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만에 꺼진 산불...화목보일러 발화 추정

13시간 만에 꺼진 산불...화목보일러 발화 추정

2020.05.02.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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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박광렬 앵커
■ 출연 : 한동오 /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고성 산불 관련 소식지금부터는 취재기자와 하나씩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부 한동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금은 잔불까지 정리됐다고 보면 되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큰 불길은 한 12시간 만인 오늘 아침 8시쯤에 잡았고요. 1시간 뒤인 9시쯤에 잔불도 진화를 했습니다. 현재는 재발화에 대비해서 잔불을, 뒷불을 감시를 하고 있습니다.

사고 개요를 짧게 짚어보면 산불은 어젯밤 8시 10분쯤 고성군에 있는 토성에서 주택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산지탈에 있는 주택이었는데요.

이 주택에 있는 화재가 강풍이 불면서 산불로 번졌고요. 이런 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산불이 확산하면서 초기에는 초속 6m 안팎의 바람이 불었지만 나중에는 강풍이 확산돼서 큰 산불로 번지게 됐습니다.

[앵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없는 점인데 지금까지 일단 집계된 피해 규모 한번 짚어볼까요.

[기자]
다행히도 인명피해는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파악이 됐고요. 재산피해 같은 경우에는 85헥타르 산림이 훼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85헥타르면 85만 제곱미터, 즉 축구장 120개 정도 넓이의 산림이 소실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곳에 사는 주민 320여 명과 육군 22사단 장병, 1800여 명 등 모두 2200여 명이 밤중에 학교와 체육관으로 대피를 하게 됐고요.

지금은 현재 불이 거의 다 꺼지고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피인원들이 다 복귀한 상태입니다.

[앵커]
어제 새벽 화면 계속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데 어제만 해도 사실 걱정이 됐었거든요. 대응단계가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동원된 인력, 물자도 규모가 꽤 컸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응 3단계가 발령됐는데요. 이 대응 3단계는 저희가 쉽게 발령되는 단계가 아니고 전국에 있는 소방서의 장비와 인력이 투입되는 단계입니다.

어젯밤 9시 반쯤에는 대응 1단계, 그다음에 1시간 뒤에는 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요. 오늘 새벽 0시 17분에는 최고 수위인 3단계가 발령이 됐습니다.

참고로 대응 1단계는 해당 소방서의 전체 인력과 이런 것들이 동원되는 단계고 대응 2단계 같은 경우에는 해당 지자체의 인력과 장비가 동원이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소방에서는 이렇게 인력과 장비들이 동원이 됐었고 산림에서도 헬기가 투입이 됐습니다. 오늘 새벽 5시 반쯤 일출과 함께 헬기 30여 대가 투입이 됐고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헬기들이 저수지에 있는 물을 뿌리면서 산불을 진화했습니다.

[앵커]
지금 보시는 영상처럼 정말 불길이 무섭게 타올랐는데. 아까 13시간 만에 불이 큰불, 작은 불 다 잡혔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 또 산불 같은 경우는 낙엽 사이에 있어서 물을 부어도 닿지 않는 잔불도 있을 수 있거든요. 이 부분 남은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산불이 다 꺼졌다고 저희가 완진을 해도 낙엽 사이에서 불들이 다시 올라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바람과 낙엽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는데요.

사실 바람 같은 경우에는 불티가 조금 작게는 수십 미터에서 멀게는 수백 미터까지 날아갈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어느 한 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산발적으로 산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다행히 오늘 기상청 예보에는 오전 중에는 강풍이 불 것이라는 예보가 없었고 오후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 되는 상황이고요.

그리고 낙엽 같은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불이 다 꺼졌다고 해서 낙엽 밑에 있는 불티까지 모두 다 꺼진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소방당국과 산림당국은 이 낙엽 밑에 있는 불티도 조심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최초 발화지점은 주택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정확한 것은 조금 더 조사를 해 봐야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확한 건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와야지 알겠지만 현재까지 경찰이 수사한 바로는 화재 최초 발화지로 추정된 집이 있습니다.

이 집주인의 진술이 있었는데 집안에 있었다가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까 화목보일러실에서 불이 타고 있더라, 이런 진술을 경찰에 했습니다.

참고로 화목보일러는 나무를 연료로 하는 보일러인데요. 다른 가스보일러나 아니면 기름보일러보다 연료비는 싸지만 관리를 부주의하게 하거나 과열될 경우에는 불티가 바깥으로 튀면서 화재 위험이 높은 보일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경찰은 이렇게 이 주택에 대한 감식을 하고 있고요. 이 증거물을 국과수에 지금 의뢰를 한 상태이고요. 또 목격자 탐문수사도 병행하면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지난해에도 봄철에 특히 강원도 고성에서 불이 나서 인근 양양이라든가 강릉 이런 지역까지 번졌었는데 그때도 굉장히 피해가 컸었죠?

[기자]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피해가 컸습니다. 지금 피해 규모의 거의 30배가 넘는 정도로 피해가 컸는데요. 지난해 4월이었죠.

그때 강원도 고성이라든지 삼척이라든지 이곳에서 동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을 했습니다. 사흘 동안 고성, 속초 등 5개 시군이 피해를 봤고요. 총 2800여 헥타르가 소실됐습니다.

이게 이번 화재의 30배가 넘는 규모죠. 지금 그래픽으로 보고 계신데 작년에 피해가 났던 곳이 초록색 원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고요.

이번에, 올해, 어제 피해가 났던 곳이 토성면 이쪽인데 불과 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 그래서 큰 불로 이어질 뻔했는데 다행히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규모에서 막을 수 있었고요.

작년 같은 경우에는 이재민만 해도 1500여 명이 있었고 재산피해도 129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산불이었습니다

[앵커]
이맘때쯤 강원도 동해안에서 산불이 났다면 굉장히 피해 규모가 커지고 그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이 지역 국지풍인 양간지풍인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양간지풍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신 분이 많으실 거예요. 양간지풍이라는 게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양간지풍이 아니라 양강지풍이라고 해서 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부는 바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 바람은 화풍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그래서 봄철에 불을 몰고 오는 바람이다라고 해서 고온건조하고 풍속이 빠른 게 특징인데요. 지금 화면에 보이는 그래픽으로 보고 계신데 고기압에 있는, 낮은 곳에 있는 바람이 위쪽으로 저기압으로 갔다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고온건조한 강풍이 그러니까 국지적인 거의 소형 태풍으로 불어가는 단계인데 이쪽에서 불이 나면 작은 불티도 빠르게 퍼져나갈 수가 있으니까 불티가 수십 미터, 수백 미터 이렇게 바깥으로 퍼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작은 불도 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해야 될 부분인데 그래서 작년에도 불이 났고 올해에도 어김없이 큰 산불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코로나 확진자도 줄고 있고 또 사회적 거리두기도 조금씩 완화가 될 텐데 이렇게 되면 등산객들이 원래 봄철에 많았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등산객들 주의할 사항 없을까요?

[기자]
등산객들 같은 경우에는 보통 저희가 라이터나 화기, 가스버너 같은 것을 산에 들고 가서 음식을 한다든지 담배를 피운다든지 이렇게 할 수 있는데 절대 이런 행동은 금하시면 좋겠고요.

사실 이게 작은 담뱃불이라고 해도 꺼졌다고 해도 바람이 불면 또 불티가 커져서 큰 산불로 번질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꼭 주의하셔야 되고. 박종호 산림청장 역시 봄철 산불 대책 기간이 5월 15일까지라면서 입산할 때, 그러니까 산에 올라갈 때 화기물 소지를 하지 않고 남은 기간에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등산객 스스로 주의를 해 달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앵커]
불씨 하나가 큰 불이 될 수 있는 그런 시기입니다. 이 지역 거주하시는 분들, 등산객들 모두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한동오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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