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회의 참석 교수 "지질관련 결과 발표, 확실한 건 없어"

기상청 회의 참석 교수 "지질관련 결과 발표, 확실한 건 없어"

2016.09.22. 오후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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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회의 참석 교수 “지질관련 결과 발표, 확실한 건 없어”

- 경주 여진 지금도 계속 되고 있어
- 5.8 지진, 우리에게 큰일이지만 전 지구적으로 보면 중규모일 뿐
- 경주지역, 예전부터 지진 자주 발생하던 지역
- 한반도, 향후 지진 규모와 횟수 더 잦아들 것
- 지진 남남서쪽 이동, 너무 과대평가하기 힘들어
- 지진 발생 위치 양산단층 위에 있다는 발표, 추가 자료 분석 필요
- 지진 더 빨리, 더 늦게 결론 내릴 수 없는 상황
- 이번 지진, 나쁜 영향만 끼친 건 아냐
-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 2018년까지 기술적으로 가능, 시행착오는 있을 것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22일 (목요일)
■ 대담 :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경주 지진발생 관련 기상청의 분석 결과가 오늘 발표됐습니다. 기상청의 설명대로라면, 지난 12일 밤 발생한 5.8 규모의 본진보다 더 큰 규모의 여진 발생 가능성은 낮다는 건데요. 오늘 기상청 회의에 참석한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이하 김광희)>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지금도 경주에서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죠?

◆ 김광희> 네, 그렇습니다. 제가 저희 학생들과 함께, 부경대학교, 부산대학교, 서울대학교, 연구소와 함께 이 지역에서 여진이 어떻게 나고 있는지 자세히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자주 가는데요. 아직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여진이 몇 회 정도 이어지는 건가요?

◆ 김광희> 지금까지 발생한 여진에 관한 것은 기상청 보고에 의하면 규모 3 이상 지진이 총 12회, 규모 2 이상 지진이 총 101회 발생했고요. 사람이 느끼지는 못하지만 기계에 의해 지진의 발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지진이 297회 발생해서 총 412회 발생한 것으로 기상청에서 발표했습니다.

◇ 최영일>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 혹시 더 강력한 여진이 발생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 많습니다. 이 대목, 어떻게 이야기 된 건가요?

◆ 김광희> 한참 큰 여진이 없다가 그저께 큰 여진이 있어서 다들 깜짝 놀랐는데요. 이렇게 큰 지진이 나고 그만큼 크지 않지만 상당한 규모의 여진이 발생하는 것이 전혀 특이한 상황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지진 전문가들이 그렇게 생각하고요.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지진 활동들이 다른 지진 활동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추세도 다른 지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일반적으로 지진들은 큰 지진이 나고 점점 더 횟수와 규모가 작아지고요. 경우에 따라 기간이 한 달, 두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겪은 지진은 규모 5.8 정도로, 물론 우리에게는 큰일이었지만, 전 지구적으로 보면 중규모에 속하는 지진이었습니다. 짧게는 3주, 길게는 5~6주 정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것은 이 지역은 예전부터 지진이 발생하던 지역이었거든요. 이번 지진의 영향이 아니어도 이 지역에서는 계속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니 이 지역에 사는 분들께서는 종종 지진을 앞으로도 느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여진은 수 주 정도 갈 것이다,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은 낮다, 이렇게 진단해주셨습니다.

◆ 김광희> 상당히 조심스러운데 그렇죠. 지진의 일반적 경향을 본다면 지진의 규모와 횟수가 점점 더 잦아들 겁니다.

◇ 최영일> 오늘 분석 결과 회의에서 진앙지는 정확하게 파악된 건가요?

◆ 김광희> 기상청에서는 구체적으로 위경도와 함께 남남서쪽이라고 발표하고 있고요. 지진의 발생 위치를 보니 전진, 본진, 여진이 점점 남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 최영일> 여진이 점점 남하하는 추세를 남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하면 되나요?

◆ 김광희> 물론 남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위치를 보면 2km, 3km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지진 자체가 큰 지진이 규모 5.8이었으니까 지진으로 인해 움직인 단층이 최소 7~8km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진의 크기와 지진 발생 횟수, 남쪽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지금 상황에서 너무 과대평가하기 힘들 것 같고요. 추가적으로 수집되는 자료와 이 지역에 존재하는 단층 구조들, 이번 깨지지 않았지만 그 주변에 움직일 수 있는 단층들이 있는지에 관한 연구와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양산단층이 본진의 진원인 것은 맞다고 보십니까?

◆ 김광희> 제가 오늘 오전에 기상청에서 브리핑받은 결과에 따르면 지진의 발생 위치가 양산단층 위에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정확한 결과 역시 추가로 확보되는 자료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저희가 지진 발생 위치를 얘기할 때 정확하다는 얘기를 전혀 안 씁니다. 왜냐면 지진의 발생 위치는 항상, 실제로 어디서 발생했는지 알 수 없거든요. 우리는 믿을만한, 신뢰성이 높다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정확하다는 표현을 할 수는 없습니다.

◇ 최영일> 학술적 정확성에 한계는 있겠지만, 이번 지진 사태를 통해 일반 국민들도 굉장히 많은 단층이 존재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자극 반응이라고 많이 들었는데요. 이번 지진이 다른 단층에 힘의 영향을 줘서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 이것은 어떻게 봅니까?

◆ 김광희> 물론 지금 워낙 큰 지진이 발생했기에 그 주변에 아주 임계 상태에 있는,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응력을 가지고 있는 단층들에 영향을 분명히 줬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할 때 우리가 영향을 받아서 지진이 더 빨리 날 수 있지만, 영향을 받아서 지진이 나는 시기가 뒤로 늦춰질 수 있습니다. 이런 조사를 하려고 한다면, 이런 결론에 도달하려면, 그 지역 지진 에너지가 방출된 단층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단층의 구조가 어떠한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에게 어떤 결론을 내리기에는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말씀하신 그런 내용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결과로 지진이 좀 더 빨리 발생할 것이다, 혹은 발생 시기가 뒤로 늦춰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 최영일> 경북과 경남지역, 상당히 두려움에 빠졌고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일부 피해도 있는데요. 또 한 가지 지진의 진동이 수도권까지 느껴졌습니다. 수도권 단층대는 어떤지, 수도권 내에 지진이 날 가능성은 없는가, 인구의 절반이 모여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 김광희> 수도권에서도 흔치 않지만, 지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 자료를 정확하게 가지고 있진 않은데, 2010년인가 규모 3.0의 지진이 시흥에서 발생해 서울에 계신 분들이 많이 느끼신 적 있습니다. 얼마 안 된 이야기인데요. 그때도 지진에 관한 걱정들을 많이 하셨는데 별 행동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번 지진이 많은 분들이 지진을 느끼고, 다치신 분들도 계시고, 피해도 입었지만 이 규모 자체에 비해 입은 피해는 예상보다 작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생각하기엔. 이 지진이 나쁜 영향만 끼치는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가 지진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개인적으로, 청취자분들께서도 나에게 지진이 닥치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부 기관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에는 기본적 내용만 들어있습니다.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서는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한 번 생각해보시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최영일> 말씀하신 대로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자각을 하게 된 계기인데요. 가장 시급한 대책, 전문가로서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신가요?

◆ 김광희> 이런 구조물 피해를 입은 분들이 계실 겁니다. 특히 경주 지역에서는 여러 가지 불만 중 하나가 이런 피해가 지역적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이런 얘기를 중앙에서는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에 대한 조치가 우선적으로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조금 더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번 지진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하고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지역에 우리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있지 않은지, 우리가 항상 불안해하고 있는 점이 많이 있는데, 이렇게 불안해하는 점에 문제는 없는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기본적 조사가 수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최영일> 끝으로 긴급재난문자가 늦어져서 논란이 됐습니다. 어제 당·정·청 협의회를 보니 일본 수준으로 10초 이내로 당기겠다는 건데요. 2018년까지 하겠다는 대책이 나왔습니다. 일본이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무려 18년이 걸렸다고 하던데요. 지진 전문가로서 보기에 가능합니까?

◆ 김광희> 지금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은 지진을 미리 예측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진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관측하고 규모와 위치를 알아내서 지진 발생 사실을 국민들에게 미리 흔들림이 있기 전에 알려주겠다는 얘기입니다. 과학적으로 가능한 얘기고요. 기술적으로도 가능합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이러한 제도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런 제도를 처음 만들어서 시행하다 보면 누군가는 실수를 할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질 겁니다. 그런 것들이 조금 우려가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점들이요.

◇ 최영일>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광희>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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