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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3월 11일(금요일)
□ 출연자 : 김기웅 중앙치매센터 센터장
치매일까? 고민되신다면, “1899-9988 전화 상담을”
- 우리나라 치매인구 2040년엔 200만명 이상
- 가까운 보건소 방문하면 무료검사 가능
- 1899-9988 국립중앙센터 무료상담전화, ‘치매체크’ 앱으로도 안내 받을 수 있어
- 초기부터 치료하면 증상 완화하고 진행 늦출 수 있어
- 여성이 남성보다 알츠하이머 발병률 높아
- 치매 예방하려면 카드놀이, 유산소 운동 챙겨야
- 좋은음식 찾기보다 금연, 절주 먼저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앞서 말씀드린 대로 중앙치매센터 김기웅 센터장을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기웅 중앙치매센터 센터장(이하 김기웅):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국립 중앙치매센터, 어떤 곳인지 간단히 설명을 좀 해주시죠.
◆ 김기웅: 네, 국립 중앙치매센터는 치매관리법이라는 법에 근거해서 2012년부터 개설된 치매에 관한 국립연구 기관이고요. 치매 관련된 정책이나 연구, 서비스 개발, 또 24시간 상담 콜 서비스를 통해서 치매 환자들과 환자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일단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신다고 하니까 잘 아실 것 같아요. 일단 치매 인구가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입니까?
◆ 김기웅: 네, 현재 대략 65세 이상 어르신들 중에서 약 65만 명 정도, 그러니까 10명 중 1명 정도 되는 거죠. 그런데 이 숫자가 매 17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2040년대 초반이 되면 200만이 넘으시게 되고, 환자분을 돌보시는 가족이 배우자와 자녀, 부부, 이렇게 해서 4인이라고 생각하면, 대략 치매 때문에 직접적으로 고통을 당하시는 분이 1천만 정도에 이르게 되겠습니다.
◇ 정병진: 치매환자가 늘어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원인이 노인 수가 많아져서 느는 것인가요? 아니면 특정 요인이 작용해서 늘고 있는 겁니까?
◆ 김기웅: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치매 환자의 증가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입니다. 다만 건강수명이 늘어나면서 선진국 같은 경우는 예상했던 것보다는 치매환자가 덜 빠르게 늘어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신속하게 우리 어르신들의 건강수명을 연장시켜드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예방적 정책들을 잘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병진: 이게 노인 인구가 많아지기 때문에 치매 환자가 느는 것이 1차적이지만, 이것도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 말씀이시군요?
◆ 김기웅: 그렇습니다.
◇ 정병진: 그러면 치매에 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볼게요. 많은 분들이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치매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 김기웅: 치매라는 용어 자체는 단일 질병의 이름이 아니라 인지 기능이 나빠져서 혼자서 살기 불편해지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요. 이런 상태를 만들 수 있는 질환은 100가지도 넘습니다. 다만 어르신들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치매의 유형이 알츠하이머이다 보니까, 알츠하이머가 치매의 대명사처럼 쓰이는데요. 그 외에도 뇌에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혈관성 치매도 있고요. 알츠하이머와 달리 뇌 속에 다른 형태의 변성이 생겨서 뇌세포가
빨리 사멸하는 루이소체 치매나 파킨슨 치매, 전‧측두엽 치매, 이런 질환들도 있고요. 또 과음을 만성적으로 해서 생기는 알코올성 치매라든지, 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비타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대사성 치매, 또 예전에 많았던 것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연탄가스 중독 때문에 생기는 중독성 치매, 이렇게 굉장히 종류가 많습니다.
◇ 정병진: 네, 대표적인 치매의 증상은 어떤 게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죠?
◆ 김기웅: 치매는 원인질환에 따라서 뇌가 손상되는 부위의 순서가 달라지게 됩니다. 치매 증상도 이렇게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서 나오는데요. 가장 흔한 치매인 알츠하이머 같은 경우에는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부터 나타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기억감퇴가 있는 거죠. 옛날에 있었던 일은 잘 기억하는데, 불과 며칠 전이나 몇 시간 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기 힘들어 하는 최근기억상실을 흔히 보이게 되고요. 이 알츠하이머가 조금 더 진행되게 되면 언어능력이라든지, 공간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능력을 담당하는 두정엽이 손상되기 때문에 말을 잘 못 알아듣거나, 표현이 부정확해지거나, 길 찾는 능력이 떨어져서 길을 잃거나, 이런 증상이 생기고요. 또 조금 더 진행하게 되면 인간이 판단하고 계획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되기 때문에 의심도 할 수 있고, 사소한 일에 화를 낼 수 있고, 없는 걸 보거나 들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는 게 참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초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김기웅: 숫자로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똑같은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분들도, 초반부터 치료를 시작한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을 5년간 추적해보면, 5년 뒤에 도저히 가정에서 생활할 수 없어서 요양시설에 입양할 정도로 중증이 될 확률이 4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 정병진: 치매가 치료라는 게 가능한건가요? 예전에는 치료까진 생각하지 않았잖아요?
◆ 김기웅: 치료는 크게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하나는 완치라고 해서, 질병이 생기기 전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노인성 질환들, 당뇨, 고혈압, 관절염 등은 모두 병이 없는 상태로 돌려놓는 완치가 아니라 증상을 경감하고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거든요. 치매도 그런 면에서 똑같습니다. 그래서 증상을 훨씬 줄여줄 수 있고 진행하는 속도를 훨씬 늦출 수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제가 궁금한 게,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병원에 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가족들이 먼저 인지하고 본인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할 텐데요. 이걸 본인이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 김기웅: 네. 그렇죠.
◇ 정병진: 그렇다면 초기에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빨리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 김기웅: 우선 기억장애인데요. 옛날 일은 잘 기억하시는데 최근의 일은 전과 다르게 깜빡깜빡한다고 느껴지실 때, 특히 그게 작년에 비해서 올해가 부쩍 더하신 게 아닌가, 이런 진행이 느껴질 때는 우선 혹시 치매가 있는 것이 아닌지, 간단한 선별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이건 근처에 있는 보건소에서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다 무료로 받으실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일단 그런 선별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고요. 또 이런 기억장애 증상 외에, 시간이 지나면서 말이 서툴러지시거나, 혹은 성격이 달라지시거나, 이런 게 느껴지실 때는 반드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 정병진: 미국 드라마를 보니까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치매진단키트 같은 것도 있던데요. 그런 것도 쓸모가 있나요?
◆ 김기웅: 그런 진단키트라는 것은 치매라고 하는 질환에 대해서는 거의 쓸 수 있는 경우가 없고요. 아주 드물지만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서 유전되는 유전성 치매가 있습니다. 주로 젊은 나이에 생기는 초로기 치매인데요. 이런 아주 드문 경우에 국한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검사 도구들이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중앙치매센터는 국립이잖아요? 치매로 의심되는 분들이 1차적으로 보건소에 가본 다음 문제가 있는 경우, 중앙치매센터의 문을 두드리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 김기웅: 우선 1899-9988, 18세의 기억을 99세까지, 99세까지 팔팔하게 삽시다, 하는 뜻으로 저희가 정한 상담전화번호입니다. 여기로 전화주시면 지금 상태에 따라서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들이 이용하실 수 있는 치매 진단 과정이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또 ‘치매체크’라는 어플리케이션이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시면, 우선 ‘내가 기억이 불편한데 괜찮은 것 맞아?’ 이런 것을 스스로 테스트 해보실 수 있고요. 테스트 결과에 따라서 보건소를 방문해보시거나 병원에 가 보시는 게 필요한 분들은 결과를 안내해드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치매 상담콜로 연결해드리기 때문에, 그 앱을 일차적으로 이용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 정병진: 방문요양서비스 같은 것도 많이 원하시던데요. 이런 것도 서비스가 되나요?
◆ 김기웅: 우리나라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고 하는 사회보험제도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치매진단을 받으시고 6개월 이상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신 분들의 경우에 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 보험등급판정 신청을 하시면 되고요. 그러면 그 판정 결과가 5등급부터 1등급까지 있는데, 어느 등급에든 해당이 되시면 각 등급에 맞는 요양보호사 파견이나 주간보호센터 이용, 혹은 요양시설 입소, 그 외에 다양한 물품지원들, 이런 서비스들을 등급에 맞춰서 받으실 수 있겠습니다.
◇ 정병진: 네, 치매 관련해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젊은 사람들 중에 건망증이 심한 사람은 치매에 걸리기 쉬운 것인가? 이걸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사실인가요?
◆ 김기웅: 우선 젊은 나이에 생기는 건망증이 나이 들어서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없습니다. 다만 연세가 드신 분들이 주관적으로, 장기적으로 기억의 감퇴를 스스로 느낄 때, 생활에 큰 불편은 없지만, 이런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상대적으로 치매에 걸릴 위협이 두 배 정도 높다는 연구 보고는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그리고 여성이 남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이런 속설도 있는데, 이건 사실인가요?
◆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특히 알츠하이머 병 같은 경우에 해당되는데요. 여성이 남성보다 환자 수는 두 배 정도 많고요. 물론 여성이 노인층이 많기 때문에 절대 숫자는 많을 수밖에 없지만, 그런 인구수라든가 이런 것을 배제하고서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알츠하이머의 위험이 높습니다. 이건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가지고 있는 독특한, 출산이나, 임신, 호르몬 차이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일부 저개발 국가 같은 경우에는 여성들이 교육이나 사회 경험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사회적인 요건 때문에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 정병진: 아, 변수가 굉장히 많네요. 그러면 이런 예방을 젊었을 때부터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 흔히 말하는 게 카드놀이나 바둑 같은 것인데요. 이런 뇌를 자극하는 게임 같은 것을 하면 도움이 되나요?
◆ 김기웅: 네, 좋습니다. 꼭 머리를 쓰는 훈련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자기 상황에서 자기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두뇌활동을 많이 하는 것은 뇌 세포의 예비용량을 높이기 때문에, 설사 치매를 유발하는 병이 있어서 뇌세포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기능적으로나 증상이 영향을 덜 받게 되기 때문에 굉장히 도움 되고요. 그것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은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하시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3회, 한 번에 30분 정도 가볍게 숨이 찰 정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시면, 치매 발병 위험을 30%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 정병진: 제가 이런 인터뷰 할 때 늘 물어보는 게, 센터장님께서는 치매예방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 김기웅: 우선 머리는 아직 많이 쓰고 있고요. 유산소 운동은 일주일에 3번을 다 채우지는 못하지만, 어떻게든 최대한 숫자를 늘여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많은 분들이 치매 예방에 좋은 것을 먹는 것에 집중하시는데요. 먹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것이든 골고루 드시면 충분하고요. 나쁜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게 흡연입니다. 흡연이 치매 위험을 높이고요. 절주, 술은 한 잔 정도는 괜찮은데, 석잔 이상을 한 자리에서 과음하는 것은 치매 위험을 굉장히 높이기 때문에 과음을 삼가는 것, 이런 생활 습관이 굉장히 중요하겠습니다.
◇ 정병진: 네, 바른 생활을 해야 되겠군요?
◆ 김기웅: 네, 모든 면에서 그렇죠.
◇ 정병진: 다시 한 번 1899-9988, 이쪽으로 상담을 신청할 수 있는 거죠?
◆ 김기웅: 네, 전화하시면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 정병진: 그리고 치매 어플리케이션도 있다고 하셨으니까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기웅: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김기웅 중앙치매센터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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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6년 3월 11일(금요일)
□ 출연자 : 김기웅 중앙치매센터 센터장
치매일까? 고민되신다면, “1899-9988 전화 상담을”
- 우리나라 치매인구 2040년엔 200만명 이상
- 가까운 보건소 방문하면 무료검사 가능
- 1899-9988 국립중앙센터 무료상담전화, ‘치매체크’ 앱으로도 안내 받을 수 있어
- 초기부터 치료하면 증상 완화하고 진행 늦출 수 있어
- 여성이 남성보다 알츠하이머 발병률 높아
- 치매 예방하려면 카드놀이, 유산소 운동 챙겨야
- 좋은음식 찾기보다 금연, 절주 먼저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앞서 말씀드린 대로 중앙치매센터 김기웅 센터장을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기웅 중앙치매센터 센터장(이하 김기웅):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국립 중앙치매센터, 어떤 곳인지 간단히 설명을 좀 해주시죠.
◆ 김기웅: 네, 국립 중앙치매센터는 치매관리법이라는 법에 근거해서 2012년부터 개설된 치매에 관한 국립연구 기관이고요. 치매 관련된 정책이나 연구, 서비스 개발, 또 24시간 상담 콜 서비스를 통해서 치매 환자들과 환자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일단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신다고 하니까 잘 아실 것 같아요. 일단 치매 인구가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입니까?
◆ 김기웅: 네, 현재 대략 65세 이상 어르신들 중에서 약 65만 명 정도, 그러니까 10명 중 1명 정도 되는 거죠. 그런데 이 숫자가 매 17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2040년대 초반이 되면 200만이 넘으시게 되고, 환자분을 돌보시는 가족이 배우자와 자녀, 부부, 이렇게 해서 4인이라고 생각하면, 대략 치매 때문에 직접적으로 고통을 당하시는 분이 1천만 정도에 이르게 되겠습니다.
◇ 정병진: 치매환자가 늘어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원인이 노인 수가 많아져서 느는 것인가요? 아니면 특정 요인이 작용해서 늘고 있는 겁니까?
◆ 김기웅: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치매 환자의 증가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입니다. 다만 건강수명이 늘어나면서 선진국 같은 경우는 예상했던 것보다는 치매환자가 덜 빠르게 늘어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신속하게 우리 어르신들의 건강수명을 연장시켜드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예방적 정책들을 잘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병진: 이게 노인 인구가 많아지기 때문에 치매 환자가 느는 것이 1차적이지만, 이것도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 말씀이시군요?
◆ 김기웅: 그렇습니다.
◇ 정병진: 그러면 치매에 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볼게요. 많은 분들이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치매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 김기웅: 치매라는 용어 자체는 단일 질병의 이름이 아니라 인지 기능이 나빠져서 혼자서 살기 불편해지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요. 이런 상태를 만들 수 있는 질환은 100가지도 넘습니다. 다만 어르신들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치매의 유형이 알츠하이머이다 보니까, 알츠하이머가 치매의 대명사처럼 쓰이는데요. 그 외에도 뇌에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혈관성 치매도 있고요. 알츠하이머와 달리 뇌 속에 다른 형태의 변성이 생겨서 뇌세포가
빨리 사멸하는 루이소체 치매나 파킨슨 치매, 전‧측두엽 치매, 이런 질환들도 있고요. 또 과음을 만성적으로 해서 생기는 알코올성 치매라든지, 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비타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대사성 치매, 또 예전에 많았던 것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연탄가스 중독 때문에 생기는 중독성 치매, 이렇게 굉장히 종류가 많습니다.
◇ 정병진: 네, 대표적인 치매의 증상은 어떤 게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죠?
◆ 김기웅: 치매는 원인질환에 따라서 뇌가 손상되는 부위의 순서가 달라지게 됩니다. 치매 증상도 이렇게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서 나오는데요. 가장 흔한 치매인 알츠하이머 같은 경우에는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부터 나타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기억감퇴가 있는 거죠. 옛날에 있었던 일은 잘 기억하는데, 불과 며칠 전이나 몇 시간 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기 힘들어 하는 최근기억상실을 흔히 보이게 되고요. 이 알츠하이머가 조금 더 진행되게 되면 언어능력이라든지, 공간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능력을 담당하는 두정엽이 손상되기 때문에 말을 잘 못 알아듣거나, 표현이 부정확해지거나, 길 찾는 능력이 떨어져서 길을 잃거나, 이런 증상이 생기고요. 또 조금 더 진행하게 되면 인간이 판단하고 계획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되기 때문에 의심도 할 수 있고, 사소한 일에 화를 낼 수 있고, 없는 걸 보거나 들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는 게 참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초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김기웅: 숫자로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똑같은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분들도, 초반부터 치료를 시작한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을 5년간 추적해보면, 5년 뒤에 도저히 가정에서 생활할 수 없어서 요양시설에 입양할 정도로 중증이 될 확률이 4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 정병진: 치매가 치료라는 게 가능한건가요? 예전에는 치료까진 생각하지 않았잖아요?
◆ 김기웅: 치료는 크게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하나는 완치라고 해서, 질병이 생기기 전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노인성 질환들, 당뇨, 고혈압, 관절염 등은 모두 병이 없는 상태로 돌려놓는 완치가 아니라 증상을 경감하고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거든요. 치매도 그런 면에서 똑같습니다. 그래서 증상을 훨씬 줄여줄 수 있고 진행하는 속도를 훨씬 늦출 수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제가 궁금한 게,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병원에 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가족들이 먼저 인지하고 본인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할 텐데요. 이걸 본인이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 김기웅: 네. 그렇죠.
◇ 정병진: 그렇다면 초기에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빨리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 김기웅: 우선 기억장애인데요. 옛날 일은 잘 기억하시는데 최근의 일은 전과 다르게 깜빡깜빡한다고 느껴지실 때, 특히 그게 작년에 비해서 올해가 부쩍 더하신 게 아닌가, 이런 진행이 느껴질 때는 우선 혹시 치매가 있는 것이 아닌지, 간단한 선별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이건 근처에 있는 보건소에서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다 무료로 받으실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일단 그런 선별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고요. 또 이런 기억장애 증상 외에, 시간이 지나면서 말이 서툴러지시거나, 혹은 성격이 달라지시거나, 이런 게 느껴지실 때는 반드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 정병진: 미국 드라마를 보니까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치매진단키트 같은 것도 있던데요. 그런 것도 쓸모가 있나요?
◆ 김기웅: 그런 진단키트라는 것은 치매라고 하는 질환에 대해서는 거의 쓸 수 있는 경우가 없고요. 아주 드물지만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서 유전되는 유전성 치매가 있습니다. 주로 젊은 나이에 생기는 초로기 치매인데요. 이런 아주 드문 경우에 국한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검사 도구들이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중앙치매센터는 국립이잖아요? 치매로 의심되는 분들이 1차적으로 보건소에 가본 다음 문제가 있는 경우, 중앙치매센터의 문을 두드리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 김기웅: 우선 1899-9988, 18세의 기억을 99세까지, 99세까지 팔팔하게 삽시다, 하는 뜻으로 저희가 정한 상담전화번호입니다. 여기로 전화주시면 지금 상태에 따라서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들이 이용하실 수 있는 치매 진단 과정이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또 ‘치매체크’라는 어플리케이션이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시면, 우선 ‘내가 기억이 불편한데 괜찮은 것 맞아?’ 이런 것을 스스로 테스트 해보실 수 있고요. 테스트 결과에 따라서 보건소를 방문해보시거나 병원에 가 보시는 게 필요한 분들은 결과를 안내해드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치매 상담콜로 연결해드리기 때문에, 그 앱을 일차적으로 이용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 정병진: 방문요양서비스 같은 것도 많이 원하시던데요. 이런 것도 서비스가 되나요?
◆ 김기웅: 우리나라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고 하는 사회보험제도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치매진단을 받으시고 6개월 이상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신 분들의 경우에 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 보험등급판정 신청을 하시면 되고요. 그러면 그 판정 결과가 5등급부터 1등급까지 있는데, 어느 등급에든 해당이 되시면 각 등급에 맞는 요양보호사 파견이나 주간보호센터 이용, 혹은 요양시설 입소, 그 외에 다양한 물품지원들, 이런 서비스들을 등급에 맞춰서 받으실 수 있겠습니다.
◇ 정병진: 네, 치매 관련해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젊은 사람들 중에 건망증이 심한 사람은 치매에 걸리기 쉬운 것인가? 이걸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사실인가요?
◆ 김기웅: 우선 젊은 나이에 생기는 건망증이 나이 들어서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없습니다. 다만 연세가 드신 분들이 주관적으로, 장기적으로 기억의 감퇴를 스스로 느낄 때, 생활에 큰 불편은 없지만, 이런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상대적으로 치매에 걸릴 위협이 두 배 정도 높다는 연구 보고는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그리고 여성이 남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이런 속설도 있는데, 이건 사실인가요?
◆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특히 알츠하이머 병 같은 경우에 해당되는데요. 여성이 남성보다 환자 수는 두 배 정도 많고요. 물론 여성이 노인층이 많기 때문에 절대 숫자는 많을 수밖에 없지만, 그런 인구수라든가 이런 것을 배제하고서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알츠하이머의 위험이 높습니다. 이건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가지고 있는 독특한, 출산이나, 임신, 호르몬 차이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일부 저개발 국가 같은 경우에는 여성들이 교육이나 사회 경험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사회적인 요건 때문에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 정병진: 아, 변수가 굉장히 많네요. 그러면 이런 예방을 젊었을 때부터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 흔히 말하는 게 카드놀이나 바둑 같은 것인데요. 이런 뇌를 자극하는 게임 같은 것을 하면 도움이 되나요?
◆ 김기웅: 네, 좋습니다. 꼭 머리를 쓰는 훈련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자기 상황에서 자기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두뇌활동을 많이 하는 것은 뇌 세포의 예비용량을 높이기 때문에, 설사 치매를 유발하는 병이 있어서 뇌세포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기능적으로나 증상이 영향을 덜 받게 되기 때문에 굉장히 도움 되고요. 그것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은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하시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3회, 한 번에 30분 정도 가볍게 숨이 찰 정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시면, 치매 발병 위험을 30%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 정병진: 제가 이런 인터뷰 할 때 늘 물어보는 게, 센터장님께서는 치매예방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 김기웅: 우선 머리는 아직 많이 쓰고 있고요. 유산소 운동은 일주일에 3번을 다 채우지는 못하지만, 어떻게든 최대한 숫자를 늘여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많은 분들이 치매 예방에 좋은 것을 먹는 것에 집중하시는데요. 먹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것이든 골고루 드시면 충분하고요. 나쁜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게 흡연입니다. 흡연이 치매 위험을 높이고요. 절주, 술은 한 잔 정도는 괜찮은데, 석잔 이상을 한 자리에서 과음하는 것은 치매 위험을 굉장히 높이기 때문에 과음을 삼가는 것, 이런 생활 습관이 굉장히 중요하겠습니다.
◇ 정병진: 네, 바른 생활을 해야 되겠군요?
◆ 김기웅: 네, 모든 면에서 그렇죠.
◇ 정병진: 다시 한 번 1899-9988, 이쪽으로 상담을 신청할 수 있는 거죠?
◆ 김기웅: 네, 전화하시면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 정병진: 그리고 치매 어플리케이션도 있다고 하셨으니까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기웅: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김기웅 중앙치매센터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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