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감청' 폭로 김기삼 씨 망명 허용

'불법 도·감청' 폭로 김기삼 씨 망명 허용

2008.04.17. 오후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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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가정보원의 전신이었던 안기부의 불법 도·감청과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상 로비 의혹을 제기했던 전 국정원 직원 김기삼 씨에 대해 미국 법원이 망명을 허용했습니다.

김 씨는 한국 정부가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면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박성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 국정원 직원 김기삼 씨에 대해 미국 법원이 정치적 망명을 허용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이민법원은 김 씨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방 요청을 기각하고 망명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김 씨의 변호인이 밝혔습니다.

[녹취:재닛 힌쇼 토머스, 김기삼 씨 변호인]
"김기삼 씨는 내부고발자로서 망명이 허용됐습니다. 내부고발자는 불법으로 간주되는 일을 밝히기 때문에 보호됩니다."
(...He received asylum. He was uh, in to be a whistle-blower. Whistle-blowers in this country have protection because they are reporting activities which are deemded to be illegal.)

김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노벨상을 받기 위해 불법 로비를 벌이면서 북한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2005년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 시기에 안기부가 미림팀을 만들어 정관계 유력 인사 등에 대해 불법 도·감청을 했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김 씨는 노벨상 수상 의혹 제기 파문으로 2000년에 국정원을 그만 둔 뒤 미국에 체류해오다가 2003년 12월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김 씨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정치적 탄압을 받을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새정부가 지난 10년 간의 일을 검증하겠다고 하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해 귀국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녹취:김기삼, 전 국정원 직원]
"새 정부가 이 문제를 제대로 조사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제가 한국에 들어가서 증언을 한다거나 아니면 그 외의 방법으로 수사나 조사에 협조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봐요."

법원의 이번 결정은 1심 판결이지만 김 씨는 망명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김기삼 씨에 대한 추방을 요청했던 미국 정부는 앞으로 3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박성호[shpar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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