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도둑, 결혼사진에 찍혀 '덜미'

축의금 도둑, 결혼사진에 찍혀 '덜미'

2016.03.07. 오후 7:3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황성준, 문화일보 논설위원 / 이종훈, 정치평론가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 백성문, 변호사

[앵커]
축하 받아야 될 데에서 가족인 척하면서 결혼식장에서 축의금 봉투 슬쩍한 거죠. 이거 잡기 힘든데 잡기는 잡았어요.

[인터뷰]
이거 잡기 힘듭니다. 왜 그러냐 하면 사실은 피해자 입장에서 볼 때 소액의 돈이에요. 결혼식 축의금은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축의금을 줬다는 사람들 방명록에 있는 사람들을 전화해서 얼마 넣는지 물어보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서로 돈이 안 들어와도 그거 못 물어보거든요.

[앵커]
절교를 각오하고 물어볼 수 있죠. 혹시 봉투 얼마넣었지?

[인터뷰]
그건 참 어려우니까 이런 부분을 노린 건데. 결국에는 방명록에 있는 내용하고 축의금 하고 일치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이 사람이 신혼여행을 갔다와서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도 그런 사람 있잖아요. 내 친구 누가 왔다 갔는데 그 친구가 절대 축의금을 안 낼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부담 없이 물어본 거예요. 너 왔다 갔는데 축의금 넣었지? 그러니까 당연히 넣었지. 내 것만 넣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 것도 모아서 갖다줬어 이렇게 이야기한 거예요. 그러니까 깜짝 놀란 거죠. 확실히 빈 거죠.

그래서 CCTV를 보려고 했더니 공교롭게도 교회 안이라 결혼한 장소가. CCTV가 없어요. 일반 예식장은 다 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살펴본 게 웨딩촬영기사가 우연히 접수대 풍경을 사진을 찍었어요. 웨딩전문 촬영기사가. 거기에 보니까 모르는 사람이 접수대 앞에서 남의 봉투를 건네주고 이런 게 나와요.

이게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경찰에 신고를 한 거고 경찰도 그걸 받아보니까 이 사람이 동일 전과가 14개예요. 그러니까 인적사항을 쉽게 알 수 있었던 겁니다. 만약에 이 사람이 초범이었으면 경찰이 서로 얼굴만 사진에 나왔다고 해도 인적사항을 밝히는 데 아마 수 개월이 걸렸을 겁니다.

[인터뷰]
이번 사건으로 해서 앞으로 접수대 풍경이 바뀔 것 같아요.

[인터뷰]
한쪽편에서 휴대폰으로 찍고 있고 축의금 내는 사람은 봉투 열어서 금액 만원짜리 몇 장 보여주고 인증샷 찍고 가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뷰]
이 방송을 보고 난 이후에 아마 전부 다 찍을 겁니다.

[앵커]
배터리를 충분히 준비하셔야 될 것 같아요. 최소한 45분 정도 찍을 정도의 배터리만 있으면 되는데 이런 범죄가 여태까지 많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축의금 절도는 고전적인 범죄입니다. 가장 잘 안 걸리는 것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말씀하셨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고 그거 그냥 없어지고 말지, 만약에 없어진 걸 알았더라도 좋은 날인데. 이게 많으니까. 이 사람이 그것 전문이에요.

전문으로 14범인데. 이게 문제는 그날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거기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100만원 가지고 간 거예요. 꽤 많았죠, 친구 한 사람 게 아니라 친구 여러 사람 걸 모아서 가져간 건데. 그 당일날 다른 결혼식장에서 70만원 정도를 절도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이 사람이 전과 14범에 출소한 지도 얼마 안 돼서 금액은 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에 상습절도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굉장히 자기 일에 몰두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절도범도 전공과목이 있어요. 빈집털이는 빈집털이만 하고 소매치기도 안창따기, 밑창따기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이 사람은 절도의 장르 중에서 축의금 전문 절도입니다.

[앵커]
질문만 하나만. 조의금 절도도 있습니까?

[인터뷰]
있습니다. 조의금 절도가 더 많아요. 왜 그러냐 하면 늦은 시간에 잠자는 사람이 많고 술에 취해 있어요. 그래서 조의금 절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조의금 절도 그 부분도 짬짬이 찍어두시면 좋습니다.

[인터뷰]
조의금 절도는 스케일이 다릅니다. 축의금은 봉투 한두 개를 가져가는 건데 조의금 절도는 박스째로 가져가니까 .

[인터뷰]
거기에는 CCTV가 있어요.

[앵커]
어쨌든 좋은 일이라고 하는데 이걸 망쳐놓으면 안 되겠죠. 조의금마저 이렇게 한다는 게 세상은 참 각박합니다. 오늘 네 분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