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는 노인 눈동자 정밀 추적..."사고 이유 있네!"

운전하는 노인 눈동자 정밀 추적..."사고 이유 있네!"

2015.12.07.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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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운전 중인 노인과 중년의 눈동자 움직임을 첨단 장비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추적해 봤습니다.

눈동자 추적 조사만으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황보연 기자고 취재했습니다.

[기자]
운전경력 40년이 넘은 베테랑 운전자 74살 이건희 할아버지.

난생처음 보는 첨단 장비를 쓰고 난생처음 컴퓨터 화면을 보며 가상 운전에 나섰습니다.

[이건희]
"(실제 운전과) 차이가 많아요.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45살인 기자도 똑같은 장비를 장착하고 똑같은 시뮬레이션 돌입.

눈 아래쪽에 있는 초소형 카메라가 양쪽 동공을 촬영하면서 따라가 화면에 표시하는 실험입니다.

먼저 이건희 할아버지 차례 양쪽 눈이 초점을 맞추는 곳에 파란색 원이 나타납니다.

간혹 백미러를 볼 때 오른쪽으로 초점이 옮겨가고 정면을 보다가도 위쪽 신호등에 눈이 갑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면으로 시선이 쏠린 상태.

한곳을 오래 볼수록 파란 원이 점점 부풀어 오릅니다.

[홍일기, 동공 측정 장비 업체 상무]
"좌우를 잘 안 봐요. 그리고 한 군데에 눈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45살 기자는 어떨까?

똑바른 길에서도 자주 주변을 훑어봅니다.

아이가 건너가는 걸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왼쪽 버스로 시야가 옮겨 갑니다.

이건희 할아버지와 비교해 자주 동공을 움직이는 겁니다.

파란 원의 크기도 대체로 작습니다.

한 곳을 오랫동안 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홍일기, 동공측정 장비 업체 상무]
"젊은 사람이 한 20번 왔다 갔다 할 때 고령자분들은 5회에서 8회 정도밖에 이동이 없습니다. 대신에 오래 보고 계세요."

노인 운전자들의 경우 많은 차와 인파가 뒤엉킨 도심에서는 빠른 대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류준범, 도로교통공단 연구원]
"(노인들은) 위험 요인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반응하는 시간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됩니다."

각각 63세와 82세 남성의 뇌 단층촬영 사진입니다.

82세 뇌에서는 가운데 앞부분과 뒷부분에 하얀 부분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63세 뇌에서는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흰 부분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앞쪽은 주로 감정 조절 뒤쪽은 인지를 담당하는 부분인데 흰 부분이 많을수록 이런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전문의]
"이마 뒤쪽 부분에 백질 병변이 많을 때는 사람이 우울해지고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뒷머리 쪽에 백질 강도 신호가 높아질 때는 기억을 하거나 시공간 구성을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교통사고나 운전상의 조작 실수가 나타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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