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걸린 우리 얼굴 '태극기', 제대로 알고 달자

거꾸로 걸린 우리 얼굴 '태극기', 제대로 알고 달자

2016.02.25. 오전 06: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우리나라의 얼굴이랄 수 있는 국기, 바로 태극기입니다.

그런데 나랏일을 맡는 일부 공공기관조차 태극기를 잘못 걸어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며칠 뒤면 삼일절 국경일인데요.

주변에 태극기가 제대로 걸려있는지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년 전 한 정부기관이 개최한 행사의 시상식 장면입니다.

왼쪽에 태극기가 걸려있는데, 태극문양의 빨간색과 파란색 위아래가 뒤바뀌어 있습니다.

한 기초자치단체는 중국에서 거꾸로 달린 태극기를 앞에 두고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외국에 지은 고등학교 정문에 있는 태극기는 4괘의 위치가 틀렸습니다.

막대를 뜻하는 효가 3개가 있어야 할 곳에 6개가 그려진 겁니다.

뒤늦게서야 태극기가 잘못 그려진 것을 확인하고 바로잡았습니다.

정부는 외교행사나 공공기관 등에서 태극기를 바르게 다는 법을 관련 법령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해놓았습니다.

실내에 태극기를 세워둔다면 앞에서 봤을 때 단상 왼쪽에 있는 깃대에 태극문양 빨간색이 위에 오도록 걸어 오른쪽으로 내려뜨리면 됩니다.

이렇게 태극기를 달았을 때 왼쪽에는 태극문양의 파란색이, 오른쪽에는 빨간색이 보이게 됩니다.

깃대에 걸린 위쪽 부분에는 효 3개인 건이, 그 맞은편 아래쪽에는 효 6개의 곤이 있어야 바른 모양입니다.

행사장 깃대에 태극기를 바르게 걸었어도 태극기의 뒷면이 보이면서 마치 잘못 단 것처럼 오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제대로 펼쳐놓는 게 중요합니다.

깃대가 없다면, 탁상용 태극기를 단상 위에 세워두거나 족자형 태극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관공서 등의 바깥에 있는 국기게양대에는 24시간 태극기를 걸 수 있습니다.

다만, 밤에는 국기에 적절한 조명을 비춰줘야 합니다.

국기 게양식과 하강식을 하는 학교와 군부대에서는 오전 7시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만 태극기를 내겁니다.

눈과 비가 쏟아지거나 바람이 세게 불어 국기가 망가질 수 있을 때는 게양대에 국기를 달지 않습니다.

훼손된 국기는 즉시 폐기해야 하지만, 걸려 있다가 찢어진 태극기를 떼지 않고 지금도 그대로 내버려둔 곳도 있습니다.

공공기관조차 태극기를 잘못 다는 사례가 나오는 것은 국기를 잘 알지 못하는 우리 국민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70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 도심에서 태극기를 그리는 행사가 열렸는데, 행사에 참여한 8백15명 가운데 태극기 모양을 바르게 그린 사람은 2백24명뿐이었습니다.

10명 가운데 7명이 태극기의 생김새를 제대로 알지 못한 겁니다.

[박윤정 / 경기 고양시 탄현동 : 학교 칠판 위나 길거리에 많이 걸려 있는 것은 봤는데, 지금은 (태극기 모양이) 잘 생각나지 않네요.]

[김서연 / 경기 평택시 장안동 : 지금 (태극기를) 그리라고 하면 틀리게 그릴 것 같아요.]

[서경덕 / 성신여대 교수, 한국 홍보 전문가 : 국민이 태극기와 관련해서 생각 외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국가 브랜드' 시대에 대한민국 대표 상징인 태극기, 국기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태극기에 대해 배우는 것이 국기를 제대로 다루는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송명호 /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태극기 전문가 : 국기를 올바르게 달기 위해서는 태극기의 역사와 의미가 먼저 전달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나 교육기관에서 그와 관련한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삼일절을 맞아 우리 주변에 태극기가 제대로 걸려 있는지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서 우리나라의 상징이 제대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