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뉴스] 한자漢字 병기倂記, 학습 능력 향상될까?

"교과서에 한자 병기 확대를 검토한다." 지난해 교육부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시안에 포함하면서 들끓기 시작한 '한자 병기 논란', 양 측의 주장을 정리해 봤습니다.

찬성 측 "어휘 70% 이상이 한자, 한자를 알아야 한글 이해력 높아진다"
vs.
반대 측 "지난 46년간 한글전용 교과서로 배웠지만 우리 학생들의 어휘 이해도는 세계 최고 수준"

찬성 측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단어들을 보십시오. '등고선'이라는 말을 처음 보면 무슨 뜻인지 알기 힘들지만, 같을 등, 높을 고, 줄 선. 한자를 표기하면 같은 높이를 연결한 선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죠."

반대 측
"모든 단어의 어원을 일일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유럽 언어가 라틴어에서 왔다고 모든 유럽인이 라틴어를 배웁니까?"

찬성 측
'연애인',(연예인)
'일치얼짱' ,(일취월장)
'모든 것이 숲으로 들어갔다.' (수포-물거품)

"이 단어들을 좀 보십시오. 한자를 너무 몰라서 맞춤법 파괴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한자를 알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대 측

'덮집회의'(Dutch pay)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라'(이래라 저래라)
'곱셈추위(꽃샘추위)'

"한자어 단어를 틀리게 쓰는 사람은 이런 식으로 우리말 단어나 외래어도 다 틀리게 쓰는 사람입니다. 해결책은 한자 병기가 아니라 독서죠."

찬성 측
"'배'라고 하면 신체 부위 배인지, 물 위에 떠다니는 배인지, 2배, 3배 할 때의 배인지 알기 어렵죠. '눈'도 얼굴에 있는 눈인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인지 헷갈리니 한자를 표시하면 해결됩니다."

반대 측
글은 옆에 뜻을 달아줘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맥락을 통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자도, 영어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음에 여러 개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중학교 때 한자를 배우는데 굳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넣으려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학생과 교사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사교육이 크게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교육부는 일단 결정 시한을 내년 말로 미뤘습니다. 결정을 미룬 것은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에 반대하는 여론이 그만큼 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적정 한자 수를 제시하고, 학교 시험에 한자를 출제하지 않도록 하면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자 병기 방안을 다시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초등학교(初等學校) 교과서(敎科書)의 한자(漢字) 병기(倂記),
과연 학생(學生)들의 학습(學習) 능력(能力)을 향상(向上)시킬 수 있을까요?

한컷 디자인: 정윤주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