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겨야 승리한다!? 패러디 유세가 대세

웃겨야 승리한다!? 패러디 유세가 대세

2010.05.09. 오전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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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6일 치러진, 총선을 앞두고 영국에선 유권자를 웃겨야 승리한다는 유세 분위기가 대세였다고 합니다.

덕분에 재밌는 패러디와 광고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재밌을지, 함께 보겠습니다.

[리포트]

요즘 영국 선거전에서는 상대방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해 후보가 한 말을 짜깁기하는게 유행인데요, 멀쩡한 공약도 앞뒤를 잘라내니 괴상망측한 말이 되버립니다.

[녹취:데이비드 캐머론, 보수당 당수]
"빈곤층 아동을 위한 '자동 단두대'를 도입하겠습니다."

의도된 삭제와 편집은 하지도 않은 살벌한 공약으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잠시 기다렸다가 오디오가 높아지는 지점이 문발 들어가는 시점입니다.

[녹취:데이비드 캐머론, 보수당 당수]
"무고한 사람들에 안전장치를 채워, 신속히 제거해야 합니다."

캐머론 당수의 포스터는 '기득권의 이미지'를 강조하도록 코믹하게 패러디 됐습니다.

고든 브라운 총리도 무사하지 못했는데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노동당을 찍은 적은 한 번도 없는데 하라는 대로 다 한다"고 말하는 포스터가 등장했습니다.

선거 후에 다수당이 나오지 않아 국정이 마비될 위험에도, 미디어 비방전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총리 후보 3인방의 스타일을 주방에 비유하는 광고까지 등장했습니다.

내구성이 강하고 섬세한 브라운 주방, 세련되고 빛나는 캐머론 주방, 이번 주 최고 히트상품, 클레그 주방!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는 인기가 급상승한 만큼 유머 소재로도 인기입니다.

세상의 모든 잘못이 닉 클레그의 탓이라는 트위터 페이지도 눈길을 끕니다.

발가락을 찧어도, 휴대전화를 잃어버려도, 모두 닉 클레그 때문이라는 문자가 뜹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2차 후보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메모까지 해뒀습니다.

[녹취: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두 후보님을 보니 화장실을 먼저 쓰겠다고 싸우는 내 두 아들 같습니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유머가 약했다며, 좀 더 공부하라는 조언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그렇다면 유권자의 진짜 속마음은 어떨까요?

[인터뷰:시민]
"솔직히 별로 웃기지도 않습니다. 정책 구상과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주력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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