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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7월 11일 (화요일)
□ 출연자 : 오현암 일산우체국 집배원
- 집배원, 보통 오전 6시~7시 30분 사이 출근
- 퇴근 시간, 평균적으로 오후 8시쯤, 배달량에 따라 10시까지 하기도
- 현장 배달업무 마치면, 다음 날 배달 우편물 구분업무
- 편지 양 줄었지만, 등기·택배 포함 대면 서비스 비중 늘어
- 하루 3,000세대 방문, 배달에만 8시간 넘게 소요
- 점심? 배달 끝난 4시쯤 아점 먹어
- 집배원 동료들, 농담 삼아 '집이 고시원'이라고 해
- 안양우체국 분신자살, 집배원들 알게 모르게 우울증 많아
- 집배원 분신자살, 연쇄작용 나지 않을까 걱정
- 집배원 사망, 교통사고보다 과로나 자살이 훨씬 많아
- 못 나온 동료 대신 배달해야 하는 '겸배', 적폐 중 적폐
- 연월차, 대신 고생할 동료들 때문에 쉽게 못 써
- 우정사업본부, 제대로 인력 진단해줬으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지난 6일이었었죠. 안양우체국에서 일하던 20년 경력의 집배원이 분신자살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집배원 분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새삼 주목 받고 있는데요. 지난 6개월 간 총 12명의 집배원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지금 과연 얼마나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직접 일선에서 일하고 계신 현직 집배원과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일산우체국의 오현암 집배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오현암 일산우체국 집배원(이하 오현암): 안녕하세요.
◇ 신율: 지금 아직 일 시작 전이신가요?
◆ 오현암: 아뇨. 공동 작업 때문에 진작 나와서 작업에 임하다가 전화를 받게 됐습니다.
◇ 신율: 보통 몇 시부터 하세요?
◆ 오현암: 저 같은 경우는 보통 오전 7시 반 정도에 출근하는데요. 더 일찍 출근하시는 분들은 6시, 7시, 이때 출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 신율: 6시, 7시에 출근하셔서 뭐 하세요? 그러니까 분류 작업을 그때 하시는 거예요?
◆ 오현암: 아뇨, 공동 작업이라고 해서 등기나 택배 같은 걸 각 담당 구역별로 나눠주는 작업을 하고 있거든요. 그걸 집배원들이 직접 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그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일은 언제 끝나세요?
◆ 오현암: 물량에 따라 다른데요. 평균적으로 보면 오후 8시에 끝날 때도 있고요.
◇ 신율: 오후 8시?
◆ 오현암: 네. 그리고 많을 때는 9시, 10시까지도 근무하고 있죠.
◇ 신율: 그러면 8시, 9시, 10시, 이때까지 우체국에 다시 들어와서 일을 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그때까지 집배 업무를 하시는 겁니까?
◆ 오현암: 보통 국민들이 바라보시기엔 저희가 배달만 끝나면 다 끝나는지 아시더라고요. 저희가 현장에서 배달 업무를 마치면 우체국으로 들어와서 다음 날 다시 배달해야 할 우편물을 구분하고 이런 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걸 잘 모르시더라고요.
◇ 신율: 그러시군요. 오 집배원님께서는 (일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오현암: 제가 우체국에 들어온 지는 만으로 9년차인데요. 비정규직으로 5년 좀 넘게 있다고 공무원 신분이 된지는 3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 신율: 지금 공무원 신분이시죠.
◆ 오현암: 네네.
◇ 신율: 그런데 일각에선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이메일을 요새는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까? 이메일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집배원 분들이 배달해야 하는 편지의 양은 줄 것이다, 그러니까 과거에 비해서 그렇게 업무가 과중하지 않게 된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어요?
◆ 오현암: 물론 편지의 양은 스마트폰이 발달되고 이메일을 자주 사용하시니까, 편지 양은 조금 준 것은 사실인데요. 예전도 그렇지만 편지에 대한 부담보다도, 저희는 편지 말고도 등기나, 택배를 포함해서 사람을 방문하는 대면 서비스를 하잖아요. 이런 대면 서비스 비중이 늘면서 업무 처리하는 데에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집배원에게 중요한 것은 세대 수거든요. 그러니까 편지가 한 집에 두 장이 들어가나, 열 장이 들어가나, 백 장이 들어가나 어쨌든 거기에 방문해서 편지를 투함하고 와야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편지 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저희 집배원들은 생각하고 있어요.
◇ 신율: 하루에 몇 세대 정도에 배달하세요?
◆ 오현암: 저 같은 경우는 약 3,000세대를 나가고 있고요. 더 많이 나가시는 분들은 5,000세대도 있고, 적게 나가시는 분들은 1,500세대도 있고요.
◇ 신율: 3,000세대가 딱 중간인 것 같은데요. 3,000세대를 배달하시는 데에, 배달에만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 정도입니까?
◆ 오현암: 제가 보통 작업을, 배달 나가면 9시 반부터 나가서 배달이 끝나는 시간이 한 5시, 4시 반, 이 정도 되거든요. 많을 때는 6시까지요.
◇ 신율: 그러면 중간에 점심도 드시고 그러는 거죠?
◆ 오현암: 사실 지금도 공복인데요. 점심이라기보다 아침을 먹는데요.
◇ 신율: 우체국에서요?
◆ 오현암: 아뇨, 배달 중에요. 아침을, 아점이라고 하나요? 아침을 먹는데 그 시간이 보통 배달 중에는 못 먹어요. 점심시간이 12시부터 1시까지로 정해져는 있지만, 그 시간에도 업무를 하고요. 배달이 다 끝나는 시기, 오후 4시나 5시, 3시 반, 그때쯤 아침 겸 점심을 먹죠.
◇ 신율: 그러고 9시에서 10시 정도까지 다시 회사에 들어와서 일을 하시다가, 다음날 아침에 7시 반까지 다시 출근을 한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6시. 그러면 잠을 많이 못 주무시겠네요?
◆ 오현암: 그렇죠. 제가 아이들이 있는데, 저희가 농담 삼아서 이런 말을 해요. 집이 고시원이다. 들어가자마자 씻고 잠만 자고 바로 몇 시간 있다가 출근하고, 이런 농담을 많이 하죠.
◇ 신율: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지난 6일 안양우체국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 않습니까? 이거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오현암: 이게 지금 저희 집배원들이 많이 돌아가시는데, 이게 사실은 남의 일이 아니거든요. 특히 이번에는 분신까지. 제가 분신에 대해서 좀 찾아봤는데 이게 자살 레벨 5 정도 수준의, 가장 하기 힘든 자살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얼마나 억울한 게 많고 우체국에 할 얘기가 많았으면 그 앞에까지 와서 했을까. 이게 사실 저희 집배원들이 우울증이나 이런 걸 자기도 모르게 갖고 있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일을 해야 하나, 이런 생각들이요. 연쇄 작용이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 신율: 그런데 많이 돌아가신다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이렇게 정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있지만 오토바이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신 모양이더라고요.
◆ 오현암: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이륜차를 운행하다 보니까 취약한 부분이 있긴 있는데, 그런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교통사고 비중이 그렇게 높진 않아요. 과로나 자살이 훨씬 더 많고요. 왜냐면 저희가 안전 교육을 항상 받기 때문에 다른 배달 업무에 종사하시는 분들처럼, 젊은 친구들처럼 막 다니고 그러진 않거든요.
◇ 신율: 그런데 집배원 분들이 일을 하실 때, 겸배가 문제란 얘기를 한다고 하던데요. 겸배가 뭐예요?
◆ 오현암: 겸배라고 하면 일이 있어서 못 나오거나, 아니면 저희가 이륜차를 운행하기 때문에 사소한 사고가 나면 병원 치료를 위해서 쉬거든요. 그러면 그 사람 업무를 저희가 대신해야 하는데, 예비 인력이 있어서 그 자리에 누가 투입되는 게 아니라 팀에서 한 사람 것을 나눠서 나가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까 낯선 구역에 가게 되고, 하다 보니까 지리도 잘 모르고, 교통사고도 지난번에 겸배 중에 구역으로 가다가 교통사고 나시고 돌아가신 분도 계시거든요. 이런 겸배가 적폐 중에 정말 적폐고 해결돼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공무원이시니까 그래도 눈치 안 보고 연월차는 쓰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오현암: 이게 겸배와 연관돼서, 제가 연차를 쓰게 되면 또 저희 팀원들이 고생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애들 운동회 때나 몸이 아파서 병원을 가고 싶을 때나, 팀원들이 또 고생하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연가를 쓰지는 못하고요. 얼마 전에 노동부에서 조사를 했거든요. 공공기관 최초로. 충청 지역 4개 우체국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1년에 연가 사용률이 2,7일이 나왔어요. 그러면 굉장히 열악한 환경이라고도 볼 수 있죠.
◇ 신율: 토요일, 일요일은 쉬시죠?
◆ 오현암: 아뇨. 토요일도 저희 택배 업무 때문에, 토요 근무도 하고 있는데요. 토요 근무도 집배원들이 굉장히 불만을 많이 갖고 있는 거죠.
◇ 신율: 자, 앞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30초 이내로 말씀해주시죠.
◆ 오현암: 요즘 집배원들 관련해서 정말 안 좋은 소식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말 저희 상급인 우정사업본부가 제대로 좀 인력 진단을 하고, 현장에 와서 근무를 해봤던 사람들이 우정사업본부로 가서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는데요. 현장을 전혀 모르고 사무적으로, 한마디로 얘기해서 책상에 앉아서만, 데이터를 통해서만 한다는 건 정말 저희 집배원 모두가 공감하는 불만사항이거든요. 전혀, 현장을 모르니까요. 그래서 그런 게 좀 바뀌려면 국민 여러분들도 집배원이 왔을 때, 물이라도 한 잔 주면서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현암: 네네.
◇ 신율: 지금까지 일산우체국의 오현암 집배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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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7월 11일 (화요일)
□ 출연자 : 오현암 일산우체국 집배원
- 집배원, 보통 오전 6시~7시 30분 사이 출근
- 퇴근 시간, 평균적으로 오후 8시쯤, 배달량에 따라 10시까지 하기도
- 현장 배달업무 마치면, 다음 날 배달 우편물 구분업무
- 편지 양 줄었지만, 등기·택배 포함 대면 서비스 비중 늘어
- 하루 3,000세대 방문, 배달에만 8시간 넘게 소요
- 점심? 배달 끝난 4시쯤 아점 먹어
- 집배원 동료들, 농담 삼아 '집이 고시원'이라고 해
- 안양우체국 분신자살, 집배원들 알게 모르게 우울증 많아
- 집배원 분신자살, 연쇄작용 나지 않을까 걱정
- 집배원 사망, 교통사고보다 과로나 자살이 훨씬 많아
- 못 나온 동료 대신 배달해야 하는 '겸배', 적폐 중 적폐
- 연월차, 대신 고생할 동료들 때문에 쉽게 못 써
- 우정사업본부, 제대로 인력 진단해줬으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지난 6일이었었죠. 안양우체국에서 일하던 20년 경력의 집배원이 분신자살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집배원 분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새삼 주목 받고 있는데요. 지난 6개월 간 총 12명의 집배원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지금 과연 얼마나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직접 일선에서 일하고 계신 현직 집배원과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일산우체국의 오현암 집배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오현암 일산우체국 집배원(이하 오현암): 안녕하세요.
◇ 신율: 지금 아직 일 시작 전이신가요?
◆ 오현암: 아뇨. 공동 작업 때문에 진작 나와서 작업에 임하다가 전화를 받게 됐습니다.
◇ 신율: 보통 몇 시부터 하세요?
◆ 오현암: 저 같은 경우는 보통 오전 7시 반 정도에 출근하는데요. 더 일찍 출근하시는 분들은 6시, 7시, 이때 출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 신율: 6시, 7시에 출근하셔서 뭐 하세요? 그러니까 분류 작업을 그때 하시는 거예요?
◆ 오현암: 아뇨, 공동 작업이라고 해서 등기나 택배 같은 걸 각 담당 구역별로 나눠주는 작업을 하고 있거든요. 그걸 집배원들이 직접 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그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일은 언제 끝나세요?
◆ 오현암: 물량에 따라 다른데요. 평균적으로 보면 오후 8시에 끝날 때도 있고요.
◇ 신율: 오후 8시?
◆ 오현암: 네. 그리고 많을 때는 9시, 10시까지도 근무하고 있죠.
◇ 신율: 그러면 8시, 9시, 10시, 이때까지 우체국에 다시 들어와서 일을 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그때까지 집배 업무를 하시는 겁니까?
◆ 오현암: 보통 국민들이 바라보시기엔 저희가 배달만 끝나면 다 끝나는지 아시더라고요. 저희가 현장에서 배달 업무를 마치면 우체국으로 들어와서 다음 날 다시 배달해야 할 우편물을 구분하고 이런 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걸 잘 모르시더라고요.
◇ 신율: 그러시군요. 오 집배원님께서는 (일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오현암: 제가 우체국에 들어온 지는 만으로 9년차인데요. 비정규직으로 5년 좀 넘게 있다고 공무원 신분이 된지는 3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 신율: 지금 공무원 신분이시죠.
◆ 오현암: 네네.
◇ 신율: 그런데 일각에선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이메일을 요새는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까? 이메일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집배원 분들이 배달해야 하는 편지의 양은 줄 것이다, 그러니까 과거에 비해서 그렇게 업무가 과중하지 않게 된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어요?
◆ 오현암: 물론 편지의 양은 스마트폰이 발달되고 이메일을 자주 사용하시니까, 편지 양은 조금 준 것은 사실인데요. 예전도 그렇지만 편지에 대한 부담보다도, 저희는 편지 말고도 등기나, 택배를 포함해서 사람을 방문하는 대면 서비스를 하잖아요. 이런 대면 서비스 비중이 늘면서 업무 처리하는 데에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집배원에게 중요한 것은 세대 수거든요. 그러니까 편지가 한 집에 두 장이 들어가나, 열 장이 들어가나, 백 장이 들어가나 어쨌든 거기에 방문해서 편지를 투함하고 와야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편지 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저희 집배원들은 생각하고 있어요.
◇ 신율: 하루에 몇 세대 정도에 배달하세요?
◆ 오현암: 저 같은 경우는 약 3,000세대를 나가고 있고요. 더 많이 나가시는 분들은 5,000세대도 있고, 적게 나가시는 분들은 1,500세대도 있고요.
◇ 신율: 3,000세대가 딱 중간인 것 같은데요. 3,000세대를 배달하시는 데에, 배달에만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 정도입니까?
◆ 오현암: 제가 보통 작업을, 배달 나가면 9시 반부터 나가서 배달이 끝나는 시간이 한 5시, 4시 반, 이 정도 되거든요. 많을 때는 6시까지요.
◇ 신율: 그러면 중간에 점심도 드시고 그러는 거죠?
◆ 오현암: 사실 지금도 공복인데요. 점심이라기보다 아침을 먹는데요.
◇ 신율: 우체국에서요?
◆ 오현암: 아뇨, 배달 중에요. 아침을, 아점이라고 하나요? 아침을 먹는데 그 시간이 보통 배달 중에는 못 먹어요. 점심시간이 12시부터 1시까지로 정해져는 있지만, 그 시간에도 업무를 하고요. 배달이 다 끝나는 시기, 오후 4시나 5시, 3시 반, 그때쯤 아침 겸 점심을 먹죠.
◇ 신율: 그러고 9시에서 10시 정도까지 다시 회사에 들어와서 일을 하시다가, 다음날 아침에 7시 반까지 다시 출근을 한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6시. 그러면 잠을 많이 못 주무시겠네요?
◆ 오현암: 그렇죠. 제가 아이들이 있는데, 저희가 농담 삼아서 이런 말을 해요. 집이 고시원이다. 들어가자마자 씻고 잠만 자고 바로 몇 시간 있다가 출근하고, 이런 농담을 많이 하죠.
◇ 신율: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지난 6일 안양우체국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 않습니까? 이거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오현암: 이게 지금 저희 집배원들이 많이 돌아가시는데, 이게 사실은 남의 일이 아니거든요. 특히 이번에는 분신까지. 제가 분신에 대해서 좀 찾아봤는데 이게 자살 레벨 5 정도 수준의, 가장 하기 힘든 자살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얼마나 억울한 게 많고 우체국에 할 얘기가 많았으면 그 앞에까지 와서 했을까. 이게 사실 저희 집배원들이 우울증이나 이런 걸 자기도 모르게 갖고 있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일을 해야 하나, 이런 생각들이요. 연쇄 작용이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 신율: 그런데 많이 돌아가신다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이렇게 정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있지만 오토바이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신 모양이더라고요.
◆ 오현암: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이륜차를 운행하다 보니까 취약한 부분이 있긴 있는데, 그런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교통사고 비중이 그렇게 높진 않아요. 과로나 자살이 훨씬 더 많고요. 왜냐면 저희가 안전 교육을 항상 받기 때문에 다른 배달 업무에 종사하시는 분들처럼, 젊은 친구들처럼 막 다니고 그러진 않거든요.
◇ 신율: 그런데 집배원 분들이 일을 하실 때, 겸배가 문제란 얘기를 한다고 하던데요. 겸배가 뭐예요?
◆ 오현암: 겸배라고 하면 일이 있어서 못 나오거나, 아니면 저희가 이륜차를 운행하기 때문에 사소한 사고가 나면 병원 치료를 위해서 쉬거든요. 그러면 그 사람 업무를 저희가 대신해야 하는데, 예비 인력이 있어서 그 자리에 누가 투입되는 게 아니라 팀에서 한 사람 것을 나눠서 나가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까 낯선 구역에 가게 되고, 하다 보니까 지리도 잘 모르고, 교통사고도 지난번에 겸배 중에 구역으로 가다가 교통사고 나시고 돌아가신 분도 계시거든요. 이런 겸배가 적폐 중에 정말 적폐고 해결돼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공무원이시니까 그래도 눈치 안 보고 연월차는 쓰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오현암: 이게 겸배와 연관돼서, 제가 연차를 쓰게 되면 또 저희 팀원들이 고생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애들 운동회 때나 몸이 아파서 병원을 가고 싶을 때나, 팀원들이 또 고생하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연가를 쓰지는 못하고요. 얼마 전에 노동부에서 조사를 했거든요. 공공기관 최초로. 충청 지역 4개 우체국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1년에 연가 사용률이 2,7일이 나왔어요. 그러면 굉장히 열악한 환경이라고도 볼 수 있죠.
◇ 신율: 토요일, 일요일은 쉬시죠?
◆ 오현암: 아뇨. 토요일도 저희 택배 업무 때문에, 토요 근무도 하고 있는데요. 토요 근무도 집배원들이 굉장히 불만을 많이 갖고 있는 거죠.
◇ 신율: 자, 앞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30초 이내로 말씀해주시죠.
◆ 오현암: 요즘 집배원들 관련해서 정말 안 좋은 소식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말 저희 상급인 우정사업본부가 제대로 좀 인력 진단을 하고, 현장에 와서 근무를 해봤던 사람들이 우정사업본부로 가서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는데요. 현장을 전혀 모르고 사무적으로, 한마디로 얘기해서 책상에 앉아서만, 데이터를 통해서만 한다는 건 정말 저희 집배원 모두가 공감하는 불만사항이거든요. 전혀, 현장을 모르니까요. 그래서 그런 게 좀 바뀌려면 국민 여러분들도 집배원이 왔을 때, 물이라도 한 잔 주면서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현암: 네네.
◇ 신율: 지금까지 일산우체국의 오현암 집배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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