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역사공동위, 교과서 문제로 가시밭길

한일 역사공동위, 교과서 문제로 가시밭길

2008.06.08. 오전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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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지난해부터 재가동중인 한일 역사공동위원회가 험난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교과서의 학습지도 해설서에 명기하기로 방침을 세우면서 팽팽한 학술적 대립은 물론 장외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본이 주최한 한일 역사 공동위원회의는 회의 모습 기록을 위한 언론사의 간단한 촬영마저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열린 역사 공동위원회의 언론 대응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사회과목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명기하기로 방침을 세우면서 양국간 역사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각되자 일본 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다시 가동된 이번 위원회는 바로 교과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재정, 한일역사공동위 한국측 총간사]
"출발의 배경이 바로 역사 교과서가 발단이 된 것 여러분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가동된 1기 역사 공동 위원회와는 달리 분과별 연구 주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느라 연구 진척이 다소 지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하라다 다마키, 한일역사공동위원회 일본측 총간사]
"특히 고대 연구 방법은 비교적 빨리 결정했지만 (근현대사를 다루는) 제3분과회에서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교과서 대조 확인 작업 때문입니다."

한일 양국의 학술적인 팽팽한 대립은 회의장 밖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식민지 시대 역사 인식에 대한 현격한 차이를 보여 앞으로 공동 연구가 1기 때보다 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인터뷰:하라다 다마키, 한일역사공동위원회 일본측 총간사]
"(일제 식민시대에 대해)'억압과 저항'이라고 하는 것 같은 지금과 같은 역사인식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 인식의 접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주진오, 한일역사공동위원회 제3분과 한국측 간사]
"억압과 저항이라는 부분을 연구함과 동시에 그 밖에 다양한 부분을 함께 하겠다는 것이지 아까 표현상에서 억압과 저항이 아닌 이런 식의 표현은 좀 적절치 않습니다."

한일 역사공동위원회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4번째 전체회의를 연 뒤 내년쯤 최종 공동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학자들은 학문적 논쟁을 정치적 논쟁으로 이끌어가서는 안될 것입니다.

양국 학자들은 진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가져야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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