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특산 '구상나무' 고사 심각...기후변화 탓

한국 특산 '구상나무' 고사 심각...기후변화 탓

2019.04.04. 오후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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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크리스마스 트리로 인기 있는 구상나무가 빠른 속도로 집단 고사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 때문인데 이런 추세라면 한국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아예 멸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황선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상나무 최대 서식지인 한라산 진달래밭 대피소 부근입니다.

겨울에도 잎이 푸른 상록수지만 가지만 앙상하게 말라 죽은 채 서 있습니다.

끝내 지탱하지 못하고 뿌리 채 넘어진 고사목도 즐비합니다.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 일대도 상황이 심각합니다.

해발 1,500~1,800미터에 주로 서식하는 지리산 구상나무의 70%가 이미 고사했습니다.

40여 곳의 고산지대 산사태도 집단고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한반도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가 생물종에 끼치는 영향의 처음 케이스(사례)가 되는 거죠.]

한라산에서 시작된 고사 현상은 지리산을 거쳐 설악산, 오대산 등지로 점차 북상하고 있습니다.

구상나무의 사촌격인 분비나무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겨울 적설량이 크게 줄면서 수분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15~20년 전에는 해발 1400~1500m 지대에는 적설량이 4월 초순에 0.5~1m의 눈이 쌓여 있어야 되는데 지금 10cm 이하의 눈이 적게 있기 때문에….]

녹색연합은 최근 3년에 걸친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빠른 속도로 숫자가 줄고 있는 구상나무를 시급히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YTN 황선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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