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폴란스키, 30년 만에 체포

'거장' 폴란스키, 30년 만에 체포

2009.09.28. 오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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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영화 '피아니스트'로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세계적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스위스에서 전격 체포됐습니다.

30여 년 전 13살짜리 소녀에게 강제로 수면제와 술을 먹이고 성폭행까지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심정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차이나타운, 비터문, 그리고 피아니스트...

이런 명작들을 차례로 내놓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전격 체포됐습니다.

혐의는 미성년자 성폭행.

지난 1977년 미국에서 13살짜리 소녀 모델에게 수면제와 술을 먹인 채 나체 사진을 찍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폴란스키는 불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프랑스로 도망친 뒤, 30년 넘게 미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나라들만 골라 다니며 수배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민들은 인과응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터뷰:제이슨 노먼, LA 주민]
"그 사람은 확실히 법정에 세워져야 합니다. 미국, 영국 혹은 제 3세계든 문제가 안 됩니다. 역겨운 범죄에요."
(I think he should definitely be prosecuted for the crime. Doesn't matter what country you do it in, third-world country. America. UK. Whatever. It's a disgusting crime.)

스위스 사법 당국이 미국의 송환 요청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는 60일 이내에 신병 인도를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폴란스키가 수배 생활을 했던 프랑스와 조국인 폴란드는, 폴란스키의 공로 등을 이유로 들며 구명 운동에 나섰습니다.

양국 정부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 탄원서를 보내 폴란스키를 석방하도록 요청할 계획입니다.

[녹취:미테랑, 프랑스 문화장관]
"(그의 체포 소식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로만 폴란스키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프랑스에서도 존경을 받고 있고요. 그냥 평범한 감독이 아니라 거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45살이 된 당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지난 1월 법원에 기소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0년 넘게 지속된 악몽의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었다는 것이 이 여성의 설명입니다.

YTN 심정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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