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하면 덤비는 멧돼지...갑자기 마주쳤다면?

흥분하면 덤비는 멧돼지...갑자기 마주쳤다면?

2016.10.18. 오후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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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훈 /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관

[앵커]
요즘 들어 멧돼지가 나타나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출몰 지역도 거주지 주변과 도심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앵커]
만약 멧돼지와 마주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멧돼지 행동특성 전문가인 국립생물자원관의 동물자연과 한상훈 연구관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앵커]
한 연구관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원래 외모가 험악한 탓일까요. 도로나 주택가 골목을 질주하는 저돌적인 행동 때문에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요. 멧돼지가 원래는 겁이 많은 동물이라면서요?

[인터뷰]
서울 북한산이나 지방에서 멧돼지 조사를 하다 보면 멧돼지와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그때마다 멧돼지가 먼저 달아나고요.

현재 서울 북한산 종로구나 은평구 도심주거지 지역, 멧돼지가 출몰하는 지역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그 주변에서 개가 먼저 짖고 그래도 멧돼지가 전혀 반응을 안 보이다가 개 소리에 사람들이 시끄러워서 나오는 소리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면 멧돼지들이 순식간에 달아나는 장면이 많이 찍히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멧돼지가 먼저 달아난다는 건데. 그런데 도심이나 이런 데 보면 사람을 공격하거나 다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인터뷰]
그것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멧돼지가 도심 안에 들어왔을 때 도로라든지 주택가로 들어오면 우선 환경이 낯설기 때문에 멧돼지가 상당히 패닉 상태에 빠집니다.

그래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서 반사적으로 본능적으로 방어공격을 하는 경우가 있고요. 그다음에 공원이라든지 농촌 지역 혹은 일부 전원 지역에서 여성을 만났을 때 수컷들 같은 경우에는 여성을 공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앵커]
멧돼지가 도심까지 내려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터뷰]
이미 멧돼지가 도심 산림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고 인정을 하셔야 됩니다. 지난 10년간 도심 산림지역에 이미 사람들과 함께 살아오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멧돼지가 주택가 주변에서 공생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내려오는 게 아니고 서식하고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인터뷰]
네.

[앵커]
일부에서는 등산객들이 도토리를 싹쓸이하면서 멧돼지가 먹이가 부족해서 도심으로 내려온다, 이런 얘기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인터뷰]
그것도 약간의 영향을 주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도시에 사는 멧돼지 수가 증가해서 이미 과밀화됐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내려온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본격적으로 멧돼지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는 방법을 설명을 해 주셔야겠는데요. 멧돼지하고 눈을 마주치면서 기싸움을 해야 된다, 여러 가지 얘기들. 엇갈리는 얘기들도 있고 그런데 정확하게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인터뷰]
멧돼지를 우선 만나시면 먼저 하셔야 될 일은 침착하게 멧돼지를 주시하고.

[앵커]
눈을 마주쳐도 되는 겁니까?

[인터뷰]
굳이 눈을 마주치라는 그건 아니고요. 그리고 주변의 나무 뒤에 몸을 숨기시고 멧돼지가 피할 때까지 가만히 지켜 보시면서 주시하는 게 중요하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 멧돼지가 전혀 의식을 못하고 먹이 활동을 한다고 하면 우회를 하시든지 그 자리를 피하시는 게 좋고요.

그리고 또 멧돼지가 아까 겁이 많다고 말씀드렸듯이 전혀 의식을 못했을 경우에는 나무를 툭툭 친다든지 혹은 흠하고 기침을 하시면 멧돼지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달아납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숨을 곳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골목 한가운데라든지 달리는 도로 한가운데서 이렇게 멧돼지를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도로 한가운데, 만약에 운전을 하시다가 멧돼지가 갑자기 출현하는 경우가 예외가 되겠는데 그럴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핸들 조작은 주변 차량들과 충돌한다든지 하는 더 큰 대형사고로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 부분은 가능하면 침착하게 속도를 줄이는 게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되고요. 그다음에 주택가에서 갑자기 골목 등에서 멧돼지와 우연히 맞닥뜨린다면 가장 신속하게 담벼락이라든지 혹은 주차되어 있는 차량 위, 높은 곳으로 몸을 피하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앵커]
높은 데로 피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도로 운전하다 멧돼지와 충돌할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미국이나 이런 데에서는 사슴하고 충돌하는 사고가 곧잘 발생해서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도로에서는 일단 충돌하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시간대가 언제입니까? 아침입니까, 낮입니까?

[인터뷰]
주로 저녁 일몰 후부터 활동을 많이 하거든요. 그때가 가장 위험할 때입니다.

[앵커]
야간운전할 때 조심해야겠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그리고 멧돼지가 등산로에서도 발견이 되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인터뷰]
아까 말씀드렸듯이 등산로에서는 멧돼지가 주로 먹이 활동을 한다든지 그럴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멧돼지가 그렇게 위험하지 않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켜보거나 주시하고 좀 기다렸다가 멧돼지가 피하지 않으면 멧돼지가 피할 수 있도록 사람이 있다는 것을 좀 알려줌으로써 멧돼지가 자리를 뜨게 되니까 크게 위험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앵커]
멧돼지의 도심 출현은 사실 위험한 것 아니겠습니까? 노약자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공포감도 느끼고 그럴 것 같은데요.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 포획 방식을 바꾼다든지 어떤 예가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멧돼지 자체가 심리적으로 위험한 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맞는 말씀인데요. 그래도 외국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는데 멧돼지가 사람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사례는 아주 극히 드물고 우리나라에서도 백담사라든지 그리고 또 민통선에서 군인들과 친근하게 접촉하는 멧돼지도 사실은 서울에 사는 멧돼지와 같은 동물입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멧돼지가 온순하고 사람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는 동물이라는 점을 우선 인지하시고 그다음에 서울 도심 과밀화된 지역에서 사람과 멧돼지가 공생하는 방법은 멧돼지의 거주 공간과 사람의 거주공간을 완전히 격리하지 않는 이상은 계속 이런 갈등이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동물자원과 한상훈 연구관이었습니다.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수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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