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무죄 1심은 오판...위해성 이해 못 했다"

CMIT와 MIT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와 판매사 측에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가 제품 위해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박동욱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실린 논문에서 1심 재판부가 판결에 인용한 연구의 목적과 한계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연구팀은 CMIT와 MIT 성분 노출 위험은 특정 시점의 공기 중 농도뿐만 아니라 가습기에 넣은 총량과 사용시간, 기간 등을 고려해 '누적 노출 총량'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1심 재판부가 근거로 활용한 공기 중 농도 연구는 '담배 한 개비에 든 유해물질의 농도로 폐암의 위험을 판단하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또 CMIT와 MIT가 수용성 물질이라 천식과 폐 질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 판결에 대해서도 천식과 폐 손상 임상 사례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고 판매해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신세계 이마트 전·현직 임직원 13명에 대해 1심은 피해자들의 질병과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재판부가 잘못 판단했다며 항소했고 그제(18일)부터 2심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김경수 [kimgs85@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