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병합 100년...일왕 방한 성사될까?

강제병합 100년...일왕 방한 성사될까?

2010.01.03. 오전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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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계기로 한일 두 나라가 협력의 새로운 100년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본 왕의 한국 방문으로 불행했던 과거 역사를 갈무리하고 도약의 해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윤경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일본의 역사적 정권교체 직후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불행했던 과거사를 직시하되 역사문제에 발목을 잡히기보다는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데 공통의 인식을 다졌습니다.

[녹취:하토야마 일본 총리]
"역사에 대해 전향적으로 늘 올바르게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것은 내가 늘 말씀드려온 것이다."

[녹취:이명박, 대통령]
"우리 두 정상은 한일간 협력 관계는 양국은 물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습니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올해에는 과거사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상징적인 행사나 선언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키히토 일왕의 방한을 희망한다며 초청의사를 밝힌 것도 일본 스스로 매듭을 지을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사실상 일본 정치를 주도하는 오자와 민주당 간사장은 이에 대해 한국 사회가 그만큼 성숙돼 있는지 탐색해보는 듯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오자와 이치로, 일본 민주당 간사장]
"한국 국민이 받아들이고 환영해주신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일왕의 방한이 오히려 시위를 촉발시켜 역효과를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 민족주의가 고조되면서 마찰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하토야마 정권으로서도 왕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는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일왕의 올해 방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대신 95년 무라야마담화 수준을 뛰어넘는 총리의 담화 발표나 한일 정상 공동성명 발표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한일 우정의 해가 일본 시마네현의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으로 빛을 바랬고 지난해 말에도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해설서에 사실상 독도영유권 주장이 담겨 불편한 긴장관계가 초래됐듯 두 나라는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한일 양국은 잠재적 갈등요소를 수면하에서 관리하는 정치적 수완과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YTN 윤경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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