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자력갱생' 꼬집으며 적극 훈수

중국, 북한 '자력갱생' 꼬집으며 적극 훈수

2010.09.01.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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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북한의 '자력갱생'을 꼬집으며 개혁 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방중때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식 개혁개방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한 표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훈수를 둔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베이징 김승재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중국 방문 기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원 총리는 중국식 개혁개방을 북한 측에 소개해주고 싶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녹취:CCTV (지난 5월)]
"원자바오 총리는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지지할 것이고 북한에 중국개혁개방의 경험과 경제건설의 경험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소개하고 싶다고 에둘러 표현하긴 했지만 자력갱생을 중시하는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는 표현으로 당시 해석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 후진타오 주석은 이보다 훨씬 더 나아갔습니다.

중국식 개혁개방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자력갱생을 꼬집어 가며 대외협력을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녹취:CCTV (그제)]
"후진타오 주석은 '(이런 것들은) 개혁개방 30년간의 기본경험입니다. 경제를 발전하려면 자력갱생도 중요하지만 대외협력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북한의 자존심인 자력갱생을 지적한데 대해 내심 불쾌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때문에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후 주석이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면서까지 의도적으로 적극적인 훈수를 뒀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처럼 '전면적인 사고의 전환'을 하지 못하고 단편적 변화만 추구하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답답함이 묻어 있다는 분석입니다.

베이징에서 YTN 김승재[sj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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