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문서 공개 행위' 처벌 가능할까?

'미 외교문서 공개 행위' 처벌 가능할까?

2010.12.18. 오전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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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처벌하기 위해 미국이 간첩 혐의 적용 등 갖가지 수단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 외교문서를 공개한 행위를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함께 어산지 처벌을 추진하던 어산지의 모국 호주에서 어산지에게 죄가 없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데다, 미국 법조계 내에서조차 무리한 법적용이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 외교문서를 공개한 어산지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공언해온 길러드 호주 총리가 심각한 표정으로 회견장에 나타납니다.

그리고는 마지못해 자신의 발언과 정반대되는 결과를 발표합니다.

[인터뷰: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
"호주 연방경찰이 어산지의 호주 실정법 위반여부를 수사했습니다. 어산지는 호주의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다는 수사결과를 보고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길러드 총리는 어산지를 지지하는 호주 내 여론에 시달리게 됐고, 미국의 눈치도 살펴야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인터뷰: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이 많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저는 지지하지 않습니다. 위키리크스의 행위가 매우 무책임하다는 저의 개인적 견해는 변함이 없습니다."

영국에서 수감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어산지는 자신은 떳떳하다며 앞으로 미국의 기밀문건들을 더 빠르게 공개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미국이 자신을 그냥 놔둘 것 같진 않다며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인터뷰: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
"아직 확인은 안됐지만 미국이 저를 스파이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는 말을 제 미국인 변호사에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산지에게 미국의 실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미국내 법조계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전문가들은 어산지를 기소할 근거로 제기된 간첩법이, 제정된지 100년 가까이 지나 허점이 많은데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어 어산지를 기소할 경우 정부가 더 위험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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