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스승의날 카네이션, 개인적으로 달아드리면 위법입니다”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5월 2일 화요일
□ 출연자 : 박경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청탁금지법 시행 7개월,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중
- 스승의날 카네이션, 공개된 장소에서 학생 대표가 드려야
- 개인적, 비공개적으로 카네이션, 선물 등은 위법
- 방과후 교사, 명예교사 등은 교직원 아냐... 법 적용 안돼
- 어버이날 먼 친척 어르신 대접, 팔촌 넘고 공무원이면 업무연관성 따져봐야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앞서 말씀드린 대로 ‘청탁금지법’에 대해서 오늘 말씀 드리려고 하는데요. 5월 가정의 달에서 청탁금지법에 저촉되는 날은 대표적으로 스승의 날이죠. 그리고 5월에 체육대회가 예정된 유치원이라든지 학교도 많다고 합니다. 일단 청탁금지법 기준은 많은 분들이 아시는 대로 한도가 3, 5, 10,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가 10만원, 이렇게 한도가 정해져 있죠. 스승의 날, 이번엔 어떨까요? 학부모도 선생님들도 서로 불편한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서로 조심해야겠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박경호 부위원장 전화연결해서 이야기 나눠 볼 텐데요. 궁금하신 부분들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0945로 문자 보내주십시오. 짧은 문자는 50원, 긴 건 100원의 정보이용료가 들어갑니다. 자, 박경호 부위원장님?

◆ 박경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하 박경호): 네, 안녕하십니까. 박경호입니다.

◇ 장원석: 네, 지난해 9월부터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순조롭게 시행되고 있습니까?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요?

◆ 박경호: 네, 이제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7개월이 흘렀습니다. 초기엔 좀 혼란도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고 저희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에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 85%가 이 법을 찬성하고 있고, 국민들이 지금 정말 일상 속에서 묵묵히 실천을 통해서 동참해주셔서 저는 우리 국민들의 성숙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무엇보다도 학교, 군대, 병원 이런 데에서 부정청탁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합니다. 또한 불필요한 접대 감소로 인한 여가시간 증가, 또 상급자에 대한 선물 관행 근절 등, 여러 가지 긍정적 변화가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네, 지금 부위원장께선 긍정적인 면을 짚어주셨는데요. 이게 스승의 날, 어버이날 앞두고서 화훼업계가 참 바쁠 때가 아닙니까? 원래대로라면. 그런데 예전만큼 못하다고 한숨 쉬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쭤보는 것이 스승의 날 같은 경우 예전부터 청탁금지법이 나오기 전부터 스승의 날에 수업을 하지 않는다든지, 왜냐면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게 부담스러워서, 가정통신문을 통해서 그런 것 일체 받지 않겠습니다, 일절 받지 않겠습니다, 공문을 보내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에 맞는 첫 스승의 날 카네이션 한 송이, 이건 괜찮지 않을까요?

◆ 박경호: 네, 저희들이 학생 대표 등이, 스승의 날, 5월 15일이죠? 이때 담임 선생님이나 교과 담당 선생님한테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 상규상 허용이 된다고 해석기준을 이미 발표했고 학교에도 그런 걸 통보해드렸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대표로 학생이 전달해주는 것, 공개된 장소에서는 괜찮은데 만약에 수업 끝나고서 ‘선생님, 지난번에 제가 이러이러했었는데 이렇게 길잡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교무실 가서 달아드리는 것, 그건 안 된단 건가요?

◆ 박경호: 네, 개별적으로, 비공개적으로 카네이션, 카네이션을 포함해서 선물 등을 선생님에게 드릴 경우엔,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항상 지도하고 평가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을 공정하게 양육해야 할 책임도 있으시죠. 이런 선생님들한테 비공개적으로 선물이나 카네이션을 드렸을 때 과연 그것이 좋은 일인가. 또 제3자가 볼 때는 저 선생님이 저렇게 받고서 저 학생을 공정하게 잘 지도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의심을 사기 때문에 그런 행동들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네, 어떻게 보면 청탁금지법을 만든 취지에서 크게 봤을 땐 동의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거 너무 야박한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몇 가지 더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면요. 임원이나, 그러니까 반장이라든지 부반장만 줄 수 있습니까? 일반 학생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주면 안 되나요?

◆ 박경호: 아, 그것은 이제 오해의 여지가 있는데 꼭 학생 대표가 주라는 것이 아니라, 예컨대 반에 여럿이 있으면 반 학생들이 "야, 네가 대표로 선생님께 드려" 즉석에서 선출한 대표도 가능하고요. 동아리 같은 경우는 동아리 회장이나 또 동아리 같이 활동하는 학생끼리 십시일반 모아서 우리 동아리 지도 선생님에게 꽃을 드리자, 그럴 때 대표로 같이 가서 좋고요. 이렇게 해도 좋단 겁니까. 꼭 반장이나 회장, 이런 학생들만 줘야 한단 얘기는 아닙니다.

◇ 장원석: 그런데 한 선생님이 요런 단체의 대표에게 받을 수 있고 저쪽 단체 대표에게 받을 수 있고, 카네이션 송이가 누적될 수 있잖아요. 그 개수는 상관없나요?

◆ 박경호: 네, 그렇습니다. 여러 동아리라든지 교과별로 다른 여러 학생들의, 또 지난 작년에 담임선생을 했던 선생님에게 제자들이 와서 드린다든지 그런 경우엔 허용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러니까, 몰래란 표현은 좀 그렇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드리면 청탁금지법에 저촉된다는 것, 네.

◆ 박경호: 비공개적으로, 개별적으로 할 경우엔 좀 허용되지 않는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만약에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의 신고를 받는다면 학생과 선생님 모두 처벌 받습니까?

◆ 박경호: 그 문제가 항상 질문이 나오는데, 제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면 특히 경미한 액수기 때문에 처벌 가치는 없습니다. 아마 선생님이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이러면 안 된다, 이러면 안 되고 나중에 너희들끼리 같이 와서 나한테 공개적으로 주면 좋겠다고 지도를 잘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네, 계속해서 카네이션 가지고 질문을 드리겠는데, 생화냐 조화냐를 가지고 지난 해 10월인가요. 그때 권익위원회에서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조화 카네이션은 괜찮다, 그런데 생화 카네이션은 안 된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이게 계속 유효합니까?

◆ 박경호: 생화든 조화든 동일한 기준으로 보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네, 알겠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선생님께 개별적으로 선물 드리는 것에 대한 질문을 드리려고 제가 준비했었는데 이것도 당연히 안 되겠네요?

◆ 박경호: 그렇습니다. 선물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선생님들은, 특히 담임 선생님들, 교과 담당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고 수행평가 하는 위치에 계시기 때문에 5만 원 이하의 선물이라도 선생님들의 직무 공정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허용되지 않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같은 맥락에서 같은 반 학생들이 천원, 이천 원씩 모아서 케이크를 마련해서 촛불 꽂아서 훅 부는, 그런 것들은 예전부터 항상 스승의 날 봐오던 장면들이잖아요. 칠판에다가 막 선생님 사랑합니다, 낙서하고서요. 그런 것도 안 될까요?

◆ 박경호: 그런 것까지 안 된다고 하면 제가 매정한 사람이 될 것 같아서 답변 드리기 좀 애매한데요.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청탁금지법 위반 첫 번째 과태료가 부과된 사건이, 법원에서 부과됐습니다만, 고소인이 자기를 수사하는 경찰관한테 4만5천원 상당의 떡을 선물로 제공한 겁니다. 그런데 고소인과 수사경찰관 사이에서는 직무 상 아주 민감한 관계고, 만일 그 사건을 고소인이 이기게끔 경찰관이 수사했으면 그 상대방, 피고소인이겠죠. 피고소인은 경찰관이 저 떡을 받고 나한테 불리하게 사건 처리를 했구나, 하는 의심을 하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학생들이 이렇게 케이크를 제공한다든지 떡을 제공한다든지 하는 이런 것도 선생님의 직무에, 공정성에 의심이나 의혹을 살 수 있으니까 허용되지 않는다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물론 앞서 말씀해주신 사례와 학생들의 순수한 의도, 그런 것과는 비교할 가치가 없겠습니다만 그렇게 공정성을 위해서 엄격한 룰을 적용한다는 것, 말씀을 계속 해주고 계시네요.

◆ 박경호: 아, 또 한 가지. 이건 뭐 민감한 문제입니다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1~2천원이나 만 원 이하 어느 정도를 내가지고 선물을 살 수 있습니다만 그 중의 아주 극히 일부 학생들은 그런 돈도 내기 어려운 학생도 있단 것, 이건 우리가 감안해야 할 점입니다.

◇ 장원석: 네, 그러면 이제 지난해 담임 선생님입니다. 내가 3학년이 됐는데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서 꽃 한 송이를 드리는 것이나 자그마한 선물을 드리는 건 어떤가요?

◆ 박경호: 담임 선생님이 이제 아니니까 5만 원 이하 선물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또 다른 교과를 담당하면서 계속 지도하거나 성적을 평가하거나 그러면 안 되겠죠.

◇ 장원석: 연관성이 없어야 되는군요.

◆ 박경호: 그렇습니다. 직접적으로 학생을 지도하거나 평가하는 관계가 없으면 5만 원 이하 선물은 가능합니다.

◇ 장원석: 졸업생이 학교를 찾아가서 선생님이나 은사님, 교수님 찾아서 식사나 대학생들 같은 경우엔 술을 대접하는 건 어떤가요?

◆ 박경호: 아, 뭐. 적극적으로 권장할 만한 사항입니다. 진짜 사은회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졸업한 다음에 상황이 좀 나아졌을 때 대접을 하자?

◆ 박경호: 네, 그때는 3만원, 5만원 이런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들하고 풍족하게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면 됩니다.

◇ 장원석: 네. 이게 선생님들하고 학부모들, 학생들하고 얼굴 붉힐 일 없자고 하는 취지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질문을 드리고 있는데요. 이번에 조금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방과 후 교사, 명예교사라든지 대학 강사, 교직원으로 정식 분류가 안 된 분들에게 선물을 하는 건 어떨까요?

◆ 박경호: 우리 고등교육법, 초중등교육법을 보면 지금 말씀하신 방과 후 교사, 명예교사, 대학 강사, 아마 시간 강사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이런 분들은 정식교원, 교직원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한테 선물은 가능한데 다만 대학의 시간강사의 경우에는 2018년 1월 1일부터 정식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도록 시행령이 돼 있습니다. 그때 1월 1일부턴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일단 공직자에 해당이 되냐, 안 되냐도 중요한 것 같은데요.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영유아보육법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번 청탁금지법에 해당 안 되고, 그런데 어린이집 원장이라든지 유치원 선생님은 또 안 된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 박경호: 유치원 선생님은 정식교원이기 때문에 청탁금지 적용대상이 되고요. 어린이집의 경우에,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엔 이게 일종의 공무 수행 사인입니다. 저희들이 공무 수행 사인의 경우엔 대표자만 해당된다고 보기 때문에 원장님만 가능하고 어린이집 교사들은 공무 수행 사인이 아니라고 해석 기준을 내놨습니다. 그래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겁니다.

◇ 장원석: 그래서 7432님이 ‘우리 어린이집에서 이번에 같은 반 엄마 6명이서 3만원씩 걷어서 스승의 날 선생님과 원장님에게 작은 선물을 드리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하셨는데 방금 말씀하신 것과 좀 겹치네요.

◆ 박경호: 원장님은 안 되고 교사들은 가능한데, 법적으론 저희들이 그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요. 끝 질문 한 번 짧게 들어보죠. 스승의 날 얘기만 실컷 했는데 어버이날에도 이게 겹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2017님이 보내주셨는데 ‘이번 어버이날에 먼 친척뻘 되는 어르신을 모시고 좀 값이 나가는 한정식 집에서 식사를 모시려고 합니다. 촌수는 먼데 친자식처럼 어릴 때 아껴주신 분이라서 해마다, 어버이날마다 모시고 있는데 어르신이 공무원입니다. 문제 될까요?’ 이렇게 보내주셨네요.

◆ 박경호: 공무원일 경우 그분이 우리 친족에 해당될 경우엔 3, 5, 10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한받지 않고 풍족히 대접해드릴 수 있는데, 이 분이 먼 친척이라고 해서 촌수가 어떻게 되는지를 따져봐야 할 텐데요. 우리 민법에 보면 친족은 팔촌 이내의 혈족, 사촌 이내의 인척 및 배우자로 돼 있습니다. 그 어른이랑 촌수를 따져가지고 팔촌이 넘으면 공무원일 경우 좀 조심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이제 그 대접을 하는 사람끼리 직무 관련이 없으면 3만원의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그걸 잘 판단하셔서 그분한테 물어보라고 하세요. 어르신, 제가 오늘 접대하려고 하는데 저와 직무 관련이 있겠습니까, 여쭤보면 너와 난 아무런 직무 관련이 없다, 내가 지금 공무원 신분일 뿐이라고 한다면 100만원까지 가능합니다.

◇ 장원석: 그러면 만약에 장인어른이 공직자입니다. 고위 공직자. 사위가 어떤 금액의 선물을 할 수 있는데 그게 직무 관련성이 없으면 상관없단 말씀이신가요?

◆ 박경호: 그렇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친족의, 사촌 이내의 인척 및 배우자인데 장인어른은, 배우자는 무촌이고 그 배우자의, 아내의 아버님이 되시니까 촌수는 1촌입니다. 엄청 가까운 사이죠. 이런 장인과 사위 사이엔 얼마든지 선물을 드려도 되니까 혹시 아나운서께서 결혼을 하셨으면 이번 어버이날에 사위로서 선물을 듬뿍 드리면 아마 사랑받는 사위가 되실 것 같습니다.

◇ 장원석: 다행히 미혼이네요. 끝으로 짧게 청취자 질문 하나만 더 여쭙고 마무리하겠습니다. 6474님, ‘방송 듣다가 궁금해서요. 학원 강사도 학교 선생님처럼 꽃 한 송이 작은 선물 어떤가요?’ 아까 언급이 살짝 됐던 것 같은데요.

◆ 박경호: 학원 강사는 사립학교법상 선생님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분들한텐 이 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카네이션 제공이 가능합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여러 가지 복잡한 질문 답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경호: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 장원석: 지금까지 국민권익위원회의 박경호 부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