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영웅 치료 '그 후 5년'

아덴만 영웅 치료 '그 후 5년'

2016.01.21. 오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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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종 /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주치의·아주대 의대 교수

[앵커]
오늘 저희가 이국종 교수를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벌써 5년이 흘렀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오늘 5주년 기념 행사가 있었는데 참석은 못 하셨다면서요?

[인터뷰]
비행기가 연착이 돼서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작전사령관님하고도 뵀고요.

[앵커]
오랜만에 그분들 만나니까 어떻습니까?

[인터뷰]
좋죠. 특히 선장님 건강하시고요. 우리 해군 장병들이 요즘에 이런 큰 작전이라고 할 만한 게 저희가 사실상 없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성공적인 작전이었고 그것을 통해서 국위가 많이 선양이 됐고 또 그 이후로는 저희 민간선상들이 그 지역을 지나다닐 때 뿐만 아니라 해석들의 쉬운 표적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봤을 때 우리 해군이 큰 역할을 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석 선장님은 가끔 만나십니까?

[인터뷰]
아니요, 거의 잘 뵙지 못 했고 어디 행사 있을 때만 잠깐잠깐씩 뵙니다.

[앵커]
워낙 또 바쁘시죠, 두 분 모두.

[인터뷰]
저는 저보다 선장님이 더 바쁘신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저는 교수님 사실 신문 인터뷰하신 것이나 지면에 나온 것은 많이 봤지만 이렇게 목소리 듣는 것은 처음인데요. 굉장히 냉철하고 어떻게 보면 냉정한 것은, 아주 냉철하게 수술 집도하시는 그런 이미지였었는데 목소리가 굉장히 부드러우시네요, 생각보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별로 그렇지는 않은데 오늘 아마 좋은 날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앵커]
평소에 성격은 어떠십니까?

[인터뷰]
저는 그냥 그렇습니다. 저도 뭐 직장인이니까요. 매일 직장 생활을 힘들게 하고 매일 그렇습니다.

[앵커]
5년이 지났지만 그 순간, 석해균 선장님 처음에 완전히 중상을 입었던 위급했던 순간 처음 보실 때 그 기억이 지금도 나십니까?

[인터뷰]
처음에는 사실 해군에서나 저나 죽어서건 살아서건 무조건 모시고 와야 된다고 그런 것 때문에 갔었거든요. 그리고 워낙 상태가 안 좋으셨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이송 도중에도 돌아가실 수 있지만 적어도 타국에서 돌아가시게 하면 그것은 국가로서도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여러 가지가 모여서 제가 가게 됐습니다.

[앵커]
처음 보신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인터뷰]
그때 등에서 식은땀이 많이 났죠. 옷이 전부 적색이었으니까요. 굉장히 심하게 퍼졌고. 총알을 맞아서 내장장기가 많이 파열됐는데 그 안에 깨끗한 것이 없었습니다. 보통 일반 환자 같은 경우는 내장을 완전히 비우고 수술을 진행하게 되는데 선장님 같은 경우는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총알이 관통을 해버리고 나니까 그런 다음에 감염이 심하게 지속이 돼서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앵커]
그래서 사실은 그당시에 우리 국민들도 살아나셨으면 좋겠지만 큰 기대는 못하는 상황이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 치료를 하시고 완치된 순간, 그때는 의사로서 어떤 감정이 드셨나요?

[인터뷰]
굉장히 좋았습니다. 굉장히 좋고 그리고 다음에 무엇보다도 병원에서 퇴원하실 당시보다도 다시 직장을 다니시게 됐잖아요, 다시 해군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거든요. 해군에서 근무를 하시면서 일반업무라기보다는 해군의 정신적 지주 같은 역할을 하고 계시니까요. 해군출신으로서 해군 작전에 민간인이 얼마나 협조해서, 옳지 않은 방향으로 그 함정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서는 불의의 저항을 하신 거니까 그런 것들이 해군에서 큰 멘토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다시 직장에 복귀를 하시고 또 그런 것들을 후배들한테 많이 가르쳐주시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반적인 이야기인데 중증환자들이 다치고 나서 제일 좋을 때가 다시 직장에 복직하셨을 때거든요. 그러면 그분들이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 다시 세금도 내시고 다시 의료보험료도 납부를 하시면서 다른 환자들을 도와주는 쪽으로 가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처지가 바뀌는 것이거든요. 환자들을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공동으로 힘을 모아서 의료보험제도나 그런 것을 통해서 어떤 사람을 다 낫게 해 주고 나면 그 사람이 다시 사회로 복귀해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런 것들을 또다시 다른 환자들을 위해서 도와주는 그런 입장에 서게 되니까 이것은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라도 중요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 그 당시에 중증외상을 우리나라에서 치료하는 시스템이나 인력이나 이런 것이 굉장히 낙후되어 있다고 비판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졌습니까?

[인터뷰]
지금 어쨌든 석 선장님 사건을 계기로 해서 우리나라가 굉장히 한 단계 진일보 하는 데 큰 영향을 주셨거든요. 중증외상치료센터는 국가안전망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국민들이 어디서 일하다가 다치더라도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그런 믿음 같은 것을 주는 게 필요한데 석 선장님 사건을 계기로 해서 그런 일들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전국적으로 11개 정도의 중증외상센터가 지정이 돼서 운영을 시작하고 있고요. 지금 당장은 성과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5년이나 10년이 앞으로 지나게 되면 대한민국 사회의 사회안전망으로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이것은 석 선장님의 우리나라 사회 발전에 기여하신 큰 또 하나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석 선장님과 이 교수님이 함께 기여하신 것이겠죠. 오늘 바쁘실 텐데 전화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네, 감사합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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