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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8월 23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대형 산불, 중국과 일본에서 일어난 폭우, 우리나라의 짧아진 장마와 역대급 폭염... 모두 기후 이상현상의 하나라고 하는데요. 최근 유엔의 IPCC에서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이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코드 레드'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국제 사회에서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1.5도 제한을 목표로 두고 있는데요, 그런데, 1.5도... 숫자로만 보면 체감이 안 되기도 합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건데 '코드 레드' 상황까지 얘기한 걸까요?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지석 전문위원(이하 김지석):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20년 내에 지구의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할 것이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그런데 잘 체감이 되지 않거든요. 1.5도가 상승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겁니까?
◆ 김지석: 작년까지 치면 1.09도가 올랐거든요. 그러면 한 1.1도 오른 건데요. 뉴스를 잘 보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산불이 지금 전 세계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한번 불붙으면 몇 달이 타고 그럽니다. 그리고 홍수 같은 경우도 일본도 굉장히 심하게 겪었고, 중국도 지금도 겪고 있고요. 지금 안 좋은 기후가 있고 그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수박값도 오른 게 밤에 너무 더워서 잘 안 돼서 그런 거거든요. 그런 것들이 지금 이 정도라서 ‘조금 문제가 있다’ 생각하는데, 이게 1.5배 정도 심해지는 거죠.
◇ 최형진: 그때의 피해는 정말 상상할 수 없겠네요.
◆ 김지석: 네,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게 상상이 되고 계산이 되기 때문에 코드 레드라는 게 나온 거고요. 또 한 가지는 1.5도가 넘어가는 수준까지 가게 되면 자동차도 일찍 보고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사고를 예방하거나 가볍게 나잖아요. 그런데 너무 늦게 위험한 상황을 확인하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밟아도 결국은 큰 사고가 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1.5도의 위험한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거기까지 쭉 달렸다고 하면, 거기서부터는 대오각성을 해서 막 바꿔도 상황은 그냥 쭉 나빠지게 되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빨리 멈춰야 됩니다.
◇ 최형진: 지금 1.5도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산불이나 홍수가 더 많이 발생하겠네요?
◆ 김지석: 네, 일단 한 가지는 이번 보고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뭐였냐면요. 1.5도는 무조건 간다는 겁니다. 지금부터 온실가스를 아무리 줄여도 1.5도는 일단 간다, 다만 굉장히 많이 줄이면 살짝 갔다가 다시 내려올 수 있다는 거고요. 3년 전에 나왔던 특별보고서에서는 1.5도로 안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거 무조건 간다. 다만 가는 것도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거기까지 가면 경미하지는 않고 무조건 안 좋아지는데, 초대형 사고로 가느냐, 아니면 대형사고에서 멈추느냐, 이런 것만 남은 거죠.
◇ 최형진: 또 다시 폭우 소식이 지금 우리나라에 들려오고 있고, 그린피스에서 공개했던 2030 대홍수 시뮬레이션에서 그 때쯤엔... 참 무서운 이야기입니다만, 부산의 일부 지역과 인천공항이 전부가 물에 잠긴다는 내용이 있어요. 이게 현실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까?
◆ 김지석: 저희는 캠페인을 하지만, 이런 과학적인 분석, 예측은 저희가 맘대로 하지 않고 자료를 구해서 분석하거든요. '클라이메이트 센트럴(Climate Central)‘이라는 과학단체에서 자료를 받아가지고 했는데, 이게 2030년 되면 무조건 잠긴다는 건 아니고요. 만조, 태풍이 겹쳤을 때, 그때 제 기억에는 한 10% 정도의 확률로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저희가 받아보고 그걸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서 그래픽으로 보여드린 거죠. 충분히 가능할 수 있고요. 일본 같은 경우는 2018년도에 간사이 공항이라는 곳이 태풍 제비 때 물에 잠긴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결국 1년 뒤에 활주로를 1미터 더 위로 높이기로 결정해서 공사를 했습니다. 지금 보면, 보통 과거 자료를 보고서 공사 계획을 하지 미래에 올라갈 해수면과 미래에 더 심해질 폭우를 계산해서 하는 경우는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걸 감안하지 않고 만들었던 부산이나 이런 지역에는 잠길 수 있는 지역이 나오더라고요.
◇ 최형진: 2030년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건데, 그럼 미리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 김지석: 물론입니다. 그런데 일단 지금 제일 문제가 지금도 간척사업도 하고 해안가에 건물을 짓고 그러잖아요. 계속 문제가, 건설기술이 좋아져서 자꾸 해안가에 뭘 짓고 그러는데, 일단 잠길 수 있는 지역에 만들고 있다는 게 문제거든요. 2~3년 전에도 태풍 때 파도가 넘어오고 그랬는데요. 주민들이 조망권에 방해된다면 방파제 쌓지 말자, 이런 식으로 대비를 못 했어요. 사실은 저희가 제공해드리는 시뮬레이션 자료를 보고서 ‘아 저쪽 지역이 저럴 수 있겠다’ 하면 저쪽에 조치를 하고 대피계획도 세워야 하는데, 제가 이쪽 일을 오래 하면서 들은 것 중에 하나가 그런 자료를 발표하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심지어는 그 지역 정치인들도 연구소에 연락해서 그런 거 공개하지 말라고... 그러다 보니까 ‘괜찮겠지’ 하고 있다가 사고가 나는 거죠. 그런 걸 빨리 공개하고 대응을 해야죠.
◇ 최형진: 사고가 나면 피해가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요. 거의 잠긴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지난해에는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이어지더니, 올해는 기상관측 이래 세 번째 짧은 장마와 역대급 폭염이 찾아왔었습니다. 이제는 가을장마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들쭉날쭉한 이 상황을 보면 기후 극한현상이 우리나라에도 이미 시작된 건가요?
◆ 김지석: 사실은 아니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극한이라고 하면 그야말로 한계를 얘기하는 거잖아요. 떡볶이도 매운맛 여러 단계가 있듯이, 뭐랄까, 지금은 캡사이신 살짝 집어넣은 떡볶이? 지금은 순한 맛입니다. 이건 초입이고, 이 정도로는 극한이라고 부를 수가 없다는 거죠. 이제는 대중들이 뭔가 조금 잘못된 것 같다고 느끼는 정도지 극한이라고 부를 수 없는 상황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두 달 장마, 올해는 2단계 장마, 폭염도 올해는 덜했지만 심해졌죠. 견디기 힘든 상황일 수 있는데, 이 정도는 아직 극한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약한 수준입니다. 더 안 좋아질 게 많이 남아있습니다.
◇ 최형진: 조금 전에 1.5도까지는 무조건 올라갈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사실 뉴스에서도 보면, 일부 지역에서 40도까지 올라갔다, 이런 뉴스를 접합니다. 비공식으로요. 40도라고 하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날씨인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40도까지 올라가는 걸 자주 접할 수 있겠습니까?
◆ 김지석: 그건 흔한 일이 되겠죠. 미국 북서부 및 캐나다의 남서부, 굉장히 위도가 높은 지역이거든요. 그래서 여름에 최고기온이 원래 23도, 25도 이런 곳이었는데, 거기가 6월 중순에 49.5도까지 올라가서요.
◇ 최형진: 그럼 두 배 오른 거 아닙니까?
◆ 김지석: 그렇죠. 그게 지금 가능해진 상황이 됐다는 거예요. 지구 평균 기온은 1도지만, 열돔 현상 같은 것들이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 특정 지역은 며칠 간 50도가 갈 수가 있고, 그때 폭염으로 한 700명이 죽었어요. 그 다음에 기록이 났던 도시는 큰 산불이 나서 다 타버렸습니다. 90% 타버렸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아직 초반이다.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게 많이 남아있습니다.
◇ 최형진: 무섭습니다.
◆ 김지석: 이게 무서워야 될 일이 맞습니다.
◇ 최형진: 이제 경각심을 자지고 국민들도 지켜야 될 것은 지켜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우리나라에 찾아 온 가을장마, 일본과 중국에서 엄청난 비를 퍼붓고 넘어오는 거라고요?
◆ 김지석: 네, 지구 온도가 오르면 더 많은 열이 더 많은 수증기를 만들어내고, 공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거든요. 그게 떠 있다가 조건이 맞아서 우르르 떨어지면, 그게 떨어지는 게 일본이면 일본의 홍수인 거고, 중국이면 중국의 홍수인 거고, 그게 우리나라에 떨어지면 우리나라의 홍수가 되는 거죠.
◇ 최형진: 일본과 중국에서 퍼부었던 폭우가 우리나라로 찾아온다고 하는데, 이맘때쯤에 우리나라는 폭우보다는 바람을 동반한 태풍 소식이 지금도 있죠?
◆ 김지석: 그렇습니다. 장마가 원래 끝나고 더웠다가 태풍이 오는 건데, 지금은 제가 2단계 장마라고 표현을 드렸는데 1부 끝나고 ‘장마가 있었나?’ 하면서 지나가고, 2부가 시작되면서 동시에 태풍은 또 태풍대로 준비가 됐으니 날아오는 거죠. 그러니까 기후변화 피해는 복합적으로 오는 거죠. 그게 나타난 거죠.
◇ 최형진: 말씀하신 것처럼 장마, 태풍 뒤섞여서 오고 있는데, 그럼 세계로 시선을 돌려보면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은 빙하가 녹는다거나 해안 지방이 잠긴다거나 이런 문제들이 떠오르거든요. 그리스, 터키, 알제리, 미국 등의 거대한 산불도 기후 변화의 영향 중 하나라고 하는데, 산불이 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는 건가요?
◆ 김지석: 굉장히 단순합니다.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해지는 기후라면, 미국 서부나 이런 데는 고온건조해지거든요. 터키, 그리스, 이쪽이 지중해 지역인데, 거기도 여름에 약간 적당히 덥고 건조해서 휴양지로 많이 가는 곳인데, 한도가 올라가다 보니까 바짝바짝 숲이 마르고, 불씨는 전기 스파크든 담뱃불이든 많이 있거든요. 그걸 100% 통제할 수가 없잖아요. 그게 붙었을 때 예전 같으면 통제가 가능한 산불로 끝났는데 지금은 끝도 없이 붙어버려요. 온도가 올라간다는 게 가져오는 피해가 이런 식으로 가는 거고, 앞으로 더 나빠진다는 거죠.
◇ 최형진: 지금 산불 이야기도 하셨는데, 빙하가 녹으면 오는 피해들도 있잖아요.
◆ 김지석: 그건 사실 우리나라에 폭염이 오는 이유 중 하나가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햇빛 반사가 안 되다보니까 기압이 바뀌고, 그게 영향을 미쳐서 우리나라로 오는 거거든요. 그것도 계속 나빠질 거고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계속 나빠집니다. 지금 그린란드 같은 데는 얼음 두께가 2,000미터거든요. 그게 녹아내리면서 바닷물을 조금씩 늘리고 있고요. 온도가 오르면 물이 팽창하거든요. 그래서 육지에 있던 얼음이 녹아서 해수면이 천천히 올라가는데, 거기에 더해서 바닷물이 뜨거워지면서 팽창해서 지금 50대50으로 바다 높이를 밀어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이번 보고서, 이런 기후변화가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고 못 박고 있는데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 김지석: 제가 계속 고민을 해봤는데, 속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무언가 되고 있다고 지금 속고 있는 면이 있어요. 여러 회사나 정부에서 우리가 지금 대응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잖아요. 기록에 남아있는 걸 보면, 온실가스는 지금까지 2008년도에 금융위기 때 빼고는 한 번도 줄어들지 않았거든요. 이걸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태양광이나 풍력, 그리고 자동차는 전기차로 바꿔야하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태양광, 풍력, 전기차 같은 게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라는 건 굉장히 보수적인 국제 에너지 기구도 인정을 하고 5월 달에 보고서도 발표했거든요. 지금까지 엔진차 만들고 석탄발전소 만들고 돈을 벌고 전기를 공급하고 이런 사람들이 자꾸 솔직하게 말을 안 하고 시간을 끌고 있어요. 그래서 더 이상 속지 말고, 국민들이 조금씩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요. 한전, 현대, 이런 정부와 기업에서 바꿔야 합니다.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그거 정말 말씀 드립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지석: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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