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흡연율 조사' 거짓말하고 있었다?

청소년들 '흡연율 조사' 거짓말하고 있었다?

2016.01.20. 오전 10: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지난해 남자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11.9%로 나타났습니다.

질병관리본부와 교육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결과인데요.

전년보다 2.1%p 감소했는데,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겁니다.

그런데 이 수치가 과연 사실일까요?

혹시 청소년들이 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 그림은 조사 방법에 따른 청소년들의 흡연율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구가톨릭대 박순우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5월 고등학생 1,058명을 조사한 결과인데요.

1차 조사를 볼까요.

남학생 16.5%, 여학생 1.8%가 담배를 피운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서 실시한 2차 조사에서는 수치가 올라갔습니다.

남학생은 21.9%, 여학생은 3.7%가 흡연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며칠 사이에 갑자기 담배를 피우게 된 학생들이 늘어났던 걸까요?

다른 조사 방식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1차 조사는 담당 교사의 지도로 학생들이 학교 컴퓨터실에 앉아 직접 흡연 여부를 써넣는 식이었습니다.

2차 조사에서는 교사 대신 외부 조사원이 설문조사 뒤 바로 소변검사를 했습니다.

높게 나온 2차 흡연율이 '진짜 흡연율'인 셈인데요.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요?

57% 정도가 조사 결과가 유출될 가능성을 걱정했다고 답했고, 51%가 옆에 교사가 감독하고 있어서 부담스러웠다고 했습니다.

청소년 가운데 일부가 흡연 실태 조사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실험으로 증명된 거죠.

정부의 청소년 흡연율 조사 방식에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