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15년 전에나 있던 식고문, 해병대엔 여전해

[신율의출발새아침] 15년 전에나 있던 식고문, 해병대엔 여전해

2016.07.12.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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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7월 12일(화요일)
□ 출연자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식고문 피해 일병, 강제 음식 섭취에 3주 만에 9kg 증가
-15년 전에나 있던 식고문, 해병대엔 여전히 남아 있어
-피해 일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있을 수 있어, 향후 주의 관찰 필요
-사건 후 군 관계자, 피해자 부모 회유해 사건 무마하려 해
-헌병대, 식고문 수사 미온적 대처한 것으로 보여
-부대 악, 폐습 좌시하지 않겠단 사령관 지휘에 지휘관들, 후일 두려워 보고 안해, 사건 은폐 가능성 有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앞서 한 해병 부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에게 엄청난 양의 음식을 억지로 먹도록 하는 일명 ‘식 고문’을 일삼아 온 것에 대한 시민들 의견 들어봤는데요. 폭언부터 성추행까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발생하는 군대에서의 가혹행위, 근절될 수는 없는 것인지,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하 임태훈):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식 고문, 이게 그러니까 어느 정도의 양을 억지로 먹이는 겁니까?

◆ 임태훈: 한 달 이상 이런 고문에 가까운 것이 시작되는데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면 피해자한테 송구스럽지만, 거의 사육을 하다시피, 자기 애완견도 이런 식으로는 먹이지 않습니다. 밥을 먹은 다음에, “너 빵 좋아하지?” 하면서 빵을 여러 개를 가져다 놓고, 총 6,300칼로리에 달하는 빵과...

◇ 신율: 그러니까 피자 한 판에다가, 1.5리터 콜라에다가, 빵 8개짜리에다가, 컵라면, 뭐 이런 식으로 먹인 거 아니에요?

◆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보면 5000칼로리, 6000칼로리, 이런 식으로 계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먹이고요. 그리고 피해자가 3주 만에 몸무게가 9kg이 증가합니다. 사실상 해병대는 체력들이 좋기 때문에 자기 몸 상태를 평상시에 잘 관리하던 사람들이 지원을 많이 합니다. 왜냐면 교육훈련을 받기도 굉장히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몸 관리를 굉장히 잘 하는데, 3주 만에 9kg가 체중이 증가했다면 지휘관 눈에 띌 정도로 살이 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의심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지휘관들이 의심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식 고문 중에서 부모 욕을 한다든지, 또는 그렇게 먹는 모습들이 우스꽝스럽다고 전직 대통령에 비유해서 “앙 노무띠”라고 이야기하면서 이게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용어거든요. 그런 식으로 괴롭히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있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이런 식 고문이 해병대 특정 부대에만 해당되는 겁니까? 아니면 과거부터 있어왔던 겁니까?

◆ 임태훈: 과거에는 통상적으로 자기가 먹던 음식이 남으면 그것을 후임들에게 강제로 먹이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사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병역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이런 것들을 많이 근절하자고 해서 저희 센터 쪽으로는 지금 식 고문에 해당하는 것들을 많이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우는 사실 15년 전에 있었던 것들이고 거의 근절되고 있는 것인데, 여전히 해병대에는 남아 있는 것이죠.

◇ 신율: 지금 이 피해 일병, 자살 직전까지 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심리검사 결과로 나온 건데, 그러면 치료는 제대로 받고 있습니까?

◆ 임태훈: 지금 다리에 부상이 있어서 나와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밀 진단을 해야 합니다. 정신과 진단을 하게 되면 임상심리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심리검사는 시간이 조금 소요됩니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보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아마 이 상태라면 스트레스 장애는 기본적으로 나올 것 같고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의증도 저는 분명히 나올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향후 주의 관찰이 요구되고요. 또 하나는 이렇게 식 고문에 가까운 피해를 당했기 때문에 나중에 거식증이나 이런 증상이 발현될 수 있어서, 이것도 장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서 이것에 대한 외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가해병사들은 어떻게 처리되었습니까?

◆ 임태훈: 가해병사는 부대 내에서 쉬쉬를 좀 했는데요. 총 가해자는 5명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 명만 영창에 가고 무마하려고 했습니다.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형사사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휘관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좋은 게 좋은 거니까, 형사사건으로 가지 않는 선에서 자기가 책임지고 다른 부대로 전출을 보내겠다고 부모에게 회유, 협박, 이런 것들을 해요. 저는 좀 이해가 안 되는데, 사건 자체가 굉장히 엽기적이고, 그리고 피해자의 피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후유증으로 인해서 장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모르는, 예후가 좋지 않은 범죄행위인데요. 이런 경우는 사실상 헌병대에 자기가 빨리 신고를 해서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휘관의 입장인데 그것을 행하지 않았습니다. 범죄행위라는 것은 민간에서도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건데요. 향후에 이것을 본 직장 내 상사들이나 이런 사람들이 그것을 무마하려고 하는 것은 민간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죠. 그리고 수사가 진행된 상황에서도 가해자의 편이 아니라 피해자 편에서 수사를 해야 하는데, 헌병대도 조금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 같고요. 이전에도 언론에 나왔지만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훈련을 받던 병사를 부사관들이 폭행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턱이 돌아갔는데, 이 같은 경우에도 수사가 흐지부지 되고, 이것을 발견한 6여단에서는 신병이 배치되었는데 소대장이 면담 결과 발음이 새니까 이상하다고 해서 물어보니 폭행을 당했다고 해서 보고를 했는데, 여단장인 김태성 준장은 또 사령관에게 보고를 하지 않아요. 3개월 동안, 그래서 피해자의 형이 해병대를 나왔는데,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서 인터넷에 알리면서 일파만파 언론에 알려지게 되었거든요. 이게 결국은 지휘관들의 성향에 따라서 이게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상훈 해병대 사령관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매일 지휘서신을 내리는데, 3스타인 사령관이 이렇게 부대 악, 폐습에 대해서 좌시하지 않겠다는 지휘서신을 내리니까 여단장, 사단장들은 겁을 먹고 보고하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까 보고하지 않는 것들이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는 거죠. 축소, 은폐, 왜곡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 신율: 네, 어쨌든 이런 것들을 자꾸 밖으로 알려야만 이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 임태훈: 네, 그래서 윤 일병 사건 이후에 달라진 양상들이, 당사자 병사들이 센터로 전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국방 헬프콜에 전화를 하고도 해결이 안 되어서 저희한테 오는 경우도 많고요.

◇ 신율: 네, 어쨌든 알려야 합니다. 이건 덮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태훈: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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