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객 발 빠짐 사고...법원 "철도공사 책임 70%"

[앵커]
지하철을 타다가 승강장과 열차 사이 발이 빠지는 아찔한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데요, 법원이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철도공사 측의 책임을 인정해 다친 승객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무더웠던 지난해 8월, 양 모 씨는 강동구로 가기 위해 5호선 신길역에서 열차를 기다렸습니다.

열차가 도착해 문이 열리고 발을 내딛는 순간 양 씨의 다리는 열차와 승강장에 사이에 빠졌고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허리를 다쳐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법률구조공단의 문을 두드린 양 씨는 철도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양 씨는 지난 5년 동안 지하철 승강장 발 빠짐 사고가 4백여 건 발생해 서울시가 방지 계획을 마련할 정도로 자주 일어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승강장의 간격이 10cm가 넘는 곳에서 사고 대부분이 발생하는데 특히 신길역은 간격이 20cm 가까이 된다며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도시철도 측은 승객에게 충분히 주의를 시켰다며 이를 반박했습니다.

곳곳에 발 빠짐 주의 문구를 붙인 것은 물론이고 주의 안내방송, 승강장 내 감시인 배치, 스크린도어 설치까지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지만, 승객이 부주의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양 씨의 손을 들어주며 도시철도 측이 치료비와 위자료를 포함해 6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신지식 /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 승강장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존재함을 인정한 사례입니다. 열차와 승강장 사이가 지나치게 넓은 지하철 승강장에 대해서 도시철도공사에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도시철도 측의 사고책임을 70%로 제한해 승하차할 때 승객들의 주의 의무 책임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YTN 조용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