 동안 우리 청소년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60.3%.

다른 조사국 청소년들이 대부분 80%를 넘기는 것을 보면 낮아도 너무 낮습니다.

어른들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더욱 야속한 이유입니다.

[서인혜, 서울 진선여고 1학년]
"시험 점수 몇 점이냐, 진로는 어떻게 되느냐. 대학은 어디 갈 거냐...이런 말이 제일 듣기 싫죠. 가족끼리 즐겁게 보자고 만난 건데 그런 말 때문에 기분 상하는 것도 싫어요."

[이범, 교육평론가]
"뭔가 자기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중심으로 자기 역량과 전문성을 쌓아나가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사회생활 성공에도 도움이 된다는 변화의 시금석인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는 학업은 물론 타고난 적성과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탐구해야 할 시기라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번 연휴에는 성적보다는 아이들의 꿈과 고민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게 어떨까요?

아이들은 '이 다음에 뭘 하고 싶냐'는 인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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