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소녀, 학대 피해 목숨 건 맨발 탈출

11세 소녀, 학대 피해 목숨 건 맨발 탈출

2015.12.21. 오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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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철희, 사회부 기자

[앵커]
어제오늘 가장 슬펐고 또 충격적이었던 소식, 11살 된 딸을 2년 동안 감금하고 굶겼던 비정한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경찰에 구속됐고. 그런데 이 아버지가 자신도 어린 시절에 그런 학대를 당했었다고 경찰에서 말했다는 사실이 저희 YTN의 오늘 특종보도로 확인됐습니다.

우철희 사회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아버지가 지금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나도 학대를 받았었다고 얘기를 했다면서요?

[기자]
경찰에서 아버지 박 모씨를 포함해서 피의자 3명에 대해서 프로파일링, 그러니까 범죄심리분석을 했습니다. 그 결과 박 씨의 동거녀의 친구로부터 피의자 박 씨도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그리고 부모님에게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다. 이런 진술이 나오게 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본인진술이 아니군요.

[기자]
네, 지금 정확하게 박 씨는 본인이 얘기를 한 것이 아니라 박 씨의 동거녀, 친구, 3명이 살았던 것으로 지금 전해지고 있는데 동거녀의 친구에게서 그런 언급이 나온 것으로 현재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동거녀 친구가 박 씨한테 그런 얘기를 들었었다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일단 경찰에서는. 그런데 다만 아직 얼마나, 그리고 어느 정도의 학대를 당했는지까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서 일각에서는 아버지가 본인의 법적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그런 변명을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비판도 제기가 되고 있는데 일단 경찰에서는 이번 사건이 상당히 중대하다고 판단을 해서 범행동기나 경위 등 이런 부분들을 전반적으로 심층파악하겠다는 방침에서 나온 겁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 화면이 11살짜리 어린 아이가 너무나 배가 고프니까 가스배관을 타고 2층에서 탈출해서 지금 슈퍼마켓에서 먹을 것, 빵이라도 훔치려고 했었던 그 장면이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동안 학대를 당했었는지. 지금 처음 들으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설명을 다시 해 주십시오.

[기자]
취재기자로서 시청자 여러분께 이 아이가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말씀을 드리자면 한마디로 2013년부터 2년 동안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동거녀 또 어머니 동거녀 친구로부터 상습적인 학대를 당한 건데, 일단 주먹이나 발로 폭행을 당한 것은 물론이고요.

또 세탁실이나 욕실 등에서 주기적으로 감금되기도 했었고 또 감금되면서 며칠 동안 밥을 먹지 못한 것이 다반사였고 최근에도 밥을 굶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일단 때린 것도 그냥 주먹과 발로만 폭행을 한 것이 아니라 철제 행거, 쇠파이프라고도 부르는데 둔기로 맞은 것도 경찰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는 부분인데요.

심지어 홈스쿨링을 한다, 한마디로 집에서 가르치겠다는 명목으로 학교도 안 보내고 2년 동안 집 밖에 내보내지 않았다. 이런 부분도 현재로서는 파악이 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2년 만에 처음 집밖으로 나온 겁니까?

[기자]
지금 그 부분, 처음 나온건지. 이번탈출이 처음인지,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일단 이번 사건이, 한마디로 현재까지 파악된 건 2년 동안 학대가 벌어졌는데 지난 12일에 처음으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셈입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것처럼 이 아이가 한마디로필사의 탈출을 한 거거든요. 다가구주택에 살고 있는데 2층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와서 겨울에 반바지 차림으로 슈퍼에 가서 허겁지겁 뭘 먹더라는 겁니다.

그 슈퍼 주인이 너무 행색이 초라해서 봤더니 이 아이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아 수상해서 경찰에 신고했고 결과 이 아이가 아버지 또 동거녀에게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했다, 이런 부분이 파악된 건데. 단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이 아이의 상태가 어느 정도였냐면 초등학교 5학년 정도의 나이입니다.

만 11세거든요. 그런데 키가 120cm, 그리고 몸무게가 16kg이었다고 하니까. 16kg 이면 4살 정도의 표준체중이라고 하는데 이 아이가 상태가 어땠는지이 수치로 파악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앵커]
아이가 없어졌다는 걸 알고 또 도망갔다면서요? 친부하고 동거녀는요?

[기자]
아이가 도망간 이후에 자기들의 범행사실이 탄로날까 싶어서 도망간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는데요. 이 사건이 벌어지고 그러니까 아이가 슈퍼에서 학대 사실이 경찰에 처음으로 인지가 되고 난 후에 며칠 뒤에 피의자, 그러니까 아버지 박 씨가 붙잡히고 동거녀와 동거녀 친구도 잇따라 붙잡히게 된 겁니다.

[앵커]
게임만 하느라고 아이를 돌보지 않은 건 물론이고 어디 가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게임만 계속했다면서요, 친부가요?

[기자]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일반 피의자, 그러니까 친아버지 박 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이 계속해서 집에서 지냈고, 잠을 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에만 열중한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되고 있습니다.

돈은 동거녀인 35살 최 모씨가 번 것으로 그렇게 파악이 되고 있는데요. 워낙 집 밖으로 나가는 생활이나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아이에 대한 학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이렇게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앵커]
아이의 친어머니가 있을 것 아닙니까? 친어머니는 소식이 없습니까?

[기자]
일단 경찰에서도 친어머니의 존재가 있는 것까지는, 그러니까 한마디로 피의자인 친아버지가 법적으로 아이의 친모와 이혼을 했다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로서는 아이가 그러니까 피해자가 두 살에서 세 살 정도 아주 어린 시절에 공식이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피해자의 친모가, 그러니까 친어머니가 과연 피해자와 어느 정도로 자주 연락을 해 왔고,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서 어느 정도로 알고 있는지, 경찰도 현재 파악을 하고 있는 단계인데 피해자인 박 모양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친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보니까 2층이 꽤 높은 높이인데, 거기서 잘 먹지도 못한 아이가 앙상하게 마른 아이가 가스배관을 타고서 내려왔을 때에는 얼마나 절박했고 또 얼마나 배가 고팠겠는지를, 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민들은 2년 동안 아이가 안 나오고 그랬는데 주민들은 전혀 이상한 낌새를 차리지 못했던가요?

[기자]
일단 피해자 박 양이 탈출한 곳이니까, 지금까지 살았던 곳이 다가구주택입니다. 그런데 지금 저희 현장에서 강희경, 박 기자가 취재하고 있는데 주민들은 그러니까 피의자 아버지와 동거녀, 그리고 동거녀의 친구가 서로 친척관계인 것으로 알았다.

한마디로 딸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이런 말이 들리고 있는데 직접 들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옆집 주민]
"여자 둘과 남자 하나가 사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제가 봤을 때는 남매인 줄 알았어요. 대화를 안 해봐서 몰라요. 이 사람들은 낮에 잘 안 다녀서 거의 볼 수가 없었어요."
(아이가 있는 것은 아예 모르셨고요?)
"아예 몰랐어요."

[앵커]
그 아이가 학교는 처음에는 다녔었는데 2년 전부터 안 다녔고. 그러면 학교에서는 아이가 왜 안 나올까, 관청에 연락을 해 보거나 그런 것은 없었습니까?

[기자]
이 부분이 취재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입니다. 지금 제가 스튜디오에 올라오기 전까지 교육청 그리고 저희 취재기자가 동사무소를 취재를 했는데 동사무소와 교육청측에서는 현재 아이의 이름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걸로 상태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주민등록이 없다는 말입니까?

[기자]
한마디로 피의자 박 씨, 그리고 박 씨의 딸이 2년 전쯤에 이곳 경기도 부천에서 지금 인천 연수동쪽으로 이사를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식적인 호적이전이 된 것이 아니라 호적이 이전되지 않은 상태로 살고 있는 거기 때문에 동사무소와 교육청측에서도 아이가 살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 이런 반응입니다.

지금 현행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앞서 호준석 앵커가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가 학교에 지금까지 파악된 건 2학년 1학기까지만 나왔거든요. 그러면 그 이후에 학교에서 연락을 안 했느냐, 이 부분인데, 현행 초등교육법을 보면 무단결석 7일 후에 우편으로 출석을 독려하는 독촉장을 보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회 이상 보내다가 또 안 올 경우에 동사무소측에 출석 독려를 요청하게 되는 건데, 지금 이 아이의 경우에는 호적신고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까 현재 이전에 이사오던 장소인 경기도 부천에 있는 살던 곳에 우편이 가지 않았을까, 현재로서는 예상이 되고 있는 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전혀 엉뚱한 곳에 출석통보독촉장이 간 데다가, 게다가 이 아이가 집밖으로 나오지도 않았고, 현재 연수동 주변에 있는 동사무소나 교육기관에서는 아이가 전입된 사실조차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 보니까 법적으로 이 아이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 직접 가서 가정방문을 한다든지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다든지 이런 법적 의무조항이 없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행정의 사각지대에 아이가 놓여서 혹시 학대를 당한 것은 아닌지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의무조항은 없더라도 학생이 안 나오면 선생님이 한번 가보거나, 알아보거나, 경찰에 신고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법적규정이나 의무사항에 대해서는 조금 더 정확한 게 필요하지만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 하나라도, 행정기관에 있는 누구 하나라도 아이의 소재에 대해서 조금만 더 세밀한 관심을 가졌더라면 혹시라도 이런 사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앵커]
친부, 동거녀 그리고 동거녀 친구. 3명이 구속됐고. 동거녀 친구라는 건 그러니까 여성인 거죠?

[기자]
네.

[앵커]
이 세 사람이 구속됐고요. 그 집에 강아지도 물어보고 그랬다면서요? 조사받으면서 강아지 잘 있냐고요.

[기자]
이건 아이가 학대당한 사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인데, 친아버지와 친아버지의 동거녀, 그리고 동거녀 친구가 경찰에 구속되고 그중에서 동거녀의 친구가 경찰조사과정에서 강아지는 잘 있느냐. 이렇게 물어본 겁니다.

아이에 대한 건강이나 상태를 먼저 물어보기보다는 강아지의 상태에 대해서 먼저 물어본 건데 앞서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그 집에 방문했을 때 강아지 2마리를 발견을 했고, 소위 포동포동하게 살이 쪄있었다 할 정도로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였다고 하는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강아지도 주인에게 사랑을 받고 보살핌을 받았을 때 정작 딸인 박 양은 관심의 소외지대에서 밥도 굶기고 또 폭행과 같은 학대를 당했을 생각을 하니 취재기자로서 상당히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앵커]
제일 걱정되고 앞으로도 잘해야 되는 것은 피해를 당한 어린이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늘 아침에 들었을 때는 좀 안정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조금 전에 또 기사를 보니까 이상한 행동, 행태를 보이기도 했었다. 언제 얘기였는지 제가 정확히 이해를 못 했는데, 그건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피의자, 친아버지 박 모씨 그리고 동거녀, 동거녀 친구를 프로파일링. 범죄심리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인데 아이가, 피해자인 박 양이 이상행동증세를 보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학대 후유증으로 있었던 건데아버지인 박 씨는 이 행동이 학대의 후유증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행동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계속 폭행을 가했다, 이렇게 경찰은 보고 있는 겁니다.

다행히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박 양은 현재 아동보호기관 관리 아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다행히 심리적으로 경찰관에게 농담을 건네고 미소를 지을 만큼 어느 정도 안정된 것으로 알려졌고 또 체중도 4kg 정도 증가한 것으로 현재 파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견될 당시 체중이 워낙 적었고 아버지의 학대로 인해서 늑골 골절 그러니까 늑골이 부러진 전치4주의 진단을 받았던 상태거든요. 애당초 정신적으로도 워낙 피폐했던 상태고 육체적으로 큰 부상을 입고 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그동안 2년 넘게 받아온 학대에 대해서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에서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좀 남는 상태입니다.

[앵커]
우철희 기자에게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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