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폭행 '분리 요청'에 경찰은 '방치'..."황당 대처"

집단 폭행 '분리 요청'에 경찰은 '방치'..."황당 대처"

2019.06.20. 오전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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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와 분리해달라는 피해자의 요청을 듣고도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는 동안 2차 폭행까지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인천시 연희동의 한 주점 앞.

깨진 테이블을 옆에 두고 남성과 여성이 말다툼을 벌입니다.

잠시 뒤 남성 두 명이 나와 다툼에 합세하는가 싶더니, 이내 흰 옷을 입은 남성을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10분 동안 이어진 일방적인 폭행, 주저앉은 피해자에게 의자를 내던지는가 하면 머리를 사정없이 걷어차기까지 했습니다.

폭행을 당한 이는 46살 최 모 씨.

최 씨는 이렇게 맞다가는 죽겠다 싶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폭행 피해자 최 모 씨 : 저는 그냥 무방비 상태로 맞을 수밖에 없었고, 3명이 달려들어서요. 저를 무자비로 폭행했던 사람이 의자를 잡더라고요. 근데 그 순간 무서웠어요. 아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최 씨는 경찰이 도착하자마자 가해자들과 떨어져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분리 조치는 30분 뒤에야 이뤄졌고, 가해자들의 위협에 계속 노출됐습니다.

심한 폭행에 이미 숨조차 쉬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폭행 피해자 최 모 씨 : (경찰 출동 당시에)피도 다 말라 있었고 여기 다 부어있었고 여기 얼굴 쪽은 다 부어있었고요.]

이후 가해자들이 또다시 달려들었지만, 경찰은 황당하게도 최 씨를 남겨둔 채 가해자 중 한 명과 대화를 나누며 자리를 떴습니다.

경찰이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 동안 이곳에서 또다시 5분 넘게 2차 폭행이 이어졌고, 119구급대가 출동한 뒤에야 최 씨는 가해자들과 떨어질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최 씨가 진정서를 제출한 이후에야 가해자들을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경찰관계자 : 지금 사실 확인 중에 있으니까요, 차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사실 확인을 거친 뒤,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YTN 김대겸[kimdk10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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