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끊겠다" 최순실 격노...정유라의 '폭탄 증언' 이유는?

"인연 끊겠다" 최순실 격노...정유라의 '폭탄 증언' 이유는?

2017.07.14. 오후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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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몰라 '럭비공'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정유라 씨.

별명처럼, 이틀 전, 법정에 깜짝 출석해 삼성과 어머니 최순실에 불리할 수 있는 증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냈죠.

폭탄 증언들, 잠시 짚고 가죠.

정유라 씨는 어머니 최순실 씨가 삼성 말을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 삼성이 너만 지원해 준다고 소문나면 시끄러워지니 살시도의 이름을 바꾸라고 해서, 살바토르로 바꿨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말 세탁 의혹과 관련해 "삼성이 어떻게 모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원하시면 이와 관련한 음성파일도 제출하겠다" 삼성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특검조차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고 하죠.

귀국 직후 인터뷰 기억하시죠? "아무 것도 모른다, 나는 억울하다."

그런데 돌연 정씨가 태도를 바꾼 이유, 일각에서는 '아들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형을 받으면 아들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실형만은 피해 보자는 마음이라는 것이죠.

국정농단 관련자 중 유일하게 석방된 장시호 씨의 '솔직한 증언'이 연상되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정 씨가 폭탄 발언을 쏟아낸 날, 보모가 떠나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점심까지 거르고 증언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최순실 씨는 "내 말을 안 듣는다", "모녀 인연을 끊어버리겠다", "그러려면 국선 변호사를 쓰라"며 격노했다고 합니다.

애써 세운 재판 전략이 일순간에 엉망이 되어버린, 그야말로 딸에게 한 방 맞은 셈입니다.

도대체 딸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전 남편, 정윤회 씨에게 딸의 의중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도 했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본 이경재 변호사는 "최 씨는 아연실색, 어안이 벙벙한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어안이 벙벙한 건 변호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미를 죽이는 뱀, 살모사 같다, 장시호보다 더 하다. 사임계까지 생각한다.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면서도, 특검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는데요.

근거로 CCTV 영상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열리던 날, 새벽 2시쯤입니다.

정유라 씨가 머무는 빌딩에 찍힌 CCTV고요.

밖으로 뛰어나가는 사람이 정유라 씨입니다.

골목을 가로질러, 헤드라이트가 켜진 승용차의 조수석에 올라탑니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새벽 2시에 정 씨를 혼자 불러내 회유와 압박을 했다. 증언 이후에 정 씨와 전혀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검 측은 반박했습니다.

회유나 압박은 없었고, 오히려 정유라 씨가 요청한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현재 정 씨와 연락이 닿는 건 특검 뿐이라, 정 씨의 입장마저도 특검을 통해 알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유라 씨는 엄마 최순실과 정말 등을 진 걸까요?

일각에서는 이것이 돌출행동처럼 보이게 하려는 고도의 기획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여러 혐의로 처벌을 피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최 씨가 '딸만은 살리자'는 생각에 이 같은 갈등을 꾸며냈다는 추측인데요.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자식을 위해 국정농단을 멈추지 않은 최순실.

자식을 위해 폭탄 선언을 이어간 정유라.

모정(母情)만큼은 '모전녀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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