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사태, 유가 상승 '복병'

그루지야 사태, 유가 상승 '복병'

2008.08.09. 오후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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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남오세티야 공화국 독립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무력충돌에 들어감으로써 모처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유가가 복병을 만났습니다.

남오세티아는 카스피해의 원유가 러시아를 피해 유럽으로 수출되는 대형 송유관이 지나는 곳입니다.

이승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동에 이은 에너지 자원의 '보고' 카스피해.

석유 매장량이 500억에서 2,000억 배럴로 추정되며 천연 가스 매장량은 세계 1위입니다.

이 곳 석유를 실어나르기 위해 지난 2006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주도로 BTC 송유관이 개통됐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를 출발해 그루지야의 트빌리시를 지나 터키 세이한에 이르는데, 카스피해의 석유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동맥'입니다.

세계 원유 수요의 1% 정도, 하루 100만 배럴 정도를 수송합니다.

1,776km에 이르는 구간 중 그루지야 구간이 260km이고 이 가운데 100km가 남오세티아 공화국을 지납니다.

카스피해 위쪽 CPC 송유관과 달리 에너지를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는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서방에 석유 공급이 가능합니다.

남오세티아 공화국이 독립할 경우 송유관은 물론 흑해와 카스피해의 풍부한 자원까지 잃게 되는 그루지야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때문에 샤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코소보 독립 선언으로 점증하고 있는 남오세티야의 독립요구에 강경책으로 대응해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또한 휴전 선언을 일방적으로 깨고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린 샤카슈빌리의 이번 행보를 서방 편입 본격화를 위한 도박으로 보고 있습니다.

샤카슈빌리는 2004년 집권 이래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추진하며 이라크에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2,000명의 병력을 파견했습니다.

일단 사태 초기 이번 사태는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루지야 사태가 일주일 이상 계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 급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단 서방국들이 직접 개입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카스피해 진출을 견제해온 러시아의 대응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YTN 이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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