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3조 원 날린 미세먼지 대책...앞이 안 보인다

[중점] 3조 원 날린 미세먼지 대책...앞이 안 보인다

2016.05.14. 오전 05: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해마다 미세먼지로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등 고통이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정부의 대책은 오락가락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려 3조 원을 썼는데도 미세먼지 측정과 예보 자체도 엉망이어서 앞이 안 보일 지경입니다.

양시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방독면을 쓴 채 자전거를 타는 시민단체 회원들,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을 조롱하는 퍼포먼스입니다.

미세먼지를 줄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세걸 /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현재 미세먼지 대책 발표를 한다고 하는데 이미 석탄 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고요. 경유차가 계속 느는 추세거든요.]

실제로 미세먼지 농도는 최근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연평균 농도가 세제곱미터 당 2012년 45㎍에서 이듬해 49㎍으로 오른 뒤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연이어 미세먼지 예측마저 실패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미세먼지 핵심 측정소가 오염원이 많이 배출되는 곳과 거리가 먼, 공기 맑은 공원 한가운데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실시간으로 농도를 측정해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다 보니 체감 지수와 동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의 한 미세먼지 측정소입니다.

서울엔 구마다 1개소씩 모두 25개의 미세먼지 측정소가 있는데요.

대부분 이곳처럼 건물 옥상에 설치돼 있습니다.

지상에서 1.5m에서 10m 높이 이내에 측정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겁니다.

예보되는 미세먼지 농도가 실제 시민들이 들이마시는 것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수도권에서 운용 중인 미세먼지 자동측정기 100여 대 중 16%가 엉터리라는 감사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미세먼지 감소 정책 추진도 갈팡질팡 입니다.

경유차에서 내뿜는 질소산화물에 대한 측정기 도입이 시급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강조한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발등의 불인데도 20기를 증설한다는 계획엔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 석탄 화력(발전소)은 최소한으로라도 늘리긴 늘려야 하잖아요. 잡혀 있는 계획이기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미세먼지에 투자한 예산은 자그마치 3조 원.

환경부는 이번 달 안에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한다는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실속있는 대책이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