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서 불나면...당신의 선택은?

고층 아파트서 불나면...당신의 선택은?

2017.06.15.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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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주 /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앵커]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12명이 숨졌습니다. 국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와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가 앞서도 리포트로 보여드렸습니다만 거의 아파트 전체가 불에 탈 정도로 상당히 큰 화재였는데요. 왜 이렇게 순식간에 불이 번졌던 걸까요?

[인터뷰]
실제로는 여러 가지 지금 정황들을 판단해야 되고요. 또 화재가 진압된 이후에 내부적으로 이런 여러 가지 조사들이 이뤄져야겠지만 지금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들이 43년된 건물을 리모델링 해서 사용되는 과정에서 공공임대주택이다 보니까 사실상 여러 가지 비용의 절감 이런 것들 때문에 이런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고.

여기에 더해서 사실 소방설비라든지 이런 것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 이런 것들이 많이 이야기가 되고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이를테면 외벽 면에 단열재 관련한 문제도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마는 또 한편으로는 내부에서도 굉장히 전적으로 화재가 연소 확대가 됐거든요.

이런 면에서 봤을 때는 건물의 안전에 가장 기본이 되는 방화구역이라든지 스프링쿨러도 없었다고 하니까 진압설비라든가 상당히 미흡해서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이뤄지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대형 화재로 이뤄진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는 상황입니다.

[앵커]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거군요.

[인터뷰]
맞습니다. 한두 가지 요인이라면 대형화재는 끝나는데 다른 사례에서도 보면 대부분 이런 안 좋은 요소들이 세네 가지 중첩될 경우에 이런 대형 사고로 이어지거든요. 이번에도 그럴 여지가 많이 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영국 화재 원인을 추정해 보았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우리나라 상황도 사실은 외벽 재질에 관련된 화재 위험성과 관련한 부분들은 3년 전에 발생했던 의정부 화재에 관련된 위험성과 관련한 부분들은 저희들이 충분히 확인을 했었고요.

또 2010년도에 발생한 해운대 화재 같은 경우에도 외벽면에 빠른 연소확대를 통해서 전층으로 확산된 이런 사례들도 있거든요.

그리고 사실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실제로 외벽면의 재료 이런 것들은 그래서 그 이후에, 의정부 화재 이후에 6층 이상 건물은 가연성 외장재의 사용을 제한하는 이런 것들이 의무화돼 있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법 이전에 이미 시공이 돼서 사용되고 있는 건물들 같은 경우는 외장재 연소와 관련한 부분 위험성은 계속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외장재 위주로 설명을 해 주셨는데 그러면 한 가구에서 아파트나 오피스텔 이런 한 가구에서 불이 났을 경우에 외장재를 타고도 번질 수 있겠지만 내부를 통해서도 불이 번진다든지 이런 가능성이 아직도 남아 있을까요?

[인터뷰]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외벽이 타는 경우에는 사실은 진압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용이성이 있습니다. 진압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대부분의 화재는 실내에서 발생하고요. 실내 안쪽으로 확산되면서 안에 재실자들한테 위험이 바로 닥치는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건물에 이를테면 세대와 세대 간에 이를테면 내화벽으로 돼 있고요.

또 계단식이라든지 비상통로나 이런 부분이 구획이 형성돼 있고 충분히 이런 것들이 사실 제대로 시공이 되고 제대로 기능을 한다면 화재에 대한 확산이라든지 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것들이 사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틈새, 이를테면 천장부 안쪽에 관통부가 있다라든지 또 이를테면 마감 상태가 안 좋다든지 또 실제로 우리가 방화문을 열어놓거나 눈에 보이는 것들의 구획도 사실 제대로 안 된다든지 이런 경우가 발생했을 때 화재가 구획화 안 되고 전체로 확산되거든요.

이러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면 사실은 화재에 대한 부분이 처음에 이런 계획된 구획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잘 유지만 된다면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제대로 관리가 잘 안 되는 그런 측면이 많습니다.

[앵커]
이번 영국 화재에서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그래서 화재를 키웠다고 지적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요, 아파트나 공동 시설 같은 경우에.

[인터뷰]
실제로 지금 현재 현행법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파트 공동주택 같은 경우에는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습니다. 다만 법개정 이전에 95년도 이후 또 2003년 이후 법개정이 돼서 스프링클러의 설치 대상이라든지 설치층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는데요.

이런 부분, 현재법 시행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공동주택이라고 하더라도 스프링쿨러가 설치 안 돼 있는 그런 건물들도 많이 있거든요.

이러다 보면 스프링쿨러에 왜 이렇게 집착을 하냐 이렇게 얘기를 하시겠지만 사실스프링쿨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아주 하늘과 땅 차이거든요.

사실 모든 소방에 관련된 안전설비 중에 딱 하나만을 해라라고 한다면 스프링쿨러가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설비라는 것들은 사실 국제적으로 대부분 인정되고 있고요.

또 실제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서 제대로 작동만 된다면 인명피해 90% 정도를 줄일 수 있는 아주 좋은 설비인데요. 이런 것들이 사실은 설치하는 대상물이 너무나 규모가 작을 경우에 설비의 부담이라든지 또 이런 것들이 설치됐다고 하더라도 항상 비상시에 작동할 수 있게끔 유지 관리가 잘 돼야 하는데요.

기 설치되어 있는 건물들 중에서도 이런 유지관리 상태가 안 좋아서 펌프라든지 헤드라든지 구성품의 문제 이런 것들이 사실 제대로 작동을 안 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부분들의 관리가, 설치도 중요하지만 관리도 굉장히 중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 주변에 있는 이런 소방 안전 관련된 시설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될 것 같은데 그와 함께 이번 화재에서도 사실 밤에 사고가 일어나 불이 나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더 큰 사고가 나기도 했거든요.

이런 불이 났을 때 어떤 판단을 해야 될까요? 일단 밖으로 나가야 되는지 안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힘들 것 같은데요.

[인터뷰]
맞습니다. 사실 이런 화재가 나면 저도 많은 질문들을 받는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그러면 이런 데서 불나면 어떻게 해야 되냐. 그런데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야 된다라고 규정하는 것도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화재라고 하는 것들이 장소나 시간이나 또 여러 가지 화재의 양상 이런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대처해야 되는 방법들이 다르거든요.

그런데 쉽게 설명을 드리면 그런 판단 기준을 몇 가지로 정리를 해 보면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경보기, 화재 경보를 확인하면 일단 빨리 현관문을 열어서 복도라든지.

이를테면 계단실이 화염이나 연기에 노출되어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확인해야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을 확인했을 때 화염이 노출되어 있지 않다면 계단으로 대피하시는 게 맞고요.

이런 걸 확인했을 때 이미 불길이 올라온 것이 보인다면 무리하게 피난을 하거나 대피를 하시다가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건물 내에서도 계단이 꼭 한 군데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계단, 복수를 계단이 있으니까 그 계단으로 무리하게 대피하기보다 다른 계단을 택해서 피난방법을 택하시고요.

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면 오히려 현관문, 자기의 세대문을 정확하게 닫으시면 현관문이 대부분 방화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문틈이나 이런 데로 들어오는 연기만 잘 막는다면 일정 시간 동안에 화재가 들어오는 것들을 막을 수 있거든요.

이렇게 막은 상태에서 본인이 119 신고라든지 아니면 발코니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알려서 구조를 빨리 받을 수 있는 조치가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요즘은 좀 특별한 게 초고층 빌딩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 만약에 불이 난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참 난감할 것 같아요.

[인터뷰]
그래서 사실 많은 분들이 초고층은 참 위험할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구조 자체도 사실은 초고층 같은 경우에는 피난할 수 있는 경로가 계단, 수직으로 이동하는 계단밖에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계단의 방호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계단의 방호 시스템과 관련된 부분도 평상시에 잘 유지 관리가 돼야 되는데요.

사실은 대피하시는 분들은 만약에 계단을 이용해서 안전하게 대피가 가능하면 대피를 하시는데 만약 보니까 밑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거나 혹은 복도라든지 다른 부분으로 대피하기가 어렵다면 초고층 건축물 같은 경우에는 30개층마다 1개층씩 피난 안전구역이라는 한 층을 통째로 화재에 안전하게 방호성분을 갖춘 층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테면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게 어려우면 가장 가까운 피난안전구역으로 가시면 일정 시간 동안 그 안에서 대기를 하면서 구조를 기다릴 수도 있고요.

피난안전구역에는 피난용 승강기라고 해서 대피하는 피난층, 1층과 그 층만 오고가면서 계속 셔틀버스처럼 사람들을 대피시켜주는 방호된 엘리베이터도 설치가 돼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피난하시는 게 가장 이런 피난이라고 보겠습니다.

[앵커]
피난하는 중에 베란다라든지 옥상을 통해서 무리하게 뛰어내리는 게 큰 화를 부를 것 같아요.

[인터뷰]
맞습니다. 사실은 정말 화재 위험에 맞닥뜨려서 도저히 선택할 수 없는 방법일 경우에는 뛰어내리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도 사실은 밑에서 충분한 안전장치가 돼야지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런 설비 없이 공포감 때문에 그냥 무작정 뛰어내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오히려 더 사망하거나 이런 분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뛰어내리거나 옥상으로 무조건 올라가기보다는 다른 안전한 출구를 확보하시고 그런 것들이 정확히 제대로 안 됐을 경우에 궁여지책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만약에 불이 나서 소방차나 헬기가 왔다, 구조를 하러 왔다 이럴 때 어디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되는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실제로 지금 우리가 굴절사다리차 이런 것들로 대피를, 구조를 받을 수 있는 것들은 지금 현장 70m 높이까지 사다리차가 도달할 수 있거든요.

건물 층수로 보면 20층에서 25층 정도 그 정도입니다. 그 상부층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외부에서 구조를 받을 수 있는 경우 사다리차로는 불가능하고요.

또 헬기의 경우에는 옥상 쪽에 올라가서 헬기의 구조를 받을 수 있겠지만 헬기의 경우에도 밑에 화염이 굉장히 강하게 올라오거나 또 연기가 굉장히 강한 경우에는 건물에 접근 자체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헬기라든지 외부의 구조, 이런 것들이 사실 고층인 경우에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렸듯이 옥상 공간이라든가 그런 공간보다는 피난안전구역을 거점으로 해서 일단 대피를 하시고 구조를 기다리시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영국의 대형 화재를 계기로 국내 상황도 점검을 해 봤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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