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유공자 자녀는 금수저" 고시촌에 뿌려진 괴담

"5·18 유공자 자녀는 금수저" 고시촌에 뿌려진 괴담

2017.04.06. 오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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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무원 학원가를 중심으로 이상한 전단이 유포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는 이상한 전단의 내용은 바로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유공자들이 받는 가산점 10% 때문에 일반 공시생들의 합격이 어렵다"는 내용이다.

이 전단은 사이트 '일베'에 원본이 올라와 있고, 공무원 시험 준비자가 많은 도서관에 뿌려야 한다는 행동 지침까지 상세하게 적혀있다. 실제로 대구 도서관에서 이 전단이 발견되었고, 공무원 수험생이 많은 고시촌 주변에도 이와 유사한 스티커가 배포됐다.

이 전단은 "수험생들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불공정한) 5·18 유공자 자녀들에게 못 이긴다"면서 이들의 '특혜'를 폐지해야 하고, 나아가 518 유공자에 대한 분노를 조장하고 유공자 편인 야권 대선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저지해야 한다는 '설계'를 한다.

과연 이 전단의 내용이 사실일까?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그럴듯한 '기사' 형태의 글들이 나온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태극기 집회에서 "2007년 7급 공무원(검찰 공무원) 시험 합격자는 전원이 5·18 유공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5·18 유공자 특혜 의혹은 '기사 형태'로 작성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족을 혐오하도록 선동 글에 가깝다.

국가 유공자로 10%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5·18 유족뿐만이 아니다.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 독립유공자(순국선열, 애국지사)
- 국가유공자(전몰군경, 전상 군경, 순직군경, 공상군경, 625 참전 재일학도의용군인, 참전유공자, 419 혁명 사망자 부상자 공로자 순직 공무원, 공상 공무원 등)
- 보훈보상대상자(재해 사망 군경, 부상 군경, 재해 사망공무원, 재해 부상공무원 등 )
- 5.18 민주유공자
- 고엽제 후유(의)증
- 특수임무 유공자

이들 국가유공자의 자녀들은 유공자가 사망한 경우 10%의 가산점을, 사망이 아닌 부상이나 공상의 경우 5%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5·18 가산점 수혜 취업자가 1,400명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공무원 시험 10%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가족은 전몰군경의 유가족이 36,53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순직 군경(17,108명), 순국선열 (8,736) 순이다.
518 유공자 유가족은 182명이다. 가짜 뉴스가 주장하는 1,400명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그렇다면 각종 국가 기관, 경찰, 검찰, 법원 교원 등 공무원 시험을 모조리 5·18 유공자가 채웠다는 것은 사실일까?

물론 이것도 거짓이다.
공무원 시험 등에서 국가유공자 유가족 가산점은 과다 합격을 막기 위해 전체 합격자의 30% 이내로 제한되는 '쿼터제'이다.
따라서 국가 유공자 자녀들로만 공무원 합격자가 구성될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러나 이 글들은 포털 사이트 '뉴스'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고, 같은 내용을 조금씩 바꿔서 꾸준히 올라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분노와 박탈감을 느끼도록 조장하고 있다.

한편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김양례 씨는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유가족 특혜 관련 가짜뉴스가 최근에 노량진 지역에 고시촌에 뿌려지기도 하고, 등산로 같은 곳에 뿌려지기도 하고, 인터넷상에 오르기도 했는데, 담당 경찰서에 관련 내용을 알려서 사실과 다른 것이니까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려움도 있다고 토로했다. 전단 같은 경우는 제재 대상이 되지 않아 전단을 만들어서 직접 뿌린 사람들을 직접 제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 사실확인을 하지 않고, 박탈감을 느끼는 네티즌들

특히, 5·18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대상자 명단을 밝히라고 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 재단에 전화해 욕설을 하고, 명단을 밝히라고 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양례 씨는 "5·18 재단도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관련 명단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그들은 자꾸 명단을 밝히라고 한다. 이들은 계속 법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례 상임이사는 "최근 전두환의 회고록도 마찬가지고, 이런 루머 유포자들에 대해 법적인 조처를 하려고 한다."며 말을 맺었다.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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