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없이 5분이면 발급...돈이면 다 되는 '자격증 세상'

교육 없이 5분이면 발급...돈이면 다 되는 '자격증 세상'

2016.06.10. 오전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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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간 자격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직업진로상담사와 종이공예지도사 등 무려 만7천 종류가 넘는데, 결격 사유가 없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보니 피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돈을 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마사지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한 업체를 찾아간 A 씨는 황당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9만 8천 원만 내면 교육을 안 받아도 자격증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이었습니다.

[A 씨 / 자격증 보유자 : 입금하니까 바로 그 자리에서 사진 찍어주고. 5분도 안 걸렸어요. (자격증) 만들어주는 데….]

입맛에 맞게 취득 날짜도 조작해주더니, 어느 날은 정부 감사에 낼 서류가 필요하다면서 뒤늦게 필기시험을 봐달라고 요청까지 했다는 겁니다.

[자격증 업체 관계자 / 당시 대화 내용 : 꼭 오셔서 자격증도 바꿔 갖고 가시고 2시간이라도 교육을 받으셔서 어디 가서 이 운동이 뭐냐고 물어보면 뭔지 얘기를 해주셔야지만….]

협회는 이렇게 서울 한복판에 버젓이 실습실까지 차려놓고 고객을 끌어모았는데 자격증을 받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쉽게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 자격증이 문체부가 검토한 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등록해준 정식 '민간 자격증'이라는 점입니다.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보니 이런 불법 행위를 적발하는 것도 그에 대한 조치도 쉽지 않습니다.

[문체부 관계자 : 지난해부터 (민간자격증) 신청하는 양도 늘어나고 민원 자체도 늘어나고…. 한 달에 두어 번 확인하는데 (민원이) 몇백 건씩 들어오니까 감당 못 하는 거예요.]

이러는 사이 새로운 자격증은 매년 수천 개씩 쏟아지면서 소비자 피해도 그만큼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센터에 자격증과 관련해 접수되는 피해 상담은 매년 천5백여 건.

비싼 학원비를 내고도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환불도 못 받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광고에 속은 피해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배윤성 / 한국소비자원 경기지원장 : 자격증을 운영할 정도의 인적, 물적, 교육 과정적인 측면에서 완비하고 있는지를 엄격히 심사하고 그런 것을 갖췄을 때만 등록을 허가하는 제도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자격증이 실제 취업이나 창업에 도움되는지 미리 확인하고, 취득을 미끼로 비싼 학원비나 교재비를 유도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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