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일본에 울리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일본에 울리다

2008.02.17. 오전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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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로 시작되는 서시.

이같은 주옥같은 시들을 한글로 쓰다 일제 시대 체포돼 숨진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는 기념식이 일본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윤동주 시인이 일제 강점기 옥중에서 숨지기 전 다녔던 일본 도쿄의 릿쿄대학.

시인이 나라를 빼앗긴 채 살아가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예배를 드렸던 것으로 보이는 대학 예배당에 아리랑이 울려퍼졌습니다.

서시, 자화상, 별헤는 밤, 쉽게 쓰여진 씨 등 아름다운 시와 함께 우리에게 불멸의 삶과 죽음을 남기고 떠난 시인 탄생 90주년을 기리기 위해 일본인과 한국인이 함께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유학길에 오른 윤동주 시인은 1942년 4월 이 대학 영문학부에 입학한 뒤 같은 해 10월 교토의 도시샤 대로 편입했지만, 한글로 시를 쓴다는 이유로 일제에 체포돼 28살의 나이에 옥중에서 숨졌습니다.

특히 시가 그토록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시를 쓰며 역사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성찰했습니다.

[인터뷰:아마무마 리츠코, 릿쿄대 동창회 부회장]
"잊지 말고, 다음의 세대에도 이러한 일이 있었던 것을 전해 가고 싶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살아있다면 지금의 한일 관계를 어떻게 평가할지 그의 시를 다시 한번 음미해 보게됩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도쿄에서 김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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